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공개된 KN-08 및 핵탄두에 대하여...
이번에 정은이가 핵탄두 규격화니 뭐니 하면서 새로운 사진을 여럿 공개했는데요.
물론 북한의 주장은 뭐 굳이 귀담아 들어줄 필요 없고, 새로운 사진들에서 새로 알 수 있는 것들과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점들을 찾아봤습니다.
핵무기입니다. 물론 당연히 모형이겠지요. 미쳤다고 경애하는 체고조넘을 진짜 방사능 덩어리 코앞에 둘 리가요.
뭐 나름대로 플루토늄 내폭형 핵무기 형태를 따라가고는 있습니다. 대략 미국의 Mk 7 핵무기랑 비슷할 수준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폭 전자장비로 추정되는 물건입니다. 고화질 사진을 구하지 못해 동영상 캡쳐로 대신합니다.
뒤에 있는 포스터에 구형 KN-08 탄두 구조가 보입니다. 모자이크가 쳐져있지만 대략적으로 탄두의 전방에 전자장비와 핵무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탄두의 전방 끝 부분이 앞을 향한 채 재돌입할 때 사용됩니다. 무게중심이 앞에 쏠려 있을 수록 유리하거든요. 그래서 탄두 후방은 그냥 빈 공간으로 둡니다.
출처: Schilling, John. "A Revised Assessment of the North Korean KN-08 ICBM." Science & Global Security 21.3 (2013): 210-236.
2013년에 John Schilling가 추정한 탄두 구조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탄두 구조가 첫 번째 Mk 7과 매우 흡사한 것을 볼 수 있지요. 이 추정은 미국이 과거에 개발해 온 핵무기들을 기반으로 한 것인데, 결국 북한의 기술 수준이 미국의 50년대 초반 수준과 유사하다는걸 보여줍니다.
Mk 10은 보다 간단한 gun-assembly 구조의 핵무기인데, 구조가 매우 간단하여 쉽게 제작이 가능한 반면 효율이 너무나도 낮아서 실제 미국에서 전력화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북한이 보다 간단한 기술로 핵탄두를 전력화하는걸 목표로 했다면 이 Mk 10 구조를 따랐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Mk 7 구조를 목표로 하는 중으로 보입니다.
Mk 28은 미국이 최초로 전력화한 경량 수소폭탄인데, 북한이 이 정도 수준의 고난이도 기술을 획득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본 탄두입니다.
보시면 탄두의 후방 부분이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공기저항을 늘려서 탄두 뾰족한 끝 부분이 전방을 향하도록 유지시켜줌과 동시에 속도를 늦춰서 재돌입시 받는 열을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주로 기술이 비교적 떨어지는 경우 선택하는 형상으로, 미국이나 러시아, 영국, 프랑스 같은 국가들은 이러한 형상 대신 현대적인 원뿔형 재돌입체를 사용합니다. 이는 공기저항이 적어서 재돌입 속도가 매우 빠른 대신 그로 인한 어마어마한 열을 버틸 수 있어야 하지요.
다시 말해, 설사 북한이 KN-08을 미 본토로 발사하더라도 비교적 느린 재돌입 속도 때문에 요격당하기 쉬울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왼쪽을 보시면 KN-08 1단의 엔진이 보이는데요.
기존에 KN-08 1단 추진부는 크게 네 가지 경우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1. 노동 엔진 2개
2. 스커드 엔진 4개
3. R-27 (=무수단) 엔진 3개
4. R-29 혹은 R-29RM 엔진 1개
주로 38 노스에서는 John Schilling가 2번 스커드 엔진 4개를 주장했고, 글로벌시큐리티에서는 Charles Vick이 4번 R-29 엔진 1개를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조잡하게 그림판으로 그려보니, 도저히 엔진이 2개 이상 들어갈 자리가 안나오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이게 R-29 엔진이라고 보기도 그런게, 생김새는 R-29보다는 R-27에 더 가깝게 생겼습니다.
출처: http://www.b14643.de/Spacerockets/Diverse/Russian_Rocket_engines/RD-0243.jpg
R-29 1단의 3D37 엔진
출처: http://www.b14643.de/Spacerockets/Diverse/Russian_Rocket_engines/4D10.jpg
R-27 1단의 4D10 엔진
가장 눈에 띄는건 자세제어용으로 사용되는 버니어 엔진인데, 3D37은 4개의 버니어 엔진을 사용하는데 반해 4D10은 2개의 버니어 엔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KN-08을 보면 버니어 엔진이 보이지 않는데, 만약 KN-08 1단의 버니어 엔진이 4개였다면 사진의 구도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은 보일 수 밖에 없지요.
그 외에도 3D37과 4D10 모두 엔진 몸체는 추진제 탱크 안에 들어가 있고, 노즐 끝부분만 바깥으로 나와 있는데, KN-08의 노즐은 보다 튀어나와있는 3D37보다는 더 함몰되어 있는 4D10에 가깝습니다.
