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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군생활하며 느낀점..

gorehimjul 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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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년전 제 군생활때 느낀점이므로 현재와 다를수도 있습니다.)

 

저는 전차대대 정비과에서 26개월간 군생활 하였습니다.(M48A3K 라서 요즘하고는 상관없을수도 있지만.....ㅡㅡ)

 

1. 문제점

전차가 훈련 중 문제없이 목적지까지 기동만 가능하면 만사오케이입니다. 감독관이나 위에서 보기에는요..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D/L을 받아보면 차가 움직이기만 하지, 포탑이 전동으로 돌아가지 않아 수동으로 돌려야하는차, 포탄 발사가 안되는차, 무전기 고장난 차 등등 실제 전투에서 치명적인 고장을 가진차 4~5대가 평균적으로 있었습니다. 33대 편제중에 10%~20% 정도 였죠. 요즘도 가끔 전투기가 날기만 하지 레이더가 고장났다거나 무장발사가 안되는 경우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차가 그랬으니까요..

 

보여지는것에만 신경을 쓰니 실제 전투력 유지는 아예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2. 이유

가끔 정비관과 불시검열을 해보면 단차호 별로 수리부속을 짱박아 놓습니다.(전차궤도부터 별의별게 다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단차별로도 쉬쉬하면서 서로 비밀로 한다는거..안빌려줍니다대표적인 예가 단차가 창정비를 가면 쓸만한 수리부속은 다 떼서 챙겨놓고 껍데기만 보냈죠.  언제 필요할지 몰라 불안하니 짱박을수 밖에 없습니다. 창정비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내 사정이 아니니까요.. 

결국 정비주기별로 고장나지도 않은 부속을 기계적으로 청구하고 짱박아놓으니 정비예산은 과다 사용되고 정작 진짜 필요한 부분의 정비는 예산이 없어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버립니다.

 

또 대대차원의 정비수준은 '엔진수입이 단어로 정리됩니다. 정비과에 호이스트가 있으니 엔진을 꺼낼뿐이고 그 다음은 필터 쫌 갈고 기름으로 엔진 닦는 정도였죠. 솔직히 정비과 병은 당연하고 간부들도 심도있는 정비를 수행할 수준이 안되었습니다.  다만 규정에 있으니 꺼내서 닦을뿐 포탑쪽은 아예 건드릴 생각을 안했죠... 간부들도 장기지원 안되면 자꾸 나가고 교체되는데 업체수준의 전문 능력을 습득할 수 있겠습니까..

 

3. 주장

제 개인적인 생각에 군에서의 정비란 모듈화된 장비에서 모듈 자체를 교환할 정도만 되면 됩니다.(전차 같으면 전시에 예비 파워팩 교환 정도) 그 이상의 요구는 현대와 같은 단기전에서는 필요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습니다.

결국 요즘 시행되는 PBL이나 CLS 처럼 평시 장비유지는 민간으로 위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체의 전문성 및 이윤추구 동기를 고려할때 그 효율성은 군을 압도할 것입니다. 군은 쓸데없이 능력도 없는 과대화된 조직을 줄임으로써 병력자원 감소나 예산낭비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비뿐만 아니라 법무, 의료..특히 홍보..군대가 왜 자체방송을...ㅡㅡ)

 

또 이 방안의 장점은 현재 고사되고 있는 방위산업체의 숨통을 터줄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비 획득이 매년 이루어질 수 없는 한국의 작은 방산시장을 고려할때 획득시점 사이에 장비유지로 인한 수익을 올릴수 있게 함으로써 방위산업의 근간을 계속 이어나갈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일부 창정비는 지금 업체에서 수행하는걸로 압니다만..) 

 

4. 결론

예전에 저희 정비관님이 자랑스럽게 얘기한게.. 군이 허접해보여도 60만의 인원을 운영하는 대단한 시스템이다..였습니다.

개발도상국 시절 모든것이 미진할때 미국체계를 그대로 들여오는 군의 프로세스가 그 시절에는 가장 선진적이었을 겁니다. 하나 시대는 변했고 구매,인사, 의료, 홍보, 법무 등 전투를 제외한 지원프로세스는 민간이 군보다 훨씬 선진적입니다.

