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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서베를린 - 챕터 2 : 서베를린은 왜인지 흐림 - 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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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원에겐 사격 실력 같은 전투 기술은 극단적으로 말해서 없어도 되는 보조 기술이다. 그런 업무는 전문 공작원들이 할 일이며, 이미 그들이 그런 눈에 띄는 기술을 직접 사용해서 위협을 제거해야 할 상황이라면 임무 자체는 끝장났다고 간주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빅토르는 GRU에서건 CIA에서건 호신술 수준 이상의 사격술과 맨손 격투술을 배우지 않았다.

 

  그와 같은 정보원에겐 보다 머리를 쓰는 기술들이 더 중요하다. 어지간한 사칙 연산 수준의 산수 계산은 암산으로 척척 할 줄 알아야 하고, 최소 2개 이상의 외국어도 입에서 술술 나와야 한다  암기력 같이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

 

  빅토르는 암기력이 뛰어난 편이었고, 그렇기에 그의 개인실에도 그가 CIA나 GRU의 끄나풀이라는 의심을 살 만한 물건은 딱 하나를 제외하면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빅토르는 그 하나를 손 보고 있었다.

 

  겉 보기엔 군에 납품된 민간 전화기처럼 생긴 평범한 전화기의 밑바닥을 뜯어내고, 기판 사이에 숨겨진 조그만 스위치를 ON에서 OFF로 돌려놓은 그는 요즘 유행하는 키노(КИНО)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장에 걸린 그의 정모를 머리 위에 사뿐히 올려놓고 출입문으로 또각 또각 소리를 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생각지도 않았던 휴식 시간을 얻게 된 그는 벙커 바깥으로 올라가는 길에 다시 한 번 머리 속을 돌아다니는 새로운 ‘굴뚝 속 찌꺼기’들을 긁어 모으고 ‘분리수거’를 시작했다. 회의 시간중에 생각지도 못한 행운으로 이것 저것 건진 정보들이 그 잠깐 사이에도 꽤 많았다. 당장 보고해 줄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울 뿐이었다.

 

   “통신보안. 197 독립신호연대 빅토르입니다.”

 

   [ - 나일세, 빅토르. 주간 업무 회의 참석해야 하니까 준비 하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그의 정체를 반 쪽 이나마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외부인인 연대장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열리는 주간 업무 회의에 참석 하라는 이야기. 그 역시 매번 회의 때마다 연대장을 따라 회의실 앞의 부관 대기실까지 종종 따라가곤 했다. 아마 이번 회의 시간은 좀 많이 심각한 이야기들 투성이겠지만 말이었다.

 

  그는 간단히 차트에서 주간 주요 업무 내역을 찾아내어 회의 참석용 서류철에 꽂아 놓고, 가볍게 발걸음을 옮겼다. 귀동냥 해서 쓸만한 이야기 좀 주워 들을 생각도 있었다.

 

  “여어, 빅토르. 간밤에 고생 깨나 했다며?”

 

  연대장과 함께 회의실로 가는동안 여기저기서 그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그는 꽤나 발이 넓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사교성이 좋아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빅토르가 자신의 필요 때문에 넓혀둔 인맥이었다. T-80 전차의 기술교범을 빼야 해서 친해진 기갑의 아나톨리(Анатоли), 작년 인사 개편에 따라 달라진 각 처부 인력 구성을 알아내기 위해 친해진 인사과의 마리야(Мария) 등등.

 

  회의실에 가까워 질 수록, 평소엔 보이지 않던 손님들이 여럿 보였다. 나치 파시스트 돼지새끼들을 연상케 하는 정복 차림의 한 무리의 군인들. 독일측에서도 회의에 참석하는 모양이었다.

 

  “아니 글쎄, 저도 지금 아는게 CNN에서 말해주는 것 밖에 없다니까요. 그렇잖아도 군에서건 당에서건 우리 회사에서건 전화가 지금 폭주하는데 저도 미치겠어요.”

 

  그가 안면은 익혀 두고 있던 슈타지의 GSFG 파견 장교 역시 평소와는 달리 이번 회의에 참석하려고 나와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이 말단 대위놈도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전혀 모르고 당황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긴 KGB가 작정하고 일을 저지르면서 모스크바의 통신을 잠시 차단 할 거라면, 동맹국 정보 부처에서 파견나온 몇 명의 입을 잠시 막아두는건 어린 애 팔을 비트는 것 보다도 쉬울 터였다.

