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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서베를린 - 챕터 3 : 베를린은 언제나 흐림 - 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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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어깨 위에 얹혀져 있던 66밀리 대전차 로켓탄이 눈 깜짝할만한 순간에(물론, 나는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궤적을 그리며 앞으로 뻗어나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무언가에 가로막혀 폭발을 일으켰다. 물론 내가 의도한 바 대로였다. 또 한 대의 ‘지프’가 대폭발을 일으켰다. 사람같아 보이는게 튕겨나오는 것이 언뜻 보였다 사라졌다. 

 

  그 직후엔, 무언가 막혀있던걸 압축공기같은걸로 빡 밀어내는듯한, 큼직하지만 맥빠지는 ‘퐁’ 하는 소리. 제인의 손에 들려있던 찰리 킬러였다. 1966년에 스프링필드 조병창에서 생산되어, 월남에선 아시안 찰리를 찢어죽였을 물건이 본토 찰리들이 몸을 숨기고 있던 멈춰선 사륜구동차 뒷편에 정확히 직격했다. 언뜻 신체 부위같은것이 차량 본넷트 너머에서 들썩이다 다시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다음엔 부팀장 앨런 상사가 가지고 있던 LAW가 다시 한번 차량 한대를 고철로 만들고, 사이사이로 간을 치는 5.56밀리의 총성들까지.

 

  이런 광경이 짧은 순간에도 여러 번 반복되었다. 그런 직후엔 챙겨나왔던 러시아제 무전기에서 반응이 한창 격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면 차라리 감흥이 덜하거나, 아니면 필요 이상으로 감정 과잉이 되었겠지만, 무전기 너머의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으니 오히려 나은 것 같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초크 1이 가지고 있던 모든 LAW를 거덜냈을 것이 틀림 없었다. 다행히 우리가 끼어들어서 조금 이성을 찾은 듯 싶었다. 하지만 지금도 아낌없이 총알 세례를 내려주고 있었다. 이젠 숫제 적을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적 방향에 화력을 투사한다는 행위 그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지경이었다. 아, 이런게 월남 참전자들이 말하던 FFZ에 떨어진 신병들의 모습이었을까.

 

  그럴수록 내가 등에 짊어지고 나온 러시아 무전기의 송수화기에서는 무전기의 이전 주인을 찾는 무전이 정말 다급한 목소리로 나오고 있었다. 

 

  ‘엘레나, 엘레나, 여기는 드미트리, 안가 진입로상에서 적의 매복, 기습에 주의할 것, 새끼 독수리를 무슨 일이 있어도 확보해야 함, 이상.’ 문맥을 통해 유추해 보면, 새끼 독수리가 서베를린에 소재한 최후의 미국인 기관원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다시 자기들끼리 하는 무전이 이어졌다. 신속 하차, 침착해라, 그리고 그 다음은, 

 

  “앨런, 제인! 놈들이 지원을 부른 거 같습니다!”

 

  “조셉, 자세히 말 해!” 나의 상황 보고에, 방금 찰리 킬러의 포신을 꺾고 탄피를 빼던 제인이 소리쳤다. 무슨 놈의 여자 목소리가 기차 화통이라도 삶아 먹은 듯, 기관총 격발음이 코앞에서 이어지고 있는데도 정말 또렷했다. 앨런의 반응도 비슷했다. 내게 무어라 말하는 동안, 앞서 말했던 7.62밀리 구경의 기관총 소리가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총성. 난 이번에는 무전으로 팀 모두에게 상황을 공지했다. 귀에 꽂고 있는 이어폰으로 직접 말소리를 듣는 편이 알아듣기도 좋을 테니까.

 

  “소련군 무전망에 ‘에네르기야’라는 호출부호가 언급됨. 잠시 후 도착한다고 함, 적의 증원으로 예상됨, 이상!”

 

  [ - <스탈린>, <레이저>, <로즈>, 초크 1과 함께 최대한 빨리 이탈할 것, 초크 1은 험비에 바로 올라타고, 셋은 원 위치로 복귀, 이상. ]

 

  슬쩍 전방을 다시 주시했다. 불타는 휘발유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고 있었다. 동시에 서너발씩 쏟아지는 로켓탄과 유탄 세례에 넚이라도 나간 듯, 규모에 비해 적성화기 총성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도로도 불타는 차량 잔해들로 확실하게 막혀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들 비슷하게 생각한 것 같았다. 놀랍게도 초크 1쪽에서 반응이 먼저 나왔다.