 

군이 모든걸 스스로 해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고 군 본연의 전투기능에 집중할때 군살을 떼고 정예화된 군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합니다. 조직확대 논리에 경도된 공룡 공무원 조직이 되지 않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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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m 2016.01.11. 09:15
같은일이 머지않아 k1전차에서도 발생하지않을까요..
eceshim 2016.01.11. 09:44
말씀하신대로 비전투분야의 민간 아웃소싱은 정말 찬성합니다. 인력 효율적 분배와 전투 임무의 집중 그리고 비전투 지원분야 능력 향상등등 좋은점이 많죠.
그런면에서 해군의 PX 민영화는 꽤 환영할만 했는데 이게 썩그리 좋게 끝난건 아니라서..........
제주 2016.01.11. 12:22
eceshim
해군은 현재 승조원 부하 경감 외주정비라고 8개 항목의(탱크 소제, 갑판 청락 등) 주요 정비도 아웃소싱으로 외주를 주고 있는데 물론 좋은점이 많고 그에 따라 확대되는 추세지만 민간을 군 사업에 참여시키는데는 관리하는데 애로사항이 꽤 많습니다.
eceshim 2016.01.11. 19:08
제주
2009년에 삼군 물류창을 통폐합을 고려 한다고 했는데 진짜 합쳣나료? 아니면 여전히 따로 관리하나요?
알루미나 2016.01.11. 10:13
예산을 늘려주지않는한 국직 창정비를 줄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자체적으로 하면서 예산절감을 자랑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왜 비싸게 업체로 돌리냐는 이야기가 필수적으로 나올것 같습니다.
gorehimjul 글쓴이 2016.01.11. 11:08
알루미나

동네 공업사 들락날락 거리다가 현대차서비스센터 갔다오는 경우보다 아예 처음부터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것을 뜻합니다. 국방부 자료 보면 아서k나 F15K나 PBL이나 CLS를 통해 운용유지비용이 감소했다고 보도자료 냈더군요. 점차 전자화, 고도화 되가는 장비들을 군에서 정비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민간의 발전속도를 군에서 따라잡을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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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m 2016.01.11. 11:54
근데 크게보면 부품은 중소기업 조립/통합관리는 대기업의 산업구조에서..
이중 국직으로 대기업이하는 조립/통합관리만 하면되는건데 문제는 노후제품이다보니 구형기준의 부품을 재생산, AS라인 무너진 부품의 직접수리 하는 역할이 커지다보니 문제인거아닌가요. '대체부품'에 힘써야..
gorehimjul 글쓴이 2016.01.11. 13:15
yukim
물론 그 문제도 큽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어디가 고장났는지 찾지를 못합니다.. 이거 바꿔보고, 저거 바꿔보고 고치지는 못하면서 부품은 계속 들어가고..
eceshim 2016.01.11. 16:29
다행이라면 M48은 이제 퇴역 수준이라 조만간 사라질 물건이죠. K-1은 생산량도 많고 개량도 꾸역 꾸역해서 M48 사태는 안일어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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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m 2016.01.11. 16:40
eceshim
M48꼴안나려면..흑표파워팩기술로 K1차대용 신형파워팩을 고려하는 중이라던데..이런 지속가능한 부품수급방식이 필요하겠죠.
오홍이 2016.01.11. 18:39

요즘같으면 중대마다 태블릿 하나씩 돌려서 장비 가동현황 통합관리하거나 떨어진 각 부대의 부품재고 현황 실시간으로 확인해서 부품을 재분배하는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인트라넷에 장비 고장시 어떻게 처리한다거나 하는 팁이 있는 군용 지식인 시스템 같은게 안 구축되어 있는지 궁금하네요.

eceshim 2016.01.11. 19:05
오홍이
군 물류체계가 아주 처참한 수준이라 민간 수준정도의 효율적인 물류 관리, 물자 분배는 기대 안하시는게 심장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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