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항해체험행사 참가후기 및 여러가지 이야기들

해군 제 2함대 평택 기지에서 시행한 해군창설 기념 국민초청 항해체험에 다녀왔습니다. 해군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서 자신이 방문하고 싶은 항구를 고르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나마 가깝고 한번도 탑승하지 못한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을 타 볼수 있는 평택항을 신청하여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2함대 기함인 을지문덕함을 탑승하개 되었는데 평택항을 신청한 신청자들을 2그룹으로 분류하여 한 그룹은 을지문덕함에 탑승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PCC에 탑승하였습니다

해군기지에 대한 보안규정으로 인해 정박해 있는 함정들에 대한 사진은 찍지 않았고 함정 외부모습도 제대로 찍지는 않았습니다.

항해체험 행사는 평택항 협수로를 2시간 가량 항해하면서 이루어졌고 을지문덕함에 탑승한 100여명의 관람객들을 10여개 조로 편성해서 함교를 비롯한 함정 내부를 견학하고 질의 응답을 갖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협수로를 항해하면서 전방해역에서 복귀하는 참수리들이 현측으로 지나가면서 대령이 함장을 맡는 1급함인 을지문덕함을 향해 대함경례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를 인솔하신 분은 전투정보관 직책( 소령인 작전관을 보좌하는 직위)을 맡으신 대위분이셨는데 항해 동안에 둘이서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시고 PCC FFK에서 근무하시고 2함대 참수리 정장을 거친후에 을지문덕함에 배속받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제가 궁금해왔던것을 최대한 질문드렸고 여기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셨고 그것을 여기에 풀어놓고자 합니다.

질문: 광개토대왕급 업그레이드 계획이 돌던데 어느 정도까지 업그레이드를 할 정도인가?

답변: 일선에서는 오버홀 시기에 맞춰서 업그레이드할거라는 소식만 들었고 어느정도까지 업그레이드 될건지는 잘 모르겠음 하지만 취역후 15년이 지나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은 해군내에서 분명히 인지하고 있음. 특히 전투 정보체계의 운영 유지상 문제점이 있고 도입수량이 얼마되지 않고 저장수명이 다 되어가는 시스패로는 바꿔야하지 않을까 싶음.

질문: DDH-1에 장착된 오토멜라라 함포와 DDH-2 에 장착된 KMK-45 함포를 비교하면 어떤지?

답변: 오토멜라라 5인치는 54구경장이고 KMK-45는 62구경장이지만 둘다 실질적 사거리는 24KM 내외로 별 차이가 없음 대신 오토멜라라 함포는 하부 탄가대(?)가 3개인 반면

KMK-45는 하나밖에 없어서 전투지속력에서 오토멜라라가 낫다고 평가받음 물론 중량 차이가 나서 해군에서 KMK-45를 채택함

질문: 골키퍼 CIWS가 급탄불량문제가 많다고 들었는데 팰렁스와 비교하면 어떤지?

답변: 골키퍼에 급탄불량 문제가 자주 발생하긴 하는데 새로 도입한 팰렁스가 더 자주 급탄불량을 일으켜서 일선에서 보완대책을 논의중이라 함.

물론 급탄불량 끝판왕은 PCC FFK 1차선에 장착된 30MM 에머슨기관포 이 물건은 이제 곧 버릴물건이기에 퇴역하면 속이 시원할걸로 예상

질문: 대공탐색 레이더가 없는 PCC의 대공전투 능력은 어떠한지?

답변: FFK PCC 1차선은 WM-28 사격통제 레이더속에 해상도가 떨어지긴하지만 하부에 탐색레이더가 상부에 추적 레이더가 있어서 이걸로 대공사격이 가능함

후기형 PCC의 경우 ST-1802 사통레이더가 대공표적에 대한 탐지도 수행하고 이를 통해 대공목표물에 대한 사격도 가능 자신의 경험상 사통레이더로 대공사격시 어느정도의 정확성은 보여줬었음 대공사격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들은 사실이 아님 EOTS를 통한 사격은 사통레이더를 통한 사격보다는 명중률이 많이 떨어짐

질문: PCC와 FFK의 대잠능력이 떨어지는건 유명한데 실무자가 보기엔 어떤지?

