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시험장의 '슈퍼대포'의 정체는 뭘까요?
Janes의 <Satellite imagery reveals mystery 'supergun' in Chinese desert> 기사는 기사 앞부분만 보여주고 정작 인공위성이 잡았다는 그 Supergun의 사진은 안보여줘서 한번 구글어스에서 네이멍구 바오터우 시 북서쪽을 뒤져봤습니다.
바오터우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30km 떨어진 곳에 일련의 포대와 탄약고, 기갑차량의 주행시험을 위한 트랙을 갖춘 시설이 보입니다. 이게 기사에서 언급된 'test centre for armour and artillery northwest of Baotou' 같군요.
해당 시설의 남서쪽에 구축된 포상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The two pieces, which are horizontally mounted, are mounted on a concrete pad"란 표현과 정확히 일치하고, 2개의 포신은 각각 110피트, 80피트입니다.
<제럴드 불 주도하에 이라크에 건설되던 바빌론포의 시제>
처음 기사를 봤을때는 제럴드 불의 supergun, 즉 바빌론 포1) 같은 물건을 만들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은 제럴드 불의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짤린 뒤, 그가 자신의 supergun 아이디어를 팔러다닌 국가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995년엔 시카고 트리뷴이 중국이 70ft 길이의 포신에서 사정거리 200마일의 85mm 포탄을 쏘아대는 supergun을 개발중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1) http://www.fas.org/nuke/guide/iraq/other/supergun.htm
실물사진은 고고도로 포탄을 띄워올리는게 목적인 제랄드 불의 supergun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위성사진에는 110ft 포신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포탄이 20~30cm 두께의 표적 5개를 관통한 뒤 지면에 부딪히며 남긴 착탄흔이 보입니다, 해당 착탄흔은 포구에서 240m 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포신 자체가 수평으로 고정되어있어 포탄을 멀리 날려보낼 수가 없는 구조지요.
과연 해당 포가 제럴드 불의 물건과 다른 것이라면, 중국은 이 포를 어디에 써먹으려고 사막 한가운데에 배치한 것일까요?
p.s 구글어스 뒤져서 글을 올려놓으니까 Jane's에서 사진과 숀 오코너의 분석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ㅡㅡ...
기사에서도 역시 해당 포가 90년대 중국의 Supergun 프로젝트와 외견상 유사해보이나, 불의 바빌론 포 축소시제가 150피트에 달했던 반면 110피트에 불과한 바오터우 포는 포탄을 초-장사정 거리나 위성궤도로 쏘아올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숀 오코너는 해당 포가 레일건 프로토타입일 수도 있지만 레일건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외부 전력이나 관련설비의 오염을 막기위한 시설이 보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단순히 중국이 70~90년대 진행되던 장사정포 프로그램의 유산을 긁어다가 발사체 시험에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제시하고 있습니다.
숀 오코너가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선 그의 블로그(http://geimint.blogspot.kr/)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숀 오코너의 분석도 그러하지만 아무리 봐도 초장사정포나 레일건하곤 좀 거리가 있어보이고, 일종의 실험용 장비같습니다. 그런데 보통 관통자 테스트용으로 저렇게 장포신을 요하는 경우가 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