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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서베를린 - 챕터 2 : 서베를린은 왜인지 흐림 - 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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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볼로쟈와 구면이었다. 볼로쟈가 그를 부를때 친구라던지 직장상사, 후배같은 표현을 안 쓰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서로 일하는 직장이 다른 터라 자주 만날 사람도 아니었고,  그를 찍어 누를 만큼 계급이 높거나 반대로 그가 함부로 굴릴만큼 계급이 낮지도 않았다. 평소 알고 지내는 친구라면 지금 여기서 만날 수도 없었을테고 말이다.

 

  “누워서 떡먹기네요.”

 

  그것이 템펠호프 공항을 둘러본 그 미묘하게 안면을 튼 사이의 사내가 보여준 감상평이었다.

 

  “비행기도 별로 없고,” 사내는 계속 말을 이었다. “경비도 썩 튼튼하진 않고.”

 

  “아무래도 지금은 1948년이 아니니까요.”

 

  볼로쟈는 그렇게 건성으로 대꾸했다. 지금 이 사내가 공항을 둘러보는 이유를 알게 된 이상, 아무렇지 않게 평상심을 유지하고 가이드 노릇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라고 설명할 길도 없었다. 답답했다.

 

  “그렇죠. 48년. 그때 길을 다 틀어 막았는데 여기로 비행기가 들락거려서 허사가 됐지.”

 

  사내는 일본제 캠코더를 들고 공항 여기저기를 찍으면서 말을 받아 줬다.

 

  “그때 여기를 아작 낼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이러고 있을 필요도 없었을텐데 말이죠.”

 

  사내는 템펠호프 공항에서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무언가를 찍고 있었다. 평시와는 달라진 주요 포인트라 놓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었죠. 그때 우리는 아직 원자폭탄이 없었으니까.”

 

  볼로쟈는 다시, 아까처럼 적당히 말을 받아 주며 슬쩍 펼쳐 놓은 캠코더 화면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이었다. 20밀리 발칸포 몇 문이 활주로 바깥의 잔디밭에 듬성듬성 늘어서 있었고, 중간 중간에는 하늘을 향해있지만 지금은 꺼져 있는 서치라이트가 배치되어 있었으며, 드문 드문 미제놈들의 신형 경 트럭이 기관총을 걸어 놓고 여기저기를 쏘다니고 있었다.

 

  “저게 좀 신경 쓰이긴 한데, 조금 주의하면 큰 문제는 없겠네요. 생각보다 허술하네.”

 

  이 방면의 프로가 보기에는 꽤나 허술해 보이는 듯 싶었다. 볼로쟈는 공작원일지언정 특수전 요원은 아닌 터라 이 방면에선 솔직히 문외한이었지만,  방금 전 그의 옆을 지나치던 몇 명의 미군 병사들이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이 수상한 관광객들을 지나친 것만 봐도 알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로쟈는 티를 내진 않았지만, 속으로는 괜히 짜증이 나려고 했다. 지금 그의 옆에서 싱글거리고 있는 군정보국의 특수부대 소령 녀석은 콧노래를 부르며 여기저기를 눈여겨보고 수첩에 메모를 하고 있었지만, 볼로쟈가 보기엔 불장난도 이런 불장난이 없었다.

 

  볼로쟈가 콜랴에게 연락을 받아 이 남자를 픽업한 것은 평소 접선지점으로 종종 써먹던 블리처 가르텐이었다. 그 남자의 일 역시 블리처 가르텐에서 시작되었고 말이다.

 

  “정찰 임무입니다.” 사내가 말을 이었다. “나토 놈들의 병력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으니, 작계 지점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보러 가는 거죠.”

 

  “그럴 만도 하죠. 시국이 시국이니.” 볼로쟈는 속으로는 ‘동무들이 여기서 뺑이 칠 일은 없을 걸.’하고 이죽대면서도 티를 내지 않고 “위에서 언제 여기를 해방하려고 할 지 장담 못 할 분위기니까요.” 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GRU에서 나온 사내는 한숨을 푹 쉬고 말을 다시 이었다. “내가 여기서 산 것이 3년 째인데,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동무도 모스크바랑은 연락이 일절 안 되고 있죠?”