 

  그 와중에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무리의 별들이 일제히 뚜벅뚜벅 걸어들어오자, 모두들 대화를 멈추고 차렷 자세에서 참모중 최선임자였던 대령 한 놈이 경례를 붙였고, 장군 한놈이 지휘봉을 슬쩍 들어올리며 답을 하고는 회의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시계를 보니 10시 58분. 빅토르는 회의 참석자인 신호연대장에게 회의 자료를 인계하고는 벽에 붙여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엄연히 그의 하급자인 GRU의 ‘백색’ 요원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아보니 이 녀석들 역시 그보다 상황을 더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다들 서방 언론에서 보도하는 수준 이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근데 KGB 애들은 뭐 좀 건진거 있대?”

 

  “KGB요? 에휴, 말을 마세요. 그 새끼들 오히려 우리한테 아는 거 없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요. 그냥 ‘하루만 기다려 봐’ 이런  식으로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손톱 깨물고 있더라니깐요.”

 

  빅토르의 질문에 오랜만에 정복을 차려입은 특작부대 쪽의 아이샤(Айша)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의 생각에 KGB가 자기 식구들에게 상황을 통보해주지 않은 것은 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곳의 정보 업무는 군 사령부라는 조직 특성상 군 정보국의 규모와 역할, 입김이 센 편이었고, 거기다 내부 감찰 임무는 GRU와 군 정치장교들이 2중으로 수행하고 있다보니, KGB쪽 인력들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었고, 사실상 군 정보국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보고 있는 형편이었다.

 

  오히려 ‘작전의 보안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 라고 판단했을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중요한 이야기들은 다 GRU랑 터놓고 이야기하며 일하는 곳이니, 그냥 대충 덮어두고 모스크바의 정치적 안정이 이뤄졌을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겠다는 그런 이야기겠지.

 

  생각보다 소득이 시원찮아 혀를 차면서 슬쩍 눈치보며 담배라도 하나 꺼내려던 그 순간,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아직 회의가 끝날 시간은 아닐텐데. 하며 고개를 돌려보니 직속상관인 신호연대장이 정확히 빅토르 그를 가리키며 말하고 있었다.

 

  “독일 애들이 잠깐 좀 보자고 한다. 그날 당직실의 모습을 당시 상황 책임자에게 직접 듣고 싶다고 하는구만.”

 

  “어… 혹시 근무일지도 필요합니까?”

 

  “그건 내가 챙겨 왔다네. 몸만 들어오도록, 지금 당장.”

 

  조금 얼빠진 느낌으로 쭐레 쭐레 따라가 들어 가 보니 2개국 장성들의 눈길이 일제히 빅토르에게 쏠렸다. 레이저 유도 폭탄의 유도를 받는 듯한 살벌한 느낌을 받으며 지정된 자리에 착석한 그는 차분하게 자신이 경험했던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 무렵의 상황에 대한 증언이 끝나자, 잠깐 모두가 침묵했다. 정말 잠깐이었다. 독일 쪽 녀석 하나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증언해줘 고맙소, 소령 동지. 결국은 우리 쪽이랑 비슷한 경험담이군.”

 

  그것을 시작으로 다시 그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예상치도 못한 기회였다. 장군들의 대화를 직접 엿들을 수 있게 되다니. 그는 정신을 집중했다. 녹음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지만, 빅토르는 자신의 암기력을 믿기로 생각하며 그들의 대화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동지들도 모두들 서방쪽 뉴스 영상 보지 않았소? ‘서방의 군 병력이 전투 배치에 들어갔고, 모스크바는 가스 폭발 사고가 벌어졌다는 공식 성명 뿐, 연락이 두절되어 있다.‘ 그런데, 이중에 우리가 교차 검증이 가능한 건 놈들의 전방 병력들이 재배치 되는 것 하나 밖에 없어요. 모스크바 상황이랍시고 틀어주는 뉴스, 다들 직접 봤죠?”

 

  그럼, 나도 봤지. 부사령관의 이야기를 들으며 빅토르는 그렇게 생각했다. 모스크바 시내에 가스 폭발이 일어났고, 전승 기념식 행사도 취소된 채 모든 통신이 두절되어 있다는 소식이었다.

 

  “뭔가 냄새가 나지 않소? 서방놈들 뉴스만 들어보면, 마치 모스크바에서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모든 정보를 차단한 채 전승기념식 행사까지 취소하고 무언가 일을 꾸미고 있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병력들이 재배치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로 정리되고 있소. 그런데 여러분들, 우리가 지금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령이라도 받았습니까?”

