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글을 읽다가 생각난 한국해군에 대한 질문입니다.
사실 넷을 돌아다니다 본 상당수 밀덕들의 주장들을 정리해보면 이런 식입니다.
1. 북한과의 전쟁에서 해군의 대형함 특히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은 필요없다.
북한의 수준이라고 해봐야 겨우 스틱스나 해봐야 우란 몇 발 쏠 수준인데 세종대왕급은 척당 유지비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고 성능은 과도하다.
2. 탄도탄요격? 북한이 쏘는 탄도탄은 대부분 단거리라 그냥 지상에서 요격하는 편이 낫다.
BMD개수하고 SM-6로 하층방어한다고 연안에 붙어있거나 고도도 적당하지 못한 SM-3사서 탄도탄 방어한다고 하지말고 천궁PIP PAC3ㅣ-SAM THAAD ARROW 이러한 수단에 맡기자.
3. 중, 일과의 전쟁에서 한국 해군이 확보한 대형함은 한국 연안에서 생존하기도 급급할 것이다. 왜냐하면 멀리 나가서 질과 수에서 우세를 점할 중,일 함대와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대형함은 한 척을 잃을 때마다 전투력 감소가 극심해서 해군 수뇌부 입장에서는 운용에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항모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살아남을 거냐..
4. 그렇게 연안에 붙어있을 거라면 차라리 인천급 정도의 크기에 대잠, 방공 성능이 일정한 프리깃 다수와 괜찮은 성능의 지대함 미사일을 확보하는 게 낫다.
남는 돈은 대잠, 소해 등등 지원 전력에 더 투자해서 균형잡힌 해군을 만들자. 여유가 있다면 연안에서 사용할만한 미사일 고속정, 해외 파병때나 쓸 OPV나 건조하자.
더 극단적인 사람들(이글루스에 많더군요.)은 제주님 말대로 아예 해군은 미사일 고속정 정도나 보유한 연안해군 또는 그 이하인 해안 경비대 수준으로 격하시키자. 남는 재원은 육군, 공군으로 돌리는 게 훨씬 낫다. 나가봐야 중일 해군한테 얻어터질텐데 무슨.. 현실파악이나 해라...
이게 한중일의 전력을 대충 알고 있는 저같은 인터넷 밀덕의 입장에서 듣기에도 그럴듯했습니다. 이글루스나 디시,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이런 논조로 글 쓰시는 분들도 상당수 봤구요.
근데 막상 현실에서 한국 해군의 전력 건설 방향은 이와 상당히 다르죠. 대양해군의 깃발 아래에서 함대지순항미사일, 전술함대지미사일을 개발하고 이지스함과 독도함을 추가도입하고 항모와 함재기, 원잠을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동전단의 핵심전력인 이순신급에 MW-08을 선택하고 대잠 장비에서 와일드캣이나 중고 바이킹을 선택하는 상황.(상황상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것들도 해군이 짠 ROC를 통과했거나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물건들이죠. 결국 해군이 그리는 전력증강의 큰 그림에 들어갈 최소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과연 밀덕들 말마따나 이게 그냥 해군이 현실 파악 안되는 등신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장교들 자리 만들어 줄려고? 그냥 고성능 대형함 중독에 걸려서? 그게 뽀대나니까? 나름 '현실적인' 밀덕들이 보기에 얼척없는 '대양해군' 슬로건에 뽕맞아서? 만약 그렇다면 해군은 해안 경비대로 돌아가는 게 딱 맞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해군은 어떤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무엇을 목표로 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전력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두고자하는 걸까요?"
저번 자위대 전 장성이 쓴 한국해군에 대한 글과 그 댓글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었는데 이번 이야기들을 보면서 더욱더 궁금해지더군요.
사실 너무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질문이라 딱히 대답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혹시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될만한 자료나 논문,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한가지만. 장교들 자리 만들어주기 위해선 대형함을 한척 건조하는거나 그 돈으로 소형함을 여러척 건조하는거나 크게 차이 없고, 경우에 따라 소형함을 여러척 만드는 편이 자릿수 늘리기엔 더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이지스함을 한척 만들면 대령 자리 하나, 중령 자리 둘에서 셋 정도 늘어나지만 이지스함 한척 만들 돈으로 인천급을 네척 만들고 그 네척으로 전대를 꾸리면 대령 자리 하나, 중령 자리 다섯여섯은 나옵니다. 그리고 이지스 세척을 만들어 전대를 꾸리면 대령 자리가 하나 나오지만 인천급 열두척으로 전단을 꾸리면 장성 자리가 하나 생깁니다.
육군은 해안 경계는 해경에 넘기는 돌리고 상륙하는 적은 무인 감시 터렛과 기동타격대가 조지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추진중이거든요.
