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생전

xwing | 문학 | 조회 수 1076 | 2016.01.18. 12:10

사실 근 8년전에 다른 갤에 올렸던 겁니다만... 글을 약간 손봐서 한번 올려봅니다.

 

중간에 나오는 괴링 드립은 순수 창작은 아니고 다른 비슷한 허생전 패러디에서 본것에 감명 받아 넣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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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생의 본명은 록희도다. 록생은 버뱅크골에 살았다. 곧장 남산 밑에 닿으면 오래 된 F-104 모형이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공장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격납고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록생은 연구하기만 좋아하고 그의 부사장이 남의 공장 하청을 떼어와서 부품을 만들어서 직원들 월급을 겨우 주었다. 하루는 그 부사장이 납품할 부품 운송차량 기름 넣을 돈 조차 궁해지자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전투기 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니 연구는 하여 무엇 합니까?"
 

록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F-104 전투기를 넘을 전투기를 구상하지 못하였소."
  
"그럼 폭격기 만드는 일이라도 못하시나요?"
  
"폭격기 만드는 일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여객기는 못 만드시나요?"
  
"트라이스타 말아 먹은 뒤로 고객도 없어 개발비를 댈 밑천도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부사장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연구를 하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폭격기도 못 만든다, 여객기도 못 만든다 한다면 외계인 고문일이라도 못하시나요?"
 

록생은 로그값을 계산하려고 들고 있던 계산자를 내려 놓고는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 당초 전투기 연구하기로 이십년을 기약했는데, 이제 십이년인걸...."
  
하고 휙 공장 밖의 F-104 전투기을 타고 이륙해 버렸다.

  

록생은 전투기 시장에 서로 알 만한 거래처가 없었다. 바로 무선을 켜고 지나가는 조종사들을 붙들고 물었다.
  
"어느나라 공군이 제일 부자요?"
  
미씨(美氏)를 말해 주는 이가 있어서 록생은 곧 미씨의 집 비행장에 착륙했다. 록생은 미씨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공장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보려고 하니, 천 만 달러를 꾸어 주시기 바랍니다."
  
미씨는 '그러시오'하고 당장 천 만 달러를 내어주었다. 록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미씨의 참모진과 장교들이 록생이 타고온 F-104 전투기를 보니 거지였다. 전투기의 날개는 다 떨어졌는지 절반 밖에 없고 기수 부분은 바람에 갈리어 뾰족한 송곳 처럼 되어버렸다. 에어포일은 쓰던 것을 계속 사포질을 해서 썼는지 칼날처럼 되어버렸고 꼬리날개는 맞는 것이 없어 아무데서나 떼어 왔는지 수직꼬리날개위에 그냥 붙여버려 정(丁)자 모양이었다. 게다가 동체 밑에선 맑은 엔진 오일이 흘렀다.록생이 이륙해버리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 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천 만 달러를 그냥 내던져 버리고는 명함 한장 교환하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미씨가 말하기가 다음과 같았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연구비를 타러 오는 사람은 으례 자기네 제품을 자랑하며 스펙을 대단히 선전하고, 기술을 자랑하면서도 뒤로는 로비질을 하고, PPT는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객의 물건은 형색은 허술하여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생긴것이 간단하고 엔진은 오만하게 큰데다 객 스스로도 그런 것을 타고 다니면서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 없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개발비를 주는 바에 명함은 받아 무엇을 하겠느냐?"


록생은 개발비를 입수하자, 다시 자기 공장 본사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스컹크 공방을 찾아 돈을 풀었다. 스컹크 공방은 온갖 기기묘묘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노소아국의 한 학자가 쓴 글을 가지고 전투기를 만들어서 반대로 노소아 방공망을 제집드나들 할 수 있는 득청(得靑, Have Blue)을 만들어 보였다. 그 때 방공망 침투를 위해 저고도 비행만이 살 길이라고 여기다가 아래를 굽어 살필 수 있을 뿐더러 아래로 미사일도 능히 쏠 수 있는 레이더가 등장하여 침투능력에 큰 구멍이 뚫린 해군(海軍)씨와 그집 친척 해병(海兵)씨가 개발비의 열배를 줄테니 제발 팔아달라고 굽실 거렸다. 록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천 만 달러로 이토록 방공망을 쉽게 뚫을 수 있음에도 아무도 몰랐다니 저들의 기술력을 알 만 하구나."
  
록생이 이렇게 말하고 다시 지이(志以, GE)사의 첩자 방공 레이더 몇 개와 수단다두(水斷多刀, Standard) 미사일 몇 개를 사들여서 바다밖 으로 나아가서 이지수(以知守, Aegis) 함에 설치하며 말했다.
 

"몇 해 지나면 나라 안팎의 대함 미사일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맬 것이다."
 