 

  “두말하면 잔소리죠. 나도 답답해 죽겠어요.”

 

  “GSFG 놈들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밖에 없고. 하긴, 군 사령부 파견 나간 동무네 분소에서도 안 되는 연락을 볼로쟈 동무가 할 수 있을 리가 없겠지. 답답해서 해 본 소리에요.” 라더니, 그는 섬뜩한 단어를 입에 올렸다.

 

  “이런 마당에 < 작계 V > 실행 명령이 떨어졌으니 원. 아니, 차라리 그게 당연한 거겠지만.”

 

  “잠깐만요. 무슨 작계요?” 

 

  볼로쟈의 예상을 깨는 단어였다. 뭐 지금이 서로가 오해를 할 만한 그런 시국이긴 했지만, 그래도 서로 먼저 쳐들어 갈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무언가가 모스크바의 KGB가 생각한 것 과는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기 시작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잠깐 앉읍시다.” 어쩌다 보니 이번에도 평소 앉던 그 벤치였다. “< 작계 V >요. 군사령부에서 브리핑해준 내용을 들어보니까, 상황이 심각한 거 같더라구요. 동무. 지금 모스크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TV 봐서 알죠?”

 

  “뭐, 그걸 모르면 말이 되겠어요?”

 

  “근데,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생각해봐요.우리가 워싱턴 DC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벌어졌다고 군 병력을 전방으로 배치하겠어요?”

 

  슬슬 무언가 잘못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은 볼로쟈의 머리가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 GRU 소령놈은 제 딴에는 조심한다는듯 목소리를 낮추고,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게 사용하던 언어를 불어로 바꾸더니 말을 계속 이었다. 

 

  “위에서는 보나마나 나토 파시스트놈들이 이쪽으로 쳐들어 올 거라고 파악한 모양이에요. 멍하니 앉아있는데 이미 놈들이 쳐들어 올 준비가 끝났으니, 설령 지금 당장 우리가 치고 들어가도 이미 기습당한 뒤나 다름 없다던가? 상비 병력 재배치, 동원 병력 소집 뭐 하나 저놈들보다 한 박자씩 늦어질 판이니 말이죠.”

 

  “그럼 모스크바에서 났다는 사고와 통신 차단은…….”

 

  “보나마나 언론 플레이겠지. 이 마당이라면 모스크바에서도 당장 우리가 움직여 주기를 바랄 거다, 이 말이죠. 그런데 우리끼리 전면전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는 손이 심심한지 입이 심심한지 담배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우리끼리 방어 계획이라도 미리 수행을 해야, 추후 전쟁이 벌어졌을 때 그래도 저놈들이 바르샤바까지 한순간에 집어삼키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이거죠.” 그리고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며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서고 있었다. 오한이 돋아서 담배를 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직무에 충실한 군 정보국 특작부대 장교를 붙잡고 그가 아는 선의 자초지종을 다 털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말을 하면, 콜랴는 뭐가 되는데? 일을 기껏 성공시켜 놓은 모스크바의 어르신들은 또 뭐고?’

 

  당장에라도 전화기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고 싶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3차 대전의 화마가 불어닥쳐도 제 한몸을 건사하도록 훈련된 몸이었다. 의식하기 이전에 몸이 그의 생각이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행동하고 있었다.

 

  정찰 임무를 마치고 헤어진 것은 시작 했을 때 보다 네 시간이 지난 오후 5시 10분이었다. 오는길에 잠깐 골목길에 차를 멈춘 볼로쟈는 곧바로 조수석 서랍을 열어젖히고 안에 설치된 수화기를 꺼내 수화기에 달린 다이얼을 몇 번 누르고 초조하게 상대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금방 받았다.

