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 vs 해군, 적진 해안침투작전 주도권 싸움
출처 | http://weekly.donga.com/3/all/11/72625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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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정 폭발사고로 드러난 정보사 vs 해군 주도권 싸움
2016.08.24
사고로 드러난 군사 기밀, 그리고 새로운 진실. 8월 16일 진해 해군부대에서 일어난 코스모스급 잠수정 폭발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와 함께 해군이 아닌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가 운영해온 비밀 장비의 실체가 드러났다.
군용함정은 통상 500t을 기준으로 그보다 크면 함(艦), 작으면 정(艇)이라 한다.
1970년대 이탈리아 코스모스사로부터 도입한 70여t의 코스모스급은 한국군이 보유한 최초의 잠수정이다. 목적은 침투용. 그러나 너무 작아서 한국 해군기지에서 바로 북한 해안으로 잠입하지 못하고 모선(母船)을 써야 했다. 코스모스급은 모선이 북한 인근 공해(公海)를 항해할 때 조용히 빠져나와 북한으로 침투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잠수정의 임무는 공작원 침투, 잠망경 등을 이용한 북한 해군기지
정탐, 유사시 적 항구에서 나오는 함정을 폭침할 기뢰 부설 훈련 등 다양하다. 이렇게 잠수정은 임무를 마치면 다시 공해상으로 빠져나와 대기하고 있던 모선에 승선, 국내 기지로 복귀한다. 코스모스급 잠수정은 주로 UDU라 부르는, ‘전설적’인 정보사 예하의 해군 침투부대가 이용했다.
우리 군은 코스모스급을 ‘비둘기’라고 부르다 4~5년 전부터 ‘갈매기’로 고쳐 부르고 있다.
전두환 정부 시절 코리아타코마라는 회사가 독일 기술을 도입해 150t의 ‘돌고래’급 잠수정을 건조, 침투작전용으로 사용했다.
돌고래급 건조에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독일 잠수함 업계와 접촉한 한국은 독일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서는 ‘209급’이라 하고, 우리는 ‘장보고-1급’이라 하는 1200t 잠수함을 독일과 합작으로 제작했다.
9척이 생산된 장보고-1은 정보사가 아닌 해군이 운용했다.
그때부터 정보사와 해군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코스모스급이나 돌고래급으로 하는 침투작전을 장보고-1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보고-1은 한국 해군기지에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북한 해안으로 바로 침투할 수 있으니 모선이 필요 없다.
이것이 1990년대 상황인데, 그 시기 인공위성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해 모선을 활용한 잠수정 작전이 제약을 받기 시작했다.
즉 미국을 비롯한 군사강국이 적국의 은밀한 침투를 막고자 정찰위성을 통해 적국이 운영해온 침투용 모선을 추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선+잠수정’식 침투가 시들해지고, 자군(自軍)기지에서 출항과 동시에 잠항(潛航)을 해 적의 해안으로 침투할 수 있는 잠수함 작전이 주목을 끌었다.
규모가 큰 장보고-1은 갈매기급, 돌고래급보다 성능이 훨씬 뛰어난 잠망경을 싣는다. 한밤중에도 적 해군기지를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다.
UDU나 UDT 같은 침투요원들도 장보고-1을 이용하면 상대에게 꼬리가 잡힐 우려가 있는 모선을 활용할 필요가 없으니 임무 수행이 수월하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진 조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정보사는 잠수정 운용 조직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래서 정보사는 돌고래급을 먼저 퇴역시키고, 후속으로 2배 이상 큰 ‘범고래급’ 잠수정을 발주했다.
범고래급은 600t급인 독일의 ‘206’보다 조금 작다. 이 때문에 해군에서는 “장보고-1을 더 생산해 정보사에서 운용하면 되지, 왜 따로 범고래급을 만드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해군이 해안 침투작전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아주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국군의 지휘체계를 운영주체 중심으로 일신하고 쓸데없는 사령부를 모조리 통폐합하고, 실무직군의 처우나 개선해 줬으면 합니다.
더불어 엄격한 자격조건하에 영주권을 주는 조건으로 해외모병제도 써먹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민청도 만든다 만다 하는 마당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