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은 무기 공급 업체에 대한 폴란드의 새로운 선호에 대비해야 한다

최근 폴란드 정부가 투표를 통해 물러나게된 것은 동유럽에서 나토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폴란드의 안보 태세에 중대한 잠재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다. 차기 폴란드 정부 하에서 미국 방산업체들은 바르샤바의 고액 무기 구매를 놓고 유럽 업계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 폴란드 국방비 지출의 총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미국은 이에 주목하고 대응해야 한다.

폴란드의 기존 집권 연립 여당인 법과정의당은 10월 15일 총선에서 단일 정당 중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정권을 잡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야당 지도자이자 전 폴란드 대통령인 도날드 투스크는 승리를 선언하며 자신의 당의 성공을 축하했다. 그는 "내 인생에서 2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이렇게 기뻤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투스크의 흥분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 의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도 성향의 시민연합이 이끄는 미래 정부는 약하고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투스크가 정부를 구성하려면 군소 좌파 정당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그들의 이해관계가 항상 투스크와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측근들을 그의 정치적 영향력 안에 두려면 대규모 국내 지출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이는 현재 폴란드 GDP의 3.9%에 달하는 막대한 국방 예산을 희생하는 대가로 이루어질 것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 기업 간의 무기 거래에서 폴란드가 이전에 선호했던 "분할 판결(splitting the baby)"로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투스크는 선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친유럽연합 정책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했다. 그의 당이 집권했을 당시에는 주요 방산 구매를 미국 기업과 EU 경쟁사 간에 정기적으로 나누었다. 이 관행은 의도적이었다.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배치와 같은 미국과의 메가 딜은 미국과의 강력한 연결 고리를 유지했다. EU로부터의 다른 구매를 통해 바르샤바는 브뤼셀에서 "팀 플레이어"로서의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퇴임하는 정부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깨뜨렸지만 폴란드의 차기 정부는 이 접근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 이사회 의장 출신인 투스크 대통령은 이전보다 EU에 더 큰 친밀감을 가질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폴란드 국방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공군에서 발생할 수 있다. 퇴임하는 정부 하에서 바르샤바는 2020년에 미국에서 32대의 F-35 전투기를 구입하는 데 거액을 지출했다. 이제 다목적 전투기 2개 편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 경쟁에서 유력한 후보로는 유럽 에어버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만든 유로파이터 타이푼과 미국 보잉이 만든 F-15EX 이글 II가 있다. 차기 정부가 구매를 결정한다면 두 회사는 기종의 성능 외에도 정치적, 지정학적 측면에서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폴란드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최첨단 주전차 배치 계획에 추가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올해 초, 퇴임하는 정부는 한국으로부터 K2 전차 1,000대를 도입하기 위해 한국과 5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향후 2년간 미국의 M1A2 에이브럼스 전차 수백 대를 구매하기 위해 미국과 체결한 61억 달러 규모의 계약에 더해진 것이다. 폴란드의 이러한 대규모 중화기 확충은 향후 몇 년간 30만 명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려는 바르샤바의 계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만, 총 예산이 차기 정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규모일 수 있다.

폴란드의 새 정부는 전통적으로 전임 정부의 국방 관련 결정을 도끼로 자르거나 수정하는 것을 좋아한다. 2015년 법과정의당이 집권했을 때 폴란드는 에어버스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카라칼 다목적 헬리콥터 50대를 구매하기로 한 계약을 취소해 프랑스의 '분노'를 샀다. 대신 폴란드는 미국산 블랙호크의 폴란드산 버전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의 국방에 대한 전략적 접근 방식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차기 정부가 폴란드의 방위 산업 관계를 재편하고 군비 증강 계획을 축소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차기 정부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은 폴란드의 광범위한 지정학적 방향이다. 폴란드는 러시아나 벨라루스처럼 위험하고 불안정한 이웃 국가들의 위협을 계속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한편, 폴란드는 중국의 악의적인 영향력의 지속적인 표적이 될 것이다. 폴란드는 수십 년 동안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과의 안보 관계에 의존해 왔다. 이러한 관계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백악관은 폴란드와의 방위 산업 관계를 철통같이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지렛대를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해야 한다.

한편, 워싱턴은 바르샤바가 키이우에 대한 지지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몇 달 동안 러시아와의 합의 협상에 대한 더 강한 압력에 직면하면 중대한 시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차기 폴란드 정부는 영국,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등 동맹국이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경 노선 대신 독일이나 프랑스의 입장에 더 가깝게 맞출 수 있다. 이러한 긴장을 헤쳐나가는 것은 폴란드에게 쉽지 않은 일이며, 폴란드 정부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승리를 거둔 투스크 당의 과제는 승리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피터 도란은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선임 겸임 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