물론 R-27 엔진 한개의 추력만으로 ICBM을 만드는건 불가능합니다. 그게 됬으면 북한은 벌써 무수단으로 ICBM 만들었을겁니다.
그렇다면 이건 대체 정체가 뭘까요?
마지막으로 신형 KN-08의 탄두부 모습입니다. 특별히 새로운건 없네요.
알아낼 수 있는건 북한이 구형 KN-08과 신형 KN-08을 둘 다 사용할 생각이 있다는 것 정도뿐이겠습니다.
따로 출처가 명기되지 않은 모든 사진의 출처는 당연히 로동신문, 우리민족끼리, 조선중앙TV입니다(...)
미국이 대략 핵탄두 100Kg, 중국이 500Kg까지 소형화했는데 저 크기에서는 도저히 100Kg이상의 질량을 가진다고 보기 힘드네요
물론 북한이 모형 말고 정말 실물을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지만...
저 큰놈은 핵탄을가지고 뻥카극대화용이 아닐까요?
핵탄은 있어도 ICBM이 없으면 뻥카효과가 적을테니..
이제야 은하 날리고 지원받아서 SLBM 테스트 수준인데..
엔진 노즐 하나에 저거대한걸 날린다라는게 상상이 안가는데...
그런데 자세히 보셔야할듯 합니다. 내부의 노즐과 외측의 원형의 중심이 일치하지가 않는데요. 엔진 4개에 그중하나가 노출된것으로 보입니다.
노즐이 여러개 있을 가능성도 생각하고 그려봤는데, 어떻게 해도 도저히 노즐이 2개 이상 들어갈 수 있도록 그려지지가 않더군요.
뭐 제가 잘못 그렸을수도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북한쪽 자료는 자료 링크를 일일이 설명하는게 난감하네요....
4분1초를 보면 핵분열장치 어셈블리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트리튬 주입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5분 4초의 사진을 보면 위 분석과 달리 1단 메인 엔진은 여러개인 것 같습니다만...
본문의 사진은 5분 4초의 사진의 왼쪽 일부가 크롭되어 있습니다. 크롭되어 잘렸던 부분까지 놓고 판단한다면, 본문의 로켓 하단부 직경 표시(타원)은 너무 작습니다.
실제 로켓 하단부는 그림에 그려진 타원보다 크고, 메인 엔진이 여러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보기에 좀 더 현실적인 estimation은 이정도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러나 이 추정대로라면 KN-08 직경이나 엔진 노즐 직경 둘 중 하나가 맞지 않게 됩니다. KN-08 직경은 열병식에 공개된 모습을 바탕으로 TEL 차량 도면과 비교를 통해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 대략 1.9m 정도로 추정됩니다. 4D10 주 엔진 노즐 직경은 약 0.6m 가량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올려주신 그림을 토대로 해서 KN-08 직경 1.9m를 기준으로 엔진 노즐 직경을 계산하면 약 0.5m가 나오고, 엔진 노즐 직경 0.6m를 기준으로 KN-08 직경을 계산하면 약 2.3m가 나옵니다.
눈대중을 통한 추정 대신 사진에 나타난 엔진 노즐 직경과 노즐-동체 간격을 정확하게 측정해 계산해보면 가능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0.65m 직경의 엔진 노즐 1기와 1.8m 직경 KN-08
2) 0.5m 직경의 엔진 노즐 2기와 1.9m 직경 KN-08
3) 0.5m 직경의 엔진 노즐 3기와 2.0m 직경 KN-08
3) 0.45m 직경의 엔진 노즐 4기와 1.9m 직경 KN-08
그리고 북한이 보유한 엔진들은 각각 스커드(직경 0.4m), 노동(직경 0.6m) R-27(직경 0.6m) 정도입니다. 특히 사진에 나타난 엔진 노즐이 노출되어 있지 않고 추진제 탱크에 매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스커드나 노동보다는 R-27에 사용되는 4D10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대략적인 추정으로 인한 오차를 감안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됩니다.
1) 4D10 혹은 4D10의 확대개량형 1개를 기존 추정보다 같거나 작은 KN-08에 사용
2) 4D10의 축소개량형(?) 2개를 기존 추정대로의 KN-08에 사용
3) 4D10의 축소개량형 3개를 기존 추정보다 큰 KN-08에 사용
4) 사실상 가능성 없음
참고로, John Schilling는 4D10 엔진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4D10은 중심선상에서 단독으로 작동하는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를 여럿 클러스터링해 사용하는것은 상당한 수준의 재설계가 필요한데, 이는 북한의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술 수준으로는 달성하기 힘듭니다. 특히 4D10은 추진제 탱크에 매립되어 사용되는 형태이므로 클러스터링은 더욱 힘드며, 최대 2m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KN-08에 3개 이상의 4D10을 장착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2개 이하의 4D10을 사용하면 필요한 추력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 가능성이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R-27 엔진을 확대개량해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가능성 있고, 어쩌면 R-29 엔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R-29를 도입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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