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사단 월남 파병초기의 모습
출처는 '지압 장군을 찾아서'( 2005, 도서출판 들녘, 안정효) 입니다.
9사단이 갓 베트남에 가던 시절에 작가님이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라 파병 초기 국군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자료들 같아 올려 봅니다.
(극초기 수도사단 1진시절이야 뭐... 아시다시피 6.25때 판박이죠 뭐...)
엠십육, 칼빈, 에무왕이 뒤섞인 채, 등에 어떻게 맸는지 조금 신기한 C레이션 박스. 어깨의 하얀 백마가 눈에 들어옵니다.
9사단은 한국 현대사의 중심을 관통한 부대라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격동의 한국전때 창설되어 베트남까지 다녀왔으나 정치 군인들의 군사반란에 악용되기도 하는 등... 왠지 드라마 '제 5공화국'의 9사단 출동장면에서 클로즈업되던 하얀 백마의 사단마크가 생각나네요.
사진으로 볼때는 물에도 좀 들어가고 전투복에 때도 좀 타고 얼굴에 흙먼지 그을음 묻어야 '간지난다'곤 하지만, 실제로 전투복 입어보면 깔끔하게 신선처럼 노는게 최고죠. 옷의 특성상 걸쳤을땐 신선처럼 놀 수가 없는 옷이라 문제지만... 저 사진 속의 병사들도 언제 다시 빨래할지도 모르는데 바지고 빤스고 다 젖으니 기분 더러웠을듯.
저 시절과 지금의 일반인들을 비교하면 차이가 심하게 느껴지는 거 같은데, 군인들은 저때나 지금이나 얼굴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저는 뭐 10군번 주제에 총도 똑같았고(...) 아무래도 비슷한 머리모양에 비슷한 나이대, 비슷한 환경 탓일까요?
일과끝나면 싸지방에 쳐박히는 싸지방 죽돌이들도 사회에서 날아온 편지 받아서 좋아하지 않는 놈들 없었는데, 저 시절 머나먼 이국 전쟁터에서 받은 편지는 오죽 했을까요.
어깨의 해진 사단마크가 눈에 들어옵니다.
M16용 탄입대를 카빈소총의 30발 탄입대로 사용하고 있네요.
밥이다 밥. 군대있을땐 축구고 족구고 뭐고 걍 밥 잘먹고 잠 많이 자는게 최고입니다.
포로 심문. ARVN 통역처럼 보이는 병사도 하나 있는데, 총이 한국군이랑 똑같군요.(흔한 하향평준화.) 영화 '위 워 솔저스' 초반에 잠깐 나오는 카빈총의 ARVN 통역이 생각나네요.
동굴 수색. 탄창 두개를 엇갈려 테이핑한게 보이네요.
그러고보니 실제 영화에선 생략된 묘사지만, 영화 '하얀 전쟁'의 대본을 보면 한기주가 땅굴수색에 앞서서 엠십육의 탄창을 저렇게 테이프로 붙이고 들어가죠.
정말 좁습니다. 전쟁기념관 디오라마는 비교도 안되게...
한국군이 헬기 쓰는 법을 익혀간 곳도 베트남이죠?
당대 최신형 수송헬기 치누크와, 좌측 어느 병사의 M1 개런드가 묘한 느낌을 주네요.
저 시절만 해도 중대마다 57밀리 RR이 편제되어 있었죠. 그리고 지금도 GP에... ㅎㅎㅎ (90년대 DMZ 교전사례 보면 57밀리가 북괴 GP 총안구에 한방에 홀인원!)
여기서도 카빈소총의 탄창을 저렇게 테이핑했네요. 그러고보니 소설판 '하얀 전쟁'에서의 한기주 병장이 M2 카빈에 탄창을 저렇게 하고 다닙니다.
영화판에서는 다들 M16에 M60 찰리킬러지만, 소설판 보면 처음엔 다들 개런드 카빈 이런거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M16들이 무리 사이에 섞여들어가죠. 영화에선 M60사수로 나오던 성병조 상병이 소설에선 AR을 들고 나오기도 하고...
그럼 다음에 다른 사진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