 

  [ - 나일세, 볼로쟈. 무슨 일이지?]

 

  “콜랴. 큰 일 났어요. 지금 군발이 새끼들이 우리 통제 바깥이라구요.”

 

  [ - 우리도 얘기 들었어. 일단 기다리고 있어 봐.]

 

  “이봐요, 콜랴. 지금 현장이 아니라서 상황 파악이 잘 안 되시나 본데,” 오한이 돋는 볼로쟈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그런 한가한 소리 할 때가 아니에요. 얘들은 지금도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에요. 한 발짝만 더 삐끗 했다가는 나토 놈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 - 이봐, 볼로쟈.] 콜랴도 어지간히 답답한 것 같았지만, 역시 답답한 소리를 늘어놓긴 콜랴 역시 마찬가지였다.

 

  [ - 자네 심정 이해가 가. 3차 세계대전을 목전에 둔 상황에 영웅이 되고 싶겠지. 하지만 지금 그래버리면 모스크바의 자네 상관들은 뭐가 되는건데? 내가 이럴려고 자네에게 윗선 동향을 다 알려 준 줄 알아?]

 

   “아니, 콜랴, 그렇다고 지금 저 꼴을 보고만 있어요? 이대로면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구요. 진짜 전쟁! 모스크바, 키예프, 워싱턴, 파리, 런던, 바르샤바, 그리고 여기 베를린까지! 전부 다 날아간다구요!”

 

  [ - 진정해, 볼로쟈. 지금 위에서도 더 늦기 전에 GSFG에 이야기를 설명할 준비를 하고 있어! 지금 자네가 말하는 식으로 앞뒤 사정 안 가리고 설명하면 우리는 뭐가 되는데? 동무도 국장님이랑 나랑 같이 쇠고랑 차고 시베리아로 가고 싶어?]

 

  “… 그건 아니지만. 아니, 그래도 이건…….”

 

  [ -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게 전부군. 일은 이미 자네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바깥이야. 내 선에서도 떠났고… 일단 루비앙카의 지시를 기다려. 전화 끊겠네.]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수화기를 내던지고 잠시 양 팔을 의탁해 둔 핸들에 고개를 파 묻었다. 집에 두고 온 가족들과 친구들 생각이 났다.  이승에서 마지막이 될 지 모를 통화를 직장 상사와의 통화로 마무리 짓고 싶지는 않았다.

 

  차를 빠르게 몰고 싶었지만 어느덧 안가에 거의 다다른 골목길이라 서행할 수 밖에 없었다. 중간 중간 그의 앞을 가로막고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서행하는 자전거 몇 대가 그렇게 얄미울 수 없었다. 그렇게 집 앞에 다다랐다.

 

  차를 멈추고, 내리기 전에 앞서 창문을 내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가스를 거의 다 썼는지 불이 안 붙는게 짜증이 난 그는 자 구석을 더듬어 가스를 찾아 충전을 했다. 하려고 했다. 그 순간, 적당히 낡은 중고 벤츠 세단 한 대가 그의 비슷하게 낡은 중고차를 지나쳐 그의 집 대문 앞에 떡하니 주차를 해 버렸다.

 

  “Сука, 저 망할 경우 없는 것은 남의 집 앞에 어디다 대고…….”

 

  볼로쟈는 차에서 내려 한 마디 해 주려고 안전벨트를 풀고 잠겨있던 좌석 문의 잠금장치를 풀었다. 그러나 볼로쟈는 눈 앞에 정신이 팔려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살펴보지 않고 있었다. 그 결과는 그에게 기습적으로 다가왔다.