록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가서 과연 대함미사일 개발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드러 눕는이가 속출했으며 방공함을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늘어선 줄은 끝을 헤아리기 어려웠다.

 

록생은 늙은 장교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지평선 너머에 새로이 공군을 창설할 만한 빈 땅이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항법장치를 잘못 건드려서 항로를 찾아 헤메다가 찾아간적이 있습니다요.아마 내바다(內輩茶, Nevada) 근처였던거 같사옵니다."
 

록생은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나를 그곳으로 안내해준다면 공군 사성장성의 대우를 누릴 걸세." 라고 말하니 장교는 본인 입장시 빰빠라밤이 네 번이나 울릴 것에 기뻐하여 승낙을 했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그 땅에 이르렀다. 록생은 상공을 천천히 선회하면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땅이 천 리도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땅은 평탄하고 주변에 민가는 없으니 단지 시험장으로는 쓸만 하겠구나."
 
"텅 빈 땅에 비행장도 하나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시험을 하신단 말씀이옵니까?"


늙은 장교의 말에 록생이 대꾸했다.
  
"기술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기술이 없을까 두렵지, 사람 없는 것에 근심할 일이 있을까?"
  
이 때, 전국에서는 암암리에 나라 경계 밖에서 오랑캐들이 몰래 들어와 기름 먹인 천인 유애포(油曖布, U.F.O)로 만든 자루로 장정과 부녀자를 가리지 않고 납치하여 해코지 하는 무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들 나라 경계밖 이들, 즉 외계인을 잡기 위해 각 지방에서 무예를 아끼는 이들인 애무(愛武)아비(M.I.B)들을 징발하여 수색을 벌였으나 좀처럼 잡을 길이 없었다. 그러나 외계인 역시 감히 밖으로 나가 움직일 수 없으니 배고프고 곤란하기 그지 없었다. 록생은 외계인의 산채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천 명이 천 명의 생체실험자를 납치해 와서 나누면 하나 앞에 얼마가 돌아가오?"
  
"두 당 한 명이외다."
  
"모두 실험대상은 있소?"
  
"없소."
  
"연구시설은 있소?"
  
외계인들은 어이없어 웃었다.
  
"실험대상이 있고 연구시설이 있다면 무엇 때문에 괴롭게 생체실험자를 납치한단 말이오?"
  
"정히 그렇다면 왜 실험대상을 얻고 연구소를 얻고 연구원을 고용하여 기술을 팔아 먹고 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납치범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연구소 내에는 탐구의 낙이 있을 것이요, 돌아다녀도 광선총에 맞을까 걱정을 않고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텐데."
   
록생은 웃으며 말했다.
  
"납치질을 하면서 어찌 연구를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연구시설을 마련할 수 있소. 내일 광장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돈을 실은 트럭이니, 마음대로 가져가구려."
 

록생이 언약하고 산채를 내려가자 외계인들은 모두 그를 인터넷에 싸지르는 글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찌질이라고 비웃었다. 그래도 행여나 하는 마음에 외계인들이 광장에 나가 보니, 과연 록생이 삼십 억달러의 돈을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하여 록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장군의 명을 따르겠나이다."
  
"너희들 힘껏 짊어지고 가거라."
  
외계인들이 앞다투어 유애포 자루에 돈을 담았으나 한 사람이 천 달러 이상을 싣지 못했다.
  
"너희들의 힘이 한 껏 만 달러도 못 짊어지면서 무슨 납치질을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양민이 되려 해도 이름이 장부에 올라 왔으니 붙잡혀 고문당할 뿐이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씩 가서 연구원 하나, 병렬 서버 하나를 거느리고 오너라."
 

록생의 말에 외계인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록생은 몸소 이천 명이 1년 먹을 레이션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외계인들이 모두 돌아 왔다. 드디어 다들 트럭에 몸을 싣고 그 빈 땅으로 들어갔다. 록생이 외계인을 몽땅 쓸어 가니 나라 안에서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그들은 땅을 골라 비행장을 깔고, 나무를 베어 연구소를 지으며 대를 엮어 관제탑을 세웠다. 땅이 평평하고 주변에 방해될 것이 없으니 실탄사격 시험을 하고 초음속 비행을 실험해도 민원이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3년 동안 기술을 비축해서 실험기 설계도면을 싣고 나사(羅社, NASA)에 가져가서 팔았다. 나사라는 곳은 삼십만여 호나 되는 천조국의 연구소였다. 이 지방이 한창 기술이 궁휼하여 은 천 억 달러치를 얻게 되었다.
 

록생은 탄식하면서,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외계인과 연구원 이천명을 모아 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 너희들과 이 땅에 들어 올 때엔 먼저 기술을 개발하게 한 연후에 따로 전투기를 만들고, 의관을 세로 제정하여 공군을 창설하기 위해서였느니라. 그러나 땅이 좁고 보급이 여의치 않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새로운 도면을 작성하거들랑 오른쪽에 시방서를 쓰고 하루라도 먼저 쓰여진 도면에 먼저 번호를 붙이거라."
 