NLL은 좀 위험 할려나요. 음
예를 들어 서방측과 이란이 전쟁을 하게 되었는데 우리 경항모나 세종대왕함이 가서 거들어야 한다고 정부가 발표를 하면 다들 반대할 것 같네요.
보통 사람들의 인식은 그냥 막연한 "있어야지, 있으면 좋지"에서 결코 더 깊게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
경항모나 세종대왕함이 평시나 위기 발생 시나 전시에 실제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잘 할 수 있는지는 해군과 돈 줄을 쥔 사람들만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킬체인도 말이 북한의 탄도미사일공격이 유력할때이지 사실상 남한의 선제공격아닙니까. 우리가 북한을 선제공격한다는 중요한 문제를 국민들은 그냥 킬체인하면 좋지.. 그러다가 막상 상당한 확률로 북한이 공격할 것 같으니 탄도미사일과 스텔스기로 선제공격하자하면 상당수가 반대하겠지요
1962년 쿠바 위기가 가장 비슷한 실제 사례가 되려나요?
그래서 계속 실시간 (365일 매일매일 실시간 투표...ㅎㅎ...^^)확인해서 50%동의선을 넘으면 대통령은 닥치고 선제공격 개시명령 발동~!
이상 말도안되는 헛 생각을... ㅜ.ㅜ
많은분들이 북한의 위협을 이야기 하시며 소형함과 대잠전등에 집중하고 공대함 지대함 능력을 길러 접근거부방식으로 나아가야된다고 주장하시며 현 해군의 방향성을 많이 비판하시는데 정작 당사자인 해군은 안그렇지요. 해군이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이런주장이 나오는걸 알고 있을건데도 말이지요.
저 또한 이게 정말 궁금합니다.
백선호님의 견해와는 전혀다른 견해인데요,
항모전단은 정치적 부담이 매우적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투사가능한 전력구축이다...라는 견해...
다시말해 국가 방위적 관점이 아닌(군에서 해군은 상당히 오랜기간 한국전쟁 당시의 역할 이상은 할일이 없고, 따라서 투자할 가치가 크지 않은 군으로 인식되었고, 제가 근무할당시 이런 사적인 견해를 나누던 분들도 해군 투자에 굉장히 부벙적 분들이셨습니다) 국외적 상황이 우리가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악화되었을때, 외교적 수단으론 감당이 안되는, 그 이상의 무력 투사가 우리나라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국제 환경이 조성되거나... 아니면 국내정치인이 이런방향을 잡았을때, 이때 군이 최소한의 손실로 공헌 (?)할 방법중 하나로 거론되었죠.
항모전단은 살인마, 침략자의 이미지는 얻을지 몰라도 상대적으로 전투병 파병이라는 고전적 수단에 비해 정치적 부담이 적다...
한마디로 항모전단 구축을 국가 방위적 관점보다(물론 국가방위, 특히 전면전이 아닌 해상 분쟁 레벨에서는 매우 높은 효과를 가진다는 부븐도 지적해야겠습니다만) 정치적, 외교적인 국가이익 획득 및 저부담 수단으로서 항모전단의 필요성이죠.
다만 재밌는건, 이후에 imf크리 먹고 경제위기 앞에 장사없다는걸 알게된건 블랙 유머... ㅡ.ㅡ
해적 소탕이나 별 위험이 없는 곳이라면 보내겠고... 2003년 이라크 침공같이 위험하지는 않지만 크루즈 미사일을 날려야 하는 경우도 국내에서 반대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소위 군사동맹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또한 강한 경제/외교적 영향을 받는 상태에서 (90년대에 이런 이야기를 할땐 우리나라 경제가 이렇게 중국에 많이 의존할줄은 몰랐죠..^^) 미국등 주요 국가의 압박/요청이 있을때 언제까지 모른척하고 뺄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있던때의 견해들이니...
즉, 당시 군에서 그때부터 이미 전투병 파병에 대한 거부감이랄까... 아니면 다른 생각이랄까...
그런것을 생각했다는 관점으로 보시는게 좋겠죠.
베트남전에 전투병력 파견을 다녀온 세대들의 견해였으니, 그만큼 전투병력 파견에 대해 대안을 찾고자 하는 의견중 하나라고 보시면 좋겠죠.
다수 인명 희생은 어떻게든 거부하고, 대신 적은 희생과많은 돈으로 처바르자...라는 견해들이라고나 할까요...^^
1967년 5월 이집트의 나세르가 이스라엘이 팔레비의 이란으로부터 기름을 사 오는 티란 해협을 봉쇄했을 때
미국과 영국이 다국적 함대를 조직해 봉쇄를 뚫는 것을 생각했는데 다국적 함대에 초청할 나라로 일본까지 있었습니다. 네덜란드와 카나다에도 참여를 요청해서 이 둘은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영국과 네덜란드가 노르웨이를 설득하게 하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민주주의 사회의 그런 딜레마가 영향을 주는것도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