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1 복합형 소총의 시작과 끝
출처 - 본인 촬영
많은 분들이 제가 K-11 복합형 소총의 엄청난 옹호자였다는 것을 기억할겁니다.
관련 글을 많이 작성하였고 당시 저는 K-11이 혁신적인 개념이고 꽤나 괜찮게 보였기 때문이죠.
그러나....추악한 진실을 본 결과 저는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K-11 개발 이력을 알아야 합니다.
출처 - 본인작성, 사진을 확대해서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공중폭발형 복합형 소총의 소요결정은 의외로 오래된 '95년 5월에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 후 '98~'08년까지 개발을 하여, '08년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게됩니다.
*'98~'00년까지는 어떠한 개발을 하였는지 이력을 확인못해, 개발 이력 표에는 별도 명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K-11 복합형 소총의 수난사는 시작이 되지요.
'10.10월 2차 양산품 확인 결과 총 209정 중 26정이 불량판정을 받아 기품원에서 이를 조치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품원에서 불량품을 찾아서 개선해 군에 납품했으니 이는 오히려 칭찬할 예시이죠.
*애초부터 불량이 안난다면 기품원도 필요없겠습니다만 공산품이라는건 불량이 날 수 밖에 없고 그렇기에 기품원 등에서 이를 잡아내는겁니다.
또한 군에서 야전운용해보니 화기에서 11건, 사통에서 13건의 불량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불량 역시 '11.6까지 모두 개선이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보면 불량을 찾아내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과정이라 불량이 개선이 되었으니 저는 큰 문제가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시험평가나 운영시험 평가에서 문제점을 잡아냈겠다면 좋겠지만, 기간이 워낙 짧았으니 모든 문제점을 잡긴 어려웠을듯하네요.
이러한 점은 굉장히 비판받아야할 문제로 국군의 무기체계 개발에서 주로 보이는 나쁜 모습이기도 하죠.
아마 지금은 꽤나 개선된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00~'10년도까지의 개발과정에서 시험평가나 운영시험 평가의 기간이 엄청 짧아 야전에서 욕먹는 사례가 꽤 나오고 있죠.
그리고 여러분이 모두 기억하시는 1차 폭발사고가 '11.10월 일어나게 됩니다.
이후 국방부는 특별감사단을 구성하여 문제 원인을 찾고 개선하였다고 하나,
'14.3월 2차 폭발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당시에는 비정상 운용, 레이저 표적 지시 버튼을 여러번 누르면 발사로 인식하는 문제가 있어 탄약이 폭발하였고 이 조차도 개선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계속 국회/언론에서 지적하였고 이에 국방부, 방사청, ADD는 합동으로 K-11 소총에 문제가 없다면서 시연을 '14.11/17 실시하게 됩니다.
시연 결과 문제점이 모두 개선되어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저도 이제 모든 문제가 개선되었으니 문제가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수난은 이제 시작됩니다.
'15년 1월 문화일보는 K-11 복합형 소총의 사통장치 균열을 보도합니다.
당시 방사청은 기존 장비에 동일한 결함이 없다면서 제조과정의 문제로 추정하였고, 이 균열을 '15년 12월에 개선 완료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16년 5월 2차 균열을 확인하였으며, '17년 4월 개선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7년 8월 또다시 3차 균열이 발생하였고,
출처 - 감사원, K-11 복합형소총 사업 추진 실태 공개문
이어서 '18년 3월과 7월 20mm 연습유탄을 발사하니 총기 전체 파손 1건, 총기 일부 파손 1건이 일어나게 되었죠.
이에 국회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사원에게 K-11 복합형 소총 감사를 요청하게 되었고,
그 진실은 실로 추악함이 밝혀졌습니다.
감사원은 크게 4개 분야로 문제점을 해석했습니다.