 

  “슬슬 빠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무언가에 홀린 듯이 총을 쏘아대던 녀석들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딱 잘라 선을 긋고 있었다. 앨런도 그 점이 퍽 맘에 들었나보다. 무의미한 실탄낭비와 제압사격은 종이 한 장 차이인 법인데, 적어도 지금 저 닭대가리들은 그 둘을 구분하고 있는 듯 싶었으니까. 

 

  “좋은 지적이야. 포스터 상병, 조원들 모두 챙기고 험비에 승차 하고, 대열 후미로 따라 붙어. 제인, 조셉, 둘은 에드의 지시대로 뒤로 빠진다.”

 

  앨런의 지시에 따라 케블러 방탄모들이 둘씩 짝 지어서 험비로 옮겨타는 동안,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건만 몸이 반사적으로 한 줄짜리 종대를 구성해서 후방으로 줄달음질 쳤다. 목표는 우리의 벤츠가 서 있을 그 곳이었다. 에드가 길버트 씨를, 라모스는 페더슨의 주검을 R팀 앞으로 배정돼있던 험비에 옮겨 싣는 모습이 언듯 보였다.

 

  등에 짊어지고 있던 소련제 무전기를 조수석 발치에 던져 넣고 다시 나와서 무릎쏴 자세로 경계를 섰다. 누구랄것도 없이 운전석에 제일 가까이 있던 앨런이 그대로 핸들을 잡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사람들 말이야, 평소에 운전대 잡으라고 하면 별 별 핑계를 다 대더니.

 

  볼 일 마치고 돌아온 두 사람이 차량에 몸을 싣자, 제인과 나도 방탄 세단으로 돌아왔다. 나는 잠깐 멈칫 했다. 쿠퍼가 조수석에 이미 몸을 구겨넣은 직후였다. 좀 술술 풀리나 싶더니 하여튼간, 나는 사랑스런 동기에게 혀를 차며 말했다. “나만큼 러시아 말 잘 하면 거기 있던가.”

 

  녀석은 툴툴대면서도 군 말 없이 자리애서 나와 잽싸게 뒷좌석으로 줄달음쳤다. 이 상황에서도 사리분별이 잘 되는것을 보면 역시 우리 부대는 아무나 못 들어오는 곳 맞는 듯 싶었다. 단독군장 차림의 덩치 큰 성인 남성이, 좁은 차내에서 억지로 무전기를 꺼내주는 것 보단 자기가 나오는게 빠르다는건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말을 듣자마자 멈칫 하지도 않고 바로 튀어나오려면 순간적인 상황 판단이 따라줘야 하는 법이다. 

 

  내가 다시 조수석에 자리 잡고 문을 닫았을 즈음엔 이미 시동도 걸려 있고,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총질을 하던 초크 1이 타고 있는 험비가 제법 가까이까지 다가왔을 무렵이었다. 험비가 M60을 완전히 후방으로 돌리고 적 방향을 향해 구리와 납 쪼가리를 내뱉고 있었다. 나는 상반신을 내밀어 사격 자세를 잡는 대신 빨갱이들 무전망으로 다시 내 정신을 집중했다. 총을 쏘려면 못 쏠것도 없겠지만, 몇 시간 전에 봤던 교통사고 현장이 갑자기 생각났다. 나도 모르게 안전벨트에 손이 갔다.

 

  “뭐 좀 새로운 거 있어?”

 

  뒷자리에서 에드가 내게 물어보았다. 그렇잖아도 정신을 집중하며 가뜩이나 잡음이 심한, 조잡한 러시아제 무전기의 음질을 속으로 욕하면서 그들이 뭐라 이야기를 주고받는지 신경쓰고 있던 차였다. 내가 에드에게 조용히 하라는 의미에서 검지손가락을 내 입에 갖다 댔다. 주변이 조금 조용해지니 다소나마 알아먹기 편해졌다. 

 

  여전히 무전기에서는 ‘에네르기야’를 찾아 헤메고 있었다. ‘안가는 쑥대밭이고 우리 애들 씨가 말랐다’, ‘빨리 안오냐’, ‘양키 새끼들이 빠져나간다’, ‘니들 안오면 저거 다 개죽음이야!’ 별별 상소리들이 정형화된 무전 양식 사이사이에서 삐져나와 상대측 청취자의 고막을 쿡쿡 쑤시고 있었다. 오, 이건 여자 목소리네. 1년에 한번 보기도 힘들 부류들이 오늘따라 뭐 이리 자주 보이는걸까. 그 와중에 그 망할놈의 ‘에네르기야’가 우리식 표현으로 바꾸자면 2분 후 도착이라는 이야기가 거슬린다.

