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 : 프래깅
프래깅
단 한개의 영어단어이지만 군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 무거운 뜻의 단어 입니다.
바로 상관 살해 이죠.
밀리돔에서도 오래전에 전역하신 분도 있고 근시일에 전역하신분, 저같이 전역한지 4년 밖에 안된 햇병아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주적은 간부"
저는 일반 적인 부대를 나오지 않았습니다. 병사대비 간부가 너무나 많은 동원사단에서 전역을 했지요.
그덕에 간부들이 벌이는 전횡과 횡포를 누구보다 많이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위를 자신의 운전병으로 발령한 사단장
진급에 눈이멀어 병사 알기를 노가다 꾼으로 아는 3사관학교 출신 중령
사리사욕 챙기기 바쁜 대위
부하 알기를 샌드백으로 아는 호남 출신 하사
관심병사로 일병때 부터 당한 부조리를 엄한 발령지 병사들에게 화풀이 하는 하사
겉으로는 엄한 군법과 군율을 강조하지만 뒤로는 나이트 클럽에서 원나잇 하다가 낙태시킨 대위
같은 사유로 핏치 못하게 결혼한 대위
군대 기름 빼다가 자기차에 주유하고 빼돌리다 걸려서 강제 예편당한 상사
자기 딸이 중상해를 입자, 군인의 업무를 망각하고 변호사, 경찰서에만 2년동안 매달리는 상사
자신의 학벌 컴플랙스를 명분대 출신 행정병, 일반병에게 화풀이 하는 간부
등등
특히 몇몇 간부들의 경우 전역자가 엿먹으라고 전역 당일 장문의 간부 악행록, 비리록을 단체로 적어서 대대장과 연대장에게 직통으로 가는 편지함에 너놓고 전역 할 정도 였습니다. 전시였으면 편지가 아닌 뒤통수에 총알이 날라갔겠죠.
간부로써 자질이 안된 사람이 지휘하고 있는 작금의 저질 간부들에 대한 국방부의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라 봅니다.
혹 몇몇 간부는 군대가 빠졋다. 편해졌다. 요즘 애들이 빠져서 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휘 하는 사람도 있고. 병사들을 위해라는 위선으로 새벽 3시까지 공사 시키고 3시간 재운뒤 또 공사 시키는 이런 말도 안되는 억지 공사를 시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연 이런 지휘관 속에 일치 단결한 명령체계로 전쟁을 수행 할 수 있느냐 에는 심각한 의문이 제기 됩니다.
창군이래 우리군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루어 왔고 5천년 역사 이례 이런 고급 두뇌를 가진 병을 운영하는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간부는 이런 고급 두뇌를 가진 병사들을 지휘할 만큼 질적 성장을 이루었는지는 국방부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일입니다.
미군도 베트남전때 상당히 많은 간부들이 프래깅으로 죽어 나갔고. 아프간 전때는 악랄한 대위가 집무실에서 아군 수류탄에 폭사 당한 사건도 있습니다.
우리군은 더 심하겟죠.
전시 최악의 경우 하사부터 중대장 까지 병사들의 손에 죽고 명령권을 이어 받은 병사들이 지휘 하는 일도 심심치 안게 벌어질거라 생각 됩니다.
군은 구 일본의 황군 정신에서 나온 똥군기와 병사보기를 밥버러지나, 소모품으로 보는지 지휘관 차원에서 성찰 해야 합니다.
단순히 '저놈 짜증나니까 수류탄' 정도로 끝날게 아니라
전시의 병사들 입장에선 저런 무능한 간부들이 자신들의 생존 그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올테고
그럼 당연히 더 오래살기 위해서 프래깅이 일어나겠죠.
일단 병사도 살려고 할테니까요.
비리나 간부들의 병사를 노예/소모품으로 보는 사상을 바꾼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간부의 질적 향상이 없으면 프래깅은 일어날겁니다.
부사관을 민간인에서 받는 독특한 제도를 없애고,
정기적인 시험의 기준을 강화하고, 탈락자는 예편시키며
비리/보안 위반은 지위고하에 상관 없이 처벌하고,
간부들 자신의 보직에 대한 시험과 교육을 강화하며,
자신의 보직상황에서 일어날수 있는 전술적/전략적 상황에 대한 고찰해볼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대규모 개혁이 필요할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직속 간부들은 서로 볼일이 그닥 없는데, 재수없는 고참 녀석의 얼굴은 매일 강제로 보며 갈굼 당해야하니...