답변: 두 함정다 70년대 후반의 소나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대잠능력은 뭐.... 그런데 FFK에 장착된 PHS-32소나보다 PCC에 달린 SQS58 소나가 일선에서는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

자신이 근무한 PCC FFK 기억으로는 PCC의 소나가 오히려 FFK소나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었었음

그리고 서해 자체가 을지문덕함이 끌고다니는 TASS도 제대로 활용못할정도로 해저환경이 열악해서 대잠전에 대해 고민이 많은곳임 대잠전은 1함대쪽이 상대적으로 수월할걸로 예상됨 그나마 상대적이라는걸 강조

질문: 북한군의 공기부양정 위협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답변: 공기 부양정 저지작전은 육군 항공대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은것이 사실 해군에서도 아파치가 들어오면 작전 능력이 향상될것을 기대한다고 함 NLL인근에 전개된 아군 함정들만으로는 남하하는 다수의 공기부양정을 완벽하게 저지하는건 힘들다고 인지하고 있음 그래도 공기부양정은 장갑이 빈약해서 한발이라도 명중하면 치명적

여기서 일정수의 함정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봄 질적인 향상이 수적우위를 완전히 극복한다고 보지않음 PKX-B 대량배치에 대해 2함대 장병들은 매우 환영한다고

그런데 공기부양정이란 물건이 굴려보니까 여간 까다로운 물건이 아니던데 북한도 과연 저걸 대량으로 굴릴 여력이 있을까 의문 우리해군도 무레나를 운용중이지만 연료소모량도 엄청나고 정비소요도 상당한데 북한이 과연? 그리고 공기부양정은 소음이 엄청나서 접근시에 어느정도는 조기경보가 가능할걸로 예상함

질문: FFK는 1급함 (대령이 함장에 보직되는 함) 에서 해제되어서 2급함(중령이 함장으로 보직)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답변: 질문대로 FFK는 1급함에서 해제되어 중령이 함장을 맡고 있음 FFK가 1급함에서 해제되어 해군에서 함장으로 대령달기가 엄청 어려워짐 새로 배치되는 FFG들도 중령이 함장으로 임명되기에 1급함 함장되기가 정말 어려움

질문: 광개토대왕급 승조원수는 어느정도 인지?

답변: 210명 가량이 탑승하고 현재는 여군부사관이 12명 배치받음 1급함이기에 PCC나 FFK에 비해 원사들도 상당히 많음 반면 해군에서는 배타는 수병이 귀한편 수병들이 6개월만 타고 육상근무로 가려고 해서 계속 잡아두려고 유인책을 마련하려고 노력중 함정에서 기타 잡무는 오히려 초임 부사관들이 많이 수행함. (실제로 홋줄 잡고 당기고 현측 출입구 끌어올리고 내리는 업무는 부사관들이 수행하더군요. 행사때니 그런거고 평소에는 수병들이... 수병은 마이크 잡고 YTL이  접안시킬때 거리보고 하던데 물론 이것도 목청껏 소리내는거 보니 힘들어보입니다.)

질문: 2함대가 접적해역이라서 다른 해역함대보다 많이 힘들지 않은지?

답변: 2함대 배치받고 솔직히 개인 생활은 거의 사라짐 하지만 후방인 3함대도 쉽지가 않음 3함대 있을때에는 주로 민간 상선들을 많이 상대했는데 민간상선들이 정말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음 차라리 북한 함정 상대하는게 민간상선 상대하는것보다 낫다고 느낄때가 있었음.

그리고 천안함 피격 당한 이후로 2함대에서도 대잠전에 대해 정신 번쩍 차리고 훈련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다시는 그렇게 어이없게 당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하시더군요.

질의 응답 내용은 이 정도 입니다, 혹시 제가 언급한 내용중에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길 바랍니다.

행사를 위해 배를 정말 광이 날 정도로 닦고 고생하신 해군 장병분들의 노고가 보이는 행사였습니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