 

  이번엔 뒤에서 느껴지는 충격이었다. 과거 교통사고의 경험이 있던 볼로쟈는 본능적으로 뒤에서 차 한대가 박았음을 짐작했다. 시트에 털썩 주저앉힌채 뒷목과 허리를 잡고 신음하던 그의 몽롱한 눈에, 티셔츠를 안에 받쳐 입고, 철에 안 맞게 긴 상의를 하나씩 걸치고 있는 몇 명의 사내가 그의 차량 앞뒤에서 미꾸라지처럼 잽싸게 빠져나와 어느새 차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깜짝 놀란 볼로쟈가 안주머니에 손을 넣으려고 할 때, 차가운 쇳소리가 그의 앉은 자리 왼쪽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미제 45구경 자동권총의 총구가 그의 머리통을 겨누고 있었다.

 

  “재미 없게 굴지 말고, 조용히 갑시다. 예?”

 

  우크라이나 사투리 느낌이 배어있지만 유창한 러시아어였다. 그 사이에 다른 녀석 하나가 아까 눈 앞의 ‘불법 주차 민폐 이웃’에게 항의하려고 잠금을 풀었던 문을 열고서는 뒷목을 잡고 간단하게 그를 끌어 내렸다. 그의 차 뒤를 박았던 미니버스는 어느새 볼로쟈의 승용차 옆으로 나가와 옆문을 활짝 열고 있었다. 

 

  차에서 끌려나온 볼로쟈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저항을 해 보려는 찰나, 이번엔 뒷통수를 무언가 무거운게 확 내려치는 느낌이 들었다. 힘이 확 풀리면서 무릎을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찧고 풀썩 쓰러진 그가 비틀거리며 뒤를 돌아보니, 45구경 권총으로 아까 그를 협박했던 녀석이 그의 다리를, 다른 한 녀석이 그의 양손을 뒤로 젖히고 무언가 플라스틱 끈같은 걸로 결박을 시켰다. 

 

  포승줄을 푸는 법은 교육을 여러 번 받았었지만 이런 건 칼 없이는 무리인데, 이 녀석들은 어느새 그의 몸을 뒤져 소독된 발터 PPk 자동권총과 기타 개인 소지품을을 전부 걷고 있었다. 뒤이어 한 녀석이 박스 테이프로 볼로쟈의 입을 막았다.

 

  미니버스 뒷좌석에 던져진 볼로쟈는 멍 한 가운데서도 필사적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을 살펴 보았다. 조수석에 앉아있던, 아프간에 파병갔던  VDV놈들이 끼고 다녔을 법 하게 생긴 알이 꽤나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방탄복을 입은 여자 하나가 영어로 무전기에 대고 무어라 중얼거리는게 얼핏 들렸다. 평소같으면 알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뒷통수가 아직도 지끈거리고 어지러웠다.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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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ind 2018.05.31. 13:25

계속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KGB가 뭐라고 말해도 패닉에 빠진 GSFG는 알아듣지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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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nd 글쓴이 2018.05.31. 14:28
shaind

저야말로 졸문에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제가 요즘 먹히는 주제는 아니고, 저도 남이 안 써주는 이야기 내가 아님 아무도 안 쓴다는 생각으로 자급자족하듯 쓰는 글이지만, 그래도 여러 사이트에 올려봤을때 공통적인 썰렁한 댓글창들을 보면 힘빠지는게 사실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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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nd 글쓴이 2018.05.31. 14:50
점심은평양저녁은신의주

번역을 할만큼 잘 아는 외국어가 있지도 않거니와, 제가 아닌 다른사람이 쓴 글이라면 출처를 남길겁니다.

shaind 2018.05.31. 18:41
22nd

확실히, 22nd님 글을 보면 딱 이런 장르가 '테크노스릴러'로 불리던 시절에 번역되던 외국 소설 같은 분위기가 나긴 하죠. 그 뒤에 파생된 국산 '밀덕소설'들과는 격을 달리하는 디테일도 그렇지만, 다루는 소재도 지향점도 꽤 다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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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nd 글쓴이 2018.05.31. 20:04
shaind

격을 달리한다니, 과찬이십니다... 지향점이나 문체가 다르다는 부분은 확실히 공감합니다. 의식적으로 다른데 지향점을 두고 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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