(간부들은 핑계라도 대며 이리저리 뺑끼라도 쓰지만 고참한텐 그런것도 안통하고....)
솔직히 전쟁나면 저 놈 반드시 죽여버리겠다...라고 생각한적이... ㅋㅋㅋ
아, 그러고보니 그 고참 놈도 자기가 위험한거 아는지 한번은 "너희는 전쟁나면 나 쏴죽이고 싶겠다?" 이런적이....ㅋㅋㅋ
( 근데 저도 별들이랑 무궁화 많은곳에서 근무한건 함정.... ^^)
'96년 강릉 무장 공비 침투 때 뇌종부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금은 율곡 부대로 개편되었지요.
실명이나 지명을 언급하긴 그런 것 같고 아마 당시 각 군부대 정훈 시간에 미화되어서 전파된 사건이 하나있었습니다.
거의 10 만 여 병력이 동원되어서 수색을 벌이던 와중에 해당 부대 사병들 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말년 병장 하나와 상병진, 그리고 갓 전입 온 신병, 셋이서 야간에 참호에서 근무하고 있었답니다. 말년 병장의 품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 근무 중 라면을 챙겨서 같이 근무하던 후임들과 뽀글이를 끓여 먹고 말년 병장이 퍼질러 잤답니다. 근무는 그 상병 하나와 신병이서 서고,
그러다 순찰 중이던 소위에게 발각이 되었는데 말년 병장에게 소위가 좀 심한 얼차례를 준 모양입니다. 그러자 이 병장이 그 상병에게 보복성 구타를 했답니다. 뭐 `왜 깨우지 않았느냐에서부터 전장정리 제대로 안했다라는 둥 꽤 오래 굴린 모양인데, 그러고 나서 다시 자기 참호에 들어가 퍼질러 잤답니다. 현장에 있던 신병은 멋모르고 주길래 먹었고 어떻게 치워야 할 지도 몰라 대충 갖다 버린 것이 그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었다라고 하긴 하는데 이 둘 사이의 관계 사이에서 대단히 방관했던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살기를 느꼈답니다. 그 신병이...
상병이 수류탄 두개를 두 손에 쥐고 동시에 안전핀을 뽑았다고 말하는데, 이런 방식은 예전부터 그 병장에 대해 해당 상병이 여러 가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입니다. 그 중 하나를 병장이 자고 있던 참호에 던져 넣었답니다. 폭발한 걸 확인한 후 자기 품에 수류탄을 안고 그자리에서 자폭했는데, 신병은 놀라서 도망쳤다가 폭발 후 되돌아 와서 보니 상병이 아직 죽지 않았고 물을 달라고 했답니다. 건네 준 수통의 물을 받아 조금 마시곤 옆에 있던 소총을 달라고 했답니다. 총을 가져다 주자 그 총부리를 턱 밑에 갖다 대고 탄창 하나를 통째로 당겼다는 군요. 상병은 즉사했고 나중에 병장이 있던 참호로 가 보니 병장 역시 무릎이 절단된 채 살아 있더랍니다.
신병에 대해 상당한 조사가 이뤄진 후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파되었냐 하면....
적 무장공비들이 양동으로 하나는 참호 앞에서 시선을 끌고 다른 공비가 우회해서 뒤에서 덮치려던 것을 병장이 느끼고 순식간에 뒤돌아 탄창 하나를 비울 정도로 갈겼는데 공비가 어찌나 빠르던지 순식간에 수류탄 두개를 뿌렸고 참호에 떨어진 수류탄을 본 상병이 그걸 덮쳐서 병장과 신병을 살렸다더라라는 식으로 전파되었습니다.
프래깅하니 왠지 그때 그 사건이 떠오르는 군요.
당시 아군 간의 오발 사고 많았지만 실무장이 지급된 상황에서 고질적이고 야만적인 병영 문화가 가져오는 폐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군 전력 가운데 인적 자원의 상당부분은 신뢰하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합니다. 아직 멀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