또 록생은 도로를 막고 철조망을 치며 AREA 51 이라는 표지만 하나 세운채,

  
"가지 않으면 오는 이도 없으렸다."
  
하고 오백억 달러를 땅속에 묻으며,
  
"땅이 바람에 깎이면 주워 갈 사람이 있겠지. 천 억 달러도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땅에서랴!"
  
했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을 달 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트럭에 태우면서,
  
"이 시험장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록생은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 없는 공군에 전투기를 팔았다. 그러고도 돈이 1억 달러가 남았다. 

 

"이건 미씨에게 갚을 것이다." 라고 하며 다시 스컹크 공방으로 가서 돈을 풀어 나이도호구(羅以道虎口, Night Hawk) 전투기를  수십대 만들었다.
 

록생은 미씨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미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천 만 달러를 실패 보지 않았소?"
  
록생이 웃으며,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천 만 달러가 어찌 도(道)를 살찌게 하겠소?"
  
하고, 나이도호구를 미 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 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연구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천 만 달러를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미 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며 사양하고, 십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록생이 잔뜩 역정을내길,
 

"그대는 나를 괴링으로 아는가?"
 
하고는 소매도 뿌리치고 나가서 타고온 전투기의 시동을 걸었다. 미 씨는 가만히 그의 전투기를 레이더로 추적했다. 록생의 전투기가 허름한 공장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얼른 장성기를 타고 쫓아가다 중간의 한 늙은 할미가 관제탑 안테나에 빨래를 너는 것을 보고 미 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공장이 누구의 것이오?"
 
"록생의 공장입죠. 가난한 형편에 연구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 나가서 5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부사장 혼자서 공장을 꾸리고 있는데, 집을 나간 날로 제사를 지냅지요."
 

미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록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미 씨는 전투기 나이도호구의 값에 해당하는 돈을 짊어지고 그의 집에 찾아가서 돌려 주려 했으나, 록생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1천억 달러치 땅을 샀지 천 만달러를 받겠소? 이제 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와서 전투기 사업이나 물어다 주어 직원들 월급이나 줄 수 있게 해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오. 왜 재물 때문에 정신을 해할 것이오?"
 

미 씨가 록생을 여러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미 씨는 그 때부터 록생의 공장의 직원들 월급이 떨어질 때즘이면 몸소 찾아가 도와 주었다. 록생은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잔업거리를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논문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논문을 읽으며 눈앞이 어지롭도록 읽어댔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 두 사람의 정이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미 씨가 5년 동안 어떻게 나이도호구 같은 전투기를 개발 했는지 조용히 물어보았다. 록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알기 쉬운일이오. 레이더라는 것이 그냥 전파를 내보내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그 전파가 돌아와야 비로소 제 구실을 하는 물건이오. 무릇 기술이 적은자는 방해 전파로 적을 속이고 어지럽게 하려 하나 이것이 보통 방공망을 뚫을때 쓰는 방법이 아니겠소? 그러나 기술이 많은자는 스스로 방해 전파를 내보낼 필요 없이 적의 전파를 가만히 흘려 보내고 그러지 못한 것은 그대로 품어서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만드니 적의 레이더는 눈을 뜬채로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어렵소. 이 방법은 적국이 쓰면 우리가 막기가 곤란해지니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방공망 개발자들을 병들게 할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연구비를 내어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셨습니까?"
  
"당신만이 내게 꼭 연구비를 대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연구비를 지닌이 치고는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특이한 전투기를 개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메인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이는 복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 더 더러운 공군력을 갖추게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할 일인데 어찌 주지 않겠소? 이미 개발비를 얻은 다음엔 그의 복력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연구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자비를 털어 사사로이 개발 했었더라면 성패는 알 수 없었을 것이오."
  

미 씨는 본래 호를 남수(南水)로 쓰는 팔도(八道) 병조판서, 즉 남수팔도(Rumsfeld)와 잘 아는 사이였다. 남수팔도가 미 씨에게 혹 쓸만한 기술은 없는가를 물었다. 미 씨가 록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남수팔도는 매우 놀라면서,

 

"기이하구나.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 분과 상종하길 3년이 지났으나 여태 그 이름 조차 모르옵니다."
 
"그는 이인이야. 자네와 같이 가보세."
 
