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군, 부상하여 도버해협을 지나간 러시아 킬로급 잠수함을 추적중

원래 서유럽에 갈때 엄마는 라다 타고 가고.....아빠는 탱크 몰고 간다는 나라여서....

저거 보니까 오래전에 대잠훈련 했던 기억 나네요..
군생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잠훈련을 했었는데 무려 기어링 DDH가 209급을 탐지하는 훈련 ㅋㅋ
안전당직 돌때 하사관 침실 옆의 음탐실 많이 들어가 봤는데 음탐장비 생긴게 70년대 오디오세트처럼 생겼습니다.
속에 진공관 들어있을꺼 같은 비주얼..
그런게 209를 탐지해 낼 리가 없죠.
어쨌던 대잠훈련한다고 함교당직 전부 항해과 수병 하사관들이 붙고(평소엔 대부분 갑판병)
뭐 대잠훈련엔 사격할일도 없고 수병은 폭뢰요원만 몆명 붙는지라 전 특별히 할일도 없으니 그냥 동기랑 짱박혀서 노가리.
대잠훈련 종료방송이 나오고 마침 제 근무시간이라
함교에 올라갔는데 분위기가 장난아니게 쎄 하더군요. 함장님 나와있고 대잠관 이랑 대잠쪽 부사관들 옆에 서있는데
왕창 깨지고 정적이 흐르는 분위기....
당시 제 당직근무가 견시였기 때문에 함교 위 견시데크로 눈치보면서 올라가고..
한 20분쯤 지났을까 저기 멀리서 검은물체 하나가 지나가는데 망원경으로 보니 209급 잠수함이 부상해서 가고 있더군요.
전 속으로 "아싸 이건 외박 1일"
바로 전송관으로 함교에 잠수함 견시보고를 했는데
어째 대답이 없었습니다. 평소에 견시보고 하면 당직장교가 "좋아" 라고 확인해주거든요.
못들었나 싶어서 다시보고하니까 그때서야 좋아라는 확인이 올라왔습니다.

나중에 항해 선임수병 말을 들어보니 제가 보고한건 훈련 종료하고 부상해 복귀하는 209였고
대잠훈련때 우리배는 전혀 209를 탐지 못했는데 209가 불쌍했는지 잠망경 내놓고 배 근처로 가까히 접근 했답니다.
그런데도 음탐쪽에서는 탐지 못했고 가까히 붙은 209의 잠망경을 본건 짬통 치우러 갑판에 나온 조리병.
조리병이 담당 부사관 한테 보고하고 그게 거처서 함장님 한테까지 보고 들어가서
대잠직별들이 함장한테 대박 깨졌다고 하더군요. 일부러 컨택하라고 잠망경 내놓고 맨눈으로 볼수 있을만큼 가까히 붙어줬는데도
견시도 못보고 음탐도 전혀 탐지못하고..

그렇게 함교 분위기 완전 쎄한 상황에서 제가 훈련끝나고 부상해 지나가는 잠수함 봤다고 견시보고를 했으니
분위기는 더한 X가 되었던,, 상황.

저 사진보니까 그때의 상황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