 

  “대부분 별 특이한건 없습니다만 한 가지, 저 놈들의 ‘에네르기야’가 ‘ETA 2마이크’랍니다.” 

 

  [ - 빠르구만. ‘에네르기야’가 ETA 90초라는데. 모두들 어떻게 생각해? ] 창가자리 사이에서, 소총 총구를 천장으로 향하고 개머리판을 바닥에 댄 상태에서 가늠쇠 뭉치를 두 손으로 쥔 엉거주춤한 자세의 에드가 갑자기 이 이야기를 팀 통신망으로 돌려버렸다. 하긴, 우리 둘만 알 이야기는 절대 아니었다.

 

  내가 차량에 탑재된 무전기를 통해 컨보이의 다른 차량들에게도 이 사실을 간단히 주의를 주는 동안, 다른 팀원들도 무언가 생각을 해 보려는 것 같았다. 크게 도움되는 이야기들은 별로 없었지만, 적이 아군 차량에 가려서 제대로 조준을 할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불평을 토로하던 두 사람의 눈과 귀에, 불청객의 징후가 포착된 것이 그 직후의 일이었다.

 

  “6시 방향에 비행등 포착!”

 

  “적 항공기! 헬리콥터다!”

 

  “씨팔, 에네르기야 납셨네!” 라는 마지막은 나의 말이었다. 안전벨트를 풀고, 상반신을 창문 밖으로 꺼냈다. 소름돋았다. Mi-8이 두 기. 기수에서 갑자기 눈부신 백색광이 이쪽을 향하기 시작하더니 행렬 전체를 훓기 시작했다. 눈을 찌푸리며 필사적으로 그녀석들의 구석구석을 빠르게 훓어보았는데, 기체 양 측면에 원통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한 발 한 발이 곡사포나 박격포의 고폭탄 위력에 맞먹는 로켓탄들이 그득그득 실려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데에 생각이 미친 것 같았다.

 

  [ - 저, 저, 저 씹새끼, 저거 로켓탄이야! ]

 

  [ - 산개! 산개! 뭉치면 다 죽는다! ]

 

  [  - 이런 니미 씨발! ]

 

  통신망을 통해 각 차량들이 당황해하는 소리가 여과없이 들렸다. 각 차량들이 하늘을 향해 총구를 들어올렸고, 기관총의 붉은 예광탄 줄기가 어두운 밤 하늘을 수놓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구경하는 입장에선 장관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 직접 있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전혀 못 했을 것이다. 나도 그 때는 도트 사이트의 붉은 광점을 헬기 기수쪽에 대고 소총을 자동으로 갈길 뿐이었다.

 

  지면의 개미떼들이 발악을 하거나 말거나, 붉은 별이 그려진 그 냉혹한 전쟁 기계가 시크하게 기수를 살짝 숙였다. 제논 탐조등에서 뿜어져나오는 백색광이 다시 한 번 벤츠를 훑고 앞쪽을 향했다. 빛이 내 몸을 비췄다 멀어지는 찰나의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이 소름돋았다. 사람 약올리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려고 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놈들이 실력 행사를 시작했다.

 

  그 다음은 뭐, 난생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그런 큼직한 폭발이 눈 앞에서 그렇게 연달아 쾅쾅대는 것은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 그 큰 폭발음이 연속으로 코앞에서 청각을 자극함에도 두 고막이 모두 멀쩡한게 천만 다행이었다. 아주 멀쩡하진 않았다. 약간의 이명이 이후에도 몇시간은 지속되었으니까. 

 

  그런 강력한 화력을 또 한번 직접 받아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기필코 거절하고 싶었다. 맹세컨대,  그 정도로 생명의 위기를 느꼈던 경우는 이후 전쟁기간이나 군 생활 전체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았다. 왜냐면 그 정도의 화력에 노출된 상태면 대개 그런 것에 휘말리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재수가 좋았던 점이라면, 적 헬기들은 NSA 화이트 때문에라도 우리 행렬 전체를 불덩이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는 점이었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 놔 주거나 단순 경고사격에 그칠 생각도 없었다. 놈들은 대열 선두에 로켓탄을 쏟아 부었다. 