 

  다들 고개를 절레 절레. 기본적인 동원령 선포도 안 된 마당이다.

 

  “지금 프라하의 CGF 녀석들과도 통화를 끝내고 오는 길이오. 녀석들도 대충 우리랑 생각이 비슷한 것 같더군. 아마 우리가 지금 손 놓고 있다면, 24시간 후에는 파시스트들의 전차들이 국경을 넘어 올 거라고!”

 

  테이블을 주먹으로 꽝. 부사령관 앞에 놓여있던 물잔의 물이 살짝 튀었다. 손이 꽤나 아파보였지만 부사령관은 개의치 않고 격앙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서방놈들 하는 짓이 나치 파시스트들이랑 판박이다, 이거요. 그 놈들이 폴란드에 쳐들어가 대 조국 전쟁의 서막을 열었을 시절, 다들 알고 있죠? 자기네 라디오 방송국에 쳐들어가서 폴란드군이 쳐들어 온 양 입을 나불대고, 정치범에게 폴란드 군복을 입히고 국경에서 시체로 만든 뒤 국경을 넘어 밀고 들어왔던 그 알량한 말장난! 지금 그게 반복되고 있다, 그 말이오.”

 

  ‘그리고 우리의 위대한 조국 역시 질세라 폴란드 국경을 넘어 폴란드를 반으로 나눠 먹고, 수 만 명의 사회 지도층을 암매장했던 것은 덤이지.’ 빅토르는 그렇게 냉소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기억해 두었다. 체코의 소련군 중부군집단(Central Group of Forces, CGF) (Центральная группа войск, ЦГВ) 역시 모스크바와의 통신에 장애를 겪고 있고, 우리와 동일한 결론을 도출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자, 이상이 우리 주독소련군의 현 상황에 대한 판단이오. 우리는 이런 서방의 선제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 작계 V >를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소. 그래서 귀관들을 부른 겁니다. 우리의 작전에 국가 인민군(Nationale Volksarmee, NVA)이 빠지게 된다면, 작전 실행에 큰 어려움이 생기니까 말이오.”

 

  그리 긴 침묵이 이어지지도 않았다. 직함을 알 수 없는 독일군 대장 하나가 마이크의 전원을 켜고 대답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 당과 정부는 우왕좌왕 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의도 파악이 안되는 것은 슈타지 녀석들조차도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말하고선 그 독일군 장군이 잠깐 눈 앞의 물잔을 들고 목을 축이자. 마치 분위기가 전염되기라도 한듯 다들 눈 앞의 물잔을 찾았다. 방금 열변을 토한 우리 부사령관은 아예 한 잔을 벌컥벌컥 비운 뒤, 부관을 불러 물 한잔을 더 채워오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지금 아무런 판단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 군 역시 기껏해야 병영에서 실탄이 불출하고 서방에 맞대응해 재배치 하는 수준이 전부구요.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만히 앉아서 당할 판이지요. 전쟁을 누가 먼저 시작하던지 간에 말입니다.”

 

  유창한 러시아어로 말을 이어나가던 그의 발언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고 있었다.

 

  “어차피 전쟁이 벌어진다면, 앉아서 죽기보단 뭐라도 해 보고 죽어야겠다. 이게 우리 국가 인민군이 내린 결론입니다. 이미 당신들이 <작계 V>의 실행을 통보하고 우리를 불렀을 때 우리들이 내린 결정이구요. 명령만 내려 주십시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더 나오려는 찰나, 연대장이 그를 조용히 부르고는 “어, 자네는 이제 그만 나가 봐도 돼. 내가 너무 늦게 말했구먼.”이라며 그를 회의실 밖으로 내보냈다. 

 

  나가라는데 굳이 눌러 앉아 있는건 어색하겠다 싶어 군소리 말고 회의실 밖으로 빠져나온 그는 잠깐 화장실에 가서 머리 속에 들어있던 사항들을 조그만 수첩을 꺼내 펜으로 막 적으며 정리를 하고는, 수첩의 메모한 페이지와 그 뒷 부분 몇 페이지를 같이 찢어 입 안에 우겨 넣었다. 쓰레기통에 불을 붙인 채로 던져 두자니 안에 그을음이 남아 의심을 살 수도 있었고, 변기 속에 버리자니 그것도 왠지 찜찜했다. 조금 꼴 사납더라도, 먹어 치우는게 가장 안전해 보였다.