1. K-11 복합형소총 연구개발이 부적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레이저거리 측정기의 개발이 북괴군이 사용하는 은엄폐물은 반사율이 낮은 물체를 사용하나, 국과연은 개발 당시 반사율이 높은 표적을 기준으로 개발했습니다.
출처 - '19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자료
- 유효사거리 등 작전운용성능을 미충족하여 운용개념 충족이 곤란함을 지적했습니다.
출처 - 감사원, K-11 복합형소총 사업 추진 실태 공개문
- 마지막으로 사통 장치의 전지촉발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음을 지적해 전지 폭발시 사수의 안구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도 지적했습니다.
2. 감사원은 사통장치 균열 및 악작용 해소가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이미 위에서 언급했듯 사통 균열이 3차례에 총 5건 발생하였으며, 악작용은 4건이 발생했죠.
3/4.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합형 소총의 구매계약과 공중폭발탄을 구매하여 부적정하다고 지적했죠.
결국 사업관리에 총체적인 부실로 봐야하고 이로 인해 감사원은 사업 중단을 요청하여,
방사청은 방추위를 통해 사업을 중단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기 시작한게 '19년이므로 사실 저는 이전까지 이러한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해 K-11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출처 - https://bemil.chosun.com/nbrd/gallery/view.html?b_bbs_id=10044&pn=5&num=111635
출처 - 본인 민원 통지문 결과, 방위사업청
제가 이러한 정보를 얻기 전까지 K-11의 경우 위력면에서도 K-201 대비 우수하고 사거리도 우수, 중량도 가볍다는 자료가 있었기에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감사원의 감사결과로 이러한 문제점을 모조리 알게 되었으니 입장을 바꾼것이죠.
많은 분들이 왜 갑자기 K-11에 대해 입장을 바꾸는지 물어보면서 조롱도 하지만,
당시 제가 가진 자료의 한계로 저는 K-11을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고, 이후 K-11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공개된 '19년 이후 K-11 복합형 소총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조금 더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홍희범 편집장님 등 여러 지인분들이 xm25의 사례를 예시로 보여주면서 제 의견에 대해 잘못된 것이지 않을까라는 친절한 지적을 해주셨지만....
당시 공개된 자료 등을 보면 제 의견을 바꾸긴 쉽지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출처 - https://youtu.be/IWLh5zfluOI
당시 많은 언론에서 K-11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으나, 방사청에서 적극적으로 영상 및 언론보도해명자료를 배포하고 있었고 이 내용이 합당하다고 저는 판단을 했습니다.
위의 영상은 문화일보에서 K-11의 유탄 명중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공개한 영상으로 대부분의 유탄이 1m 인근에 폭발해 명중률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죠.
또한 유효파편도 K-11의 20mm유탄이 K-201 40mm 유탄 대비 3배 많은 평균 249개라고 하니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겁니다.
즉, 제 판단의 근거 자료가 바뀌었으니 당연히 입장이 바뀌는겁니다만....이걸 이해를 제대로 못하는 분도 꽤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참....K-11 복합형 소총이 개념은 좋았지만 이 개념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였죠.
그러나 가라를 쳐서 엉뚱하고 군 요구사항을 만족하지 못하는 무기체계가 전력화될 바엔 이렇게 중단되어야 하는게 맞다고 보입니다.
밀리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한가요?
본문에도 나왔지만 근본적으로 작은 탄직경(20mm)에 따른 위력 부족만큼은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일겁니다. 유효 살상범위가 30cm ~ 60cm 정도라면 사실상 대인을 상대로도 직격이 아니면 살상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은 곧 애초에 [유탄]일 이유조차 없었다는 것이며 K11에 대한 사형선고와도 마찬가지죠.
https://m.dcinside.com/board/war/958214?recommend=1
제가 낸 세금이 저렇게 사라졌군요...
군의 무기획득에 있어 디지털통합체계를 구축했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참화가 더 이상 안났으면 좋겠네요. 시스템 구축이 된다고 해도,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현명해져야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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