 

  깜짝 놀라 눈을 감았다 다시 떠보니, 최선두의 험비가 밤 하늘을 순간적으로나마 환하게 물들이는 강력한 폭발을 배경으로 하늘 위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 큼지막한 군용차가 종이조각처럼 날아다니던 와중에, 그 다음 험비는 눈 앞에서 폭발이 한번도 아니고 연달아 쾅쾅거리자 깜짝 놀라 핸들을 꺾다가, 방금 로켓탄들이 아스팔트 포장 도로 위에 만든 포탄 구덩이에 빠지고 멈춰버렸다. 다음 험비 역시 끝이 좋지는 못했다. 적어도 날아가진 않았지만 앞서의 두 험비들처럼 흉측한 고철덩어리로 전락한지 오래였다. 그런식으로 당한 험비들이 그 말고도 몇 대는 더 있었다.

 

  그 모든 순간이 순식간에 내 눈 앞에서 아른거렸다. 영겁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 역설적인 표현이라는건 알지만 체감상으로는 정말 그랬다. 그런 내 머리 위로, 기수를 살짝 숙인 헬기들이 빠르게 폭발이 일었던 전방을 향하는 것이 언뜻 보이나 싶더니, 헬기 소리가 조금 멀어지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방탄차가 급정거했다. 잔해에 가로막혀서, 앞으로 갈 수가 없던 것이다. 

 

  ‘씨발놈의 에네르기야!’를 시작으로, 머리 속으로 온갖 쌍소리가 스쳐지나갔다. 살짝 바지에 오줌을 지린 것 같았다. 그나마 출발에 앞서서 방광이고 대장이고 깔끔하게 비우고 나와서 이 정도에서 그쳤으리라. 높이 떠 있는 헬기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저공비행하는 헬기의 엔진소리가 평소보다 빠르게 쿵쾅대는 내 심장소리와 묘한 콜라보를 이루고 있었다. 숨을 가다듬었다. 크게 들이쉬고, 조용히 내뱉고, 복식호흡, 마치 600야드 바깥의 표적에 사격을 할 때 처럼, 의식적으로 차분하게, 눈도 크게 부릅떴다. 그래도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아, 구강 섭취하는 효과 직빵인 진정제같은거 뭐 없나. 무슨 마약을 구할수도 없고.

 

  그 와중에도 나는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내밀고 있던 상반신을 미끄럽게 차에 구겨넣고, 그 직후 문을 열고 차량 밖으로 나와 무릎쏴 자세로 전환. 자기도 모르게 오줌을 지리듯, 일단 차에서 내려야 한다 생각이 들자, 몸에 익혀둔 움직임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포탄구덩이에 빠진 험비에서 몇명인가가 비틀대며 이쪽으로 줄달음칠 치는 가운데, 에드가 뒤에서 육성으로 외쳤다. “전원, 상태 보고!”

 

  ‘이상 무’라고 화답하는, 나를 포함한 네 명의 우렁찬 목소리. 우리 앞의 험비에서도 라모스 하사와 운전병, 길버트 씨가 차례대로 허겁지겁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 - <데킬라> 입니다, 모두 무사합니다. 비화장비도 이상 없습니다. ] 모토롤라 개인 무전기에 꽂힌 이어폰으로 들리는 목소리. 그쪽은 진짜 지옥 턱 밑까지 갔다 왔구만 싶었다. 그 와중에도 NSA 샌님이 이번에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위성통신 비화장비를 제대로 챙겨서 나온 것 까지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 다음으로, 나는 우리 뒤에서 멈춘 험비로 눈을 돌렸다. 기가 막혔다. 저런 얼빠진 새끼들이 있나. 에드가 초크 1을 챙겨 줄 것을 지시하기 조금 전에, 내 몸이 먼저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를 죽을둥 살둥 전속력으로 달음질쳤다. 숨도 고르지 않고, 험비의 본넷을 꽉 쥔 주먹으로 몇 번 두들겼다.

 

  쌍소리만 할 줄 알지 몸은 완전히 굳어있던 그것들이, 그제서야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다른 사람을 대충 진정시키며 나 자신도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듯 했다. 나는 험비의 운전석 문짝을 뜯어낼 기세로 거칠게 잡아 당겼다. 그리고 뭐라고 소리쳤던걸로 기억한다. 다시 차 어딘가를 쾅쾅 두들기며 말했었다.

 

  “얼 타지 말고 내려, 이 닭대가리(Chicken) 새끼들아! 시가지로 들어가 엄폐한다! 하차,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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