 

  회의가 끝나자, 그는 연대장과 함께 그의 연대가 소재하는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으로는 대령과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도, 머리 속으로는 개인 사무실에 들어가서 무슨 내용을 보고해야 할지 정리하고 있던 중에, 연대장이 예상치 못한 명령을 그에게 내렸다.

 

  “어제 당직 서고도 오늘도 날 밤 새느라 고생 많았네, 소령. 자네 업무는 잠깐 하급자에게 맡기고, 위에 올라가서 몇 시간 눈 좀 붙이고 바람이라도 쐬다 들어 오게.”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실시간으로 사령부 내부 동향을 미국인들에게 전해주어도 모자랄 판에, 잠깐 바깥 공기나 쐬고 오라니. 

 

  “말씀은 고맙지만, 할 일이 많습니다. 다들 바쁠 때 저 혼자 빠지는 것도 미안하고…….”

 

  “아니, 그 점은 걱정 안 해도 된다네, 동무. 정보부 쪽 업무도 그렇고 여기 업무도 그렇고 잠깐 아래 사람에게 맡겨두면 될 것 아닌가. 오히려 지금같을 때니까 자네한테 더 이러는 거야. 그렇 잖아도 고생했는데, 지금 쉬어 두어야지 진짜 자네가 필요할 때 제대로 일 할수 있지, 나중엔 쉬고 싶어도 못 쉴 거라구. 자네 몸도 좀 생각하게. 이건 명령이야.”

 

  빅토르는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 이렇게 강권하는데 계속 뻗대고 있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게 보일 것 같았다. 정보원은 그 어느 순간에도 어색해 보이면 안된다. 사소한 의심이 겹치고 겹쳐 정체를 드러내게 되는 경우는 수도 없이 교육 받았다. 아무래도 지금은 잠깐 일을 쉬어 두어야 할 상황 같았다.

 

  꼭 필요한 소지품 몇개만 가죽 가방에 넣고, 혹시나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 CIA에서 전화가 오지 않도록 전화기를 약간 손을 봐 준 뒤 개인 집무실을 나왔을 때, 모든 장병들은 개인화기와 실탄을 수령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다시 개인 사무실에 들어가 탄띠를 차고 나와서, 무기고에 들러 마카로프 권총과 탄창 두 개 분의 실탄을 수령한 그는 권총을 홀스터에 넣고, 실탄이 들어간 탄창을 탄입대에 넣은 뒤 다시 정문으로 나섰다.

 

  지하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패찰과 신분증을 교환하고, 모자를 잠깐 벗고 기름기로 범벅이 된 뒷통수를 벅벅 긁으며 하품을 한 뒤, 평소처럼 가정집 현관문처럼 보이는 문 밖으로 몸을 꺼내려던 그는 단독 군장 차림의 병사들이 무거운 포탄 박스를 낑낑대며 가지고 들어오는 바람에 잠시 자리를 비켜 주어야 했다.

 

  무슨 일인가 살짝 궁금해 하며 바깥으로 나와보니, 진짜 출입구로 기능하는 위장 가옥 몇 채와 출입구 위장 가옥인 척 하는 가짜 출입구 위장 가옥들로 구성된 그런 ‘가짜 마을’ 주변이 온통 여기저기 쏘다니는 군용 트럭들의 엔진소리와 하늘을 가르는 Mi-17 헬리콥터의 엔진소리로 시끌시끌했다.

 

  주변 집들의 지붕을 보고 자신이 걸어 나왔던 위장 가옥의 지붕을 살펴보니, 여기도 기존의 지붕이 듣어진 채 57밀리 견인식 대공기관포가 위장망에 가려진 채 제대로 방열 되어 있었다. 집 앞에는 트럭이 한 두대씩 정차 한 채 짐칸에서 나온 몇 명이 57밀리 대공포용 탄 박스를 꺼내어 앞마당에 널부러트리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지붕 위에 올려놓았나 살짝 궁금했던 그는, 출입구 기능을 하는 건물들과는 달리 무슨 폐가 처럼 보이는 몰골의 가짜 입구 위장 가옥의 지붕이 있던 자리에 Mi-17 헬리콥터에 슬링으로 연결된 57밀리 S-60 대공기관포가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을 보며 소소한 의문의 해답을 얻었다.

 

  트럭에서 휴대용 대공미사일 세트가 들어있는 박스를 든 방공포병 두엇이 그가 나왔던 ‘관사’ 안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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