밤에 남수팔도는 수행원들도 다 물리치고 미 씨만 데리고 걸어서 록생의 공장을 찾아갔다. 미 씨는 남수팔도를 수위실 앞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록생을 보고 남수팔도가 몸소 찾아온 연유를 설명하였다. 록생은 못들은 체 하더니
 

"당신 들고 온 그 밀리 잡지나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밀리잡지를 탐독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남수팔도를 밖에 오래 세워두기 민망한 미 씨는 자주 말하였으나 록생은 방바닥을 구르며 잡지를 탐독하기만 할 뿐이었다. 야심해서야 비로소 수위실에 인터폰을 연결하였으나 남수팔도가 방에 들어와도 록생은 자리에 일어서지도 않았다. 남수팔도가 몸 둘 곳을 몰라하며 나라에서 기술을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록생은 손을 저으며 말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으니 듣기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병조판서요."
 
"그렇다면 너는 나라의 신임받는 신하로군. 내가 켈리 존슨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나랏님께 아뢰어서 삼고초려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남수팔도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본래 제이라는 것을 모른다."
  
록생은 외면하다가 남수팔도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본디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진을 몰래 염탐하고 필요할 때에는 염탐꾼이 적의 뒤로 돌아가 단도를 휘둘러 목숨을 앗을 수 있어야 하느니라. 레이더에 들키지 않고도 적진을 엿보고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코만치 직승기(Helicopter)를 만들만한 계획을 대강 일러줄테니 이것을 가지고 직승기를 만들만한 업체들을 모집할 수 있겠느냐?"
 

남수팔도는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라고 대꾸할 뿐이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겁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적이 황망하게 만들고 참호속에서 다만 두려워 벌벌 떨며 아무것도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화력을 퍼부을 필요가 있다. 옛 사람들도 항상 전장의 꽃이라 부르던 포병들이 갑자기 폭격기와 공격기에게 그 지위를 빼앗겨 위축되어 있으니 끌어들일만 하다. 바로 업체들을 모집하여 연사속도가 빠르고 사거리가 긴 십자군(Crusader)자주포를 개발하고 탄약수송차량을 준비하면 포병들은 충성을 다하여 따르는 한편으로 실제로 전장에서 육군은 화력지원 체계가 더 긴밀해지고 공군은 근접항공지원 임무에서 더욱 자유스로워져 본디 임무인 전략목표 폭격에 충실할 수 있다."
 

남수팔도는 힘없이 말했다.
 
"의회의 의원들이 모두 조심스럽게 예산을 책정하는데, 누가 새로이 개발비를 내놓겠습니까?"
 
록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의원들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더냐?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제일 먼저 도망치며 군의 무력함을 원망하는 이들이 나라가 태평할 때는 군방 예산을 줄여 군의 기력을 해하는데 앞장서는 이들이 아니란 말이더냐? 과거 덕국의 총통은 초중전차 한대를 얻기 위해 국가의 총력을 기울였고 로켓 전투기 비행대를 꾸리기 자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직접 연구원들을 독려하였다. 그런데 의원들은 나라 밖이 평안하건 어지럽건 관계 없이 자신들의 지지율만 걱정하고 있는 족속임에도 너는 그들을 설득할 힘조차 없단 말이더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신임 받는 신하라는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더냐? 너 같은 자는 폭탄으로 뭉게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무전기로 나이도호구 전투기를 부르는 한 편으로 레이저 목표 조준기로 남수팔도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남수팔도는 놀라서 황급히 일어나 활주로로 뛰쳐나가 전용기에서 채프와 플레어를 어지러이 뿌리며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공장은 인수되어 있고 록생은 간곳이 없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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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22nd 2016.01.18. 16:43
아, 역시 항갤문학의 대문호이십니다. 명작은 역시 세월을 타지 않는군요.
Profile image Sheldon 2016.01.18. 19:38
아니ㅋㅋㅋㅋㅋ역시 엑윙님이라고 해야되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rofile image minki 2016.01.18. 22:44
아니 이건 예전 기억 납니다.
Profile image Mi_Dork 2016.01.20. 00:4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생전 ㅋㅋㅋㅋㅋㅋ 이걸 다시 보네요

컴뱃메딕 2016.01.20. 13:17
ㅋㅋ 애무아비...
eceshim 2016.01.20. 14:04
그리고 사라진 록히도는 후에 재기하여 에루씨에수 와 에푸삼오 번개2호를 만드니 나라의 국고를 불살라버렷다고 한다
Profile image PKS 2016.01.21. 12:00
그대는 나를 괴링으로 아는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여기서 육성으로 터졌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rofile image PKS 2016.01.21. 12:04
출처는 https://milidom.net/index.php?mid=book&document_srl=220919&rnd=223131#comment_223131 으로 명시하고 이 글을 퍼가도 될까요??
xwing 2016.01.21. 12:45
넵 상관 없습니다.
eceshim 2016.01.21. 13:12

whatdrugthisthought.jpg

 

ATACMS 2016.01.21. 16:37
ㄷㄷㄷ 록생전 ㄷㄷ
Profile image redmuffler 2016.01.23. 04:40
허생전을 본적은 없습니다만... 항갤 르네상스를 이끌던 분 중 한분다우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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