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현상 유지 과제를 해결할 새로운 무인수상정 도입 추진

미국 해군이 올여름 초 무인 수상 함정 포트폴리오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했을 때 회의장은 만원이었다. 한 관계자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유사 행사에 비해 약 3배에 달하는 계약업체들이 참석을 요청했다.

이들은 소위 모듈식 공격 수상정(MASC) 개발을 위한 해군의 새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다. MASC는 다양한 탑재물을 운반하고 대량으로 쉽게 제작 및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 수상정이다. 그러나 해군은 이 신형 함정의 외형에 대한 요구사항을 지나치게 규정하지 않으려 의도했으며, 오히려 방산업체들에게 군의 요구를 충족시킬 적절한 솔루션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상당히 엄격한 설계 지침에 기반해 함정을 제안해 온 업계에겐 이런 접근 방식의 변화가 일부 참석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한 핵심 해군 관계자는 이러한 불편함이 예상된 일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첫날, 아마 둘째 날에도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네요: 불편함을 느끼세요. 현행 체제에 과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니 불편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해군 무인 시스템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프로그램 매니저 매튜 루이스 대령은 지난주 브레이킹 디펜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밝혔다.

”해군이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길 바라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접근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개인, 조직, 기업, 지도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해군은 MASC를 위해 군과 실리콘밸리를 연결하는 것으로 유명한 국방부 산하 기관인 국방혁신단(DIU)의 전략을 차용하고 있다. DIU는 지나치게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배제하고 문제에 대한 서술적 설명을 제시하며, 원하는 해결책의 광범위한 개요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해군은 입찰 공고에서 “최대 세 가지 작전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함정 솔루션”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으며, 산업계가 해결하는 문제에 따라 다양한 탑재량, 범위 및 속도 제한을 허용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한 속도 변화와 해군이 추구하는 바에 대한 불확실성은 매우 수익성이 높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에게 문제다.

루이스와 무인 시스템을 총괄하는 해군 고위 민간인 도로시 엥겔하르트는 업계로부터 프로그램 구조에 대한 반발과 우려를 들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지금이 해군이 “계산된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루이스는 “우리가 운영해야 하는 민첩성과 시간표는 과거 방식을 따르는 것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 권한(OTA)을 활용하고 이 접근법을 취함으로써... 일부 기업들이 이미 투자한 자체 [독립 연구개발]과 자금을 이 프로그램에 투입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거대한 학습 곡선’

MASC는 해군의 미래 하이브리드 함대 구상과 확연히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해군의 최우선 과제는 '비정밀함'을 지향하며 상업적 기준을 준수하고 대량 생산 및 수리가 용이한 함정이다.

루이스에 따르면, 국방부 고위 관계자와 입법자들의 필수 자금 승인이 이루어질 경우(국방부 프로그램에서 항상 보장되는 것은 아님) 해군은 향후 수개월간 제안서를 평가하고 업체들과 상세 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이는 2026 회계연도 초반에 시제품 생산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정밀 무인 수상함 시장은 올해 새로운 경쟁사들로 넘쳐나고 있다. 브레이킹 디펜스가 이전에 보도한 바와 같이, 이는 국방부의 무인 기술에 대한 열정적인 발언과 호위함 및 구축함에 비해 드론 제작 진입 장벽이 현저히 낮아진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나 대형 무인 수상함 같은 프로그램과 비교해 보자. 이러한 노력들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을 겪었으며, 미 해군과 같은 고객의 구체적인 요청 없이는 업계가 생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독특한 능력과 요구사항을 추구했다.

2015년부터 해군의 무인 포트폴리오를 담당해 온 엥겔하르트는 XLUUV 같은 기존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해군이 기술과 비전을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학습 곡선”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항행의 자유와 관련된 정책 문제”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종종 간과되는 또 다른 부분은 … [바로] DOTMLPF입니다.”

DOTMLPF는 군이 역량이 개별 임무 영역에서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전력과의 유기적 협력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틀을 설명하는 (어색한) 약어다. 해군 작전사령관으로 새로 임명된 대릴 코들 제독은 올해 초 기자들에게 “이러한 무인 기술의 통합적 도입이 최근 몇 년간 하이브리드 함대 구축을 시도하는 미 해군이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과제”라고 말했다.

엥겔하르트 소장은 “우리는 함대가 공중, 수상, 수중 등 모든 영역에서 [이 기술]을 이해하고, 유지하며, 통제하고, 구현하고, 운용하는 방식을 어떻게 적응시킬지 논의 중”이라며 “이들이 하나의 유기적 단위가 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개별 요소가 아니라, 주간·월간·연간 작전이나 임무 세트에 상관없이 집단적으로 협력하는 체계입니다.”

승조원 배치, 기밀 분류 및 향후 선례

엥겔하르트가 언급한 정책 선택과 해군이 초기 무인 시스템 프로그램에서 고심했던 선택들은 향후 진행될 신규 프로그램과 업계 전반의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예로 “선택적 승무원 배치” 개념이 있는데, 이는 선박을 자율 운항이 가능하면서도 승무원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과거 해군 프로그램들이 표면상 채택한 바 있으나, 국방부 관측통 및 분석가들은 거주성 요건에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점이 무인 함정의 이점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상쇄한다고 종종 주장한다.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함정 '디파이언트(Defiant)'가 입증했듯이, 인간 생명을 수용하지 않는 함선을 건조하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침대, 생활 공간, 주방, 화장실 같은 편의 시설은 완전히 없앨 수 있다. 또한 선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면 감히 시도하지 못했을 부분에서도 엔지니어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게 해준다.

단점은 장비를 감시할 승무원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격으로만 인간의 개입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중복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택적 승무원 배치에 대한 해군의 현재 입장을 묻자 루이스는 해군이 승무원이 전혀 없는 함정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인간 거주 가능성을 허용할 때의 장단점을 저울질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 중인 과제라고 답했다.

엥겔하르트는 진정한 '무인화'가 최종 목표이긴 하지만, 무인 함정 운영 개념에 따라 선택적 승조는 필수적인 중간 단계 또는 바람직한 유연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ASC의 경우, 해당 함정에 대해 “최대 14일간 8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자체 숙소”를 요구하는 입찰 공고가 있다. 세 번째 솔루션은 더 큰 함정에 탑재되도록 설계되어야 하므로 별도의 승조원은 불필요하다.

그러나 무인화 커뮤니티에 이미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또 다른 요구사항은 제안된 함정이 “미국선급협회(ABS) 기준에 따라 건조되어야 한다”는 해군의 요청이다.
ABS는 상업용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건조되었는지 검사 및 승인하는 국제 인증 기관으로, 해군 및 해상 관련 정부 기관, 업계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해군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자율 기술과 그 기술이 해상 선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해 왔다.

해군의 MASC 입찰 공고가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 발표들이 잇따라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스틴에 본사를 둔 무인함정(USV) 제조사 사로닉(Saronic)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스타트업은 해군 출신 베테랑들이 이끌고 있으며, 해군이 원하는 유형의 무인함정 제작에 전적으로 집중하는 “차세대 조선소”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산업 설명회와 후속 입찰 공고 이후, 사로닉은 ABS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협약은 “사로닉의 자율 운항 능력에 대한 ABS 인증 획득을 목표로 진행된다... 이 과정을 통해 ABS는 사로닉의 대형 [자율 수상 함정]을 엄격한 안전성, 신뢰성 및 성능 기준에 따라 검토 및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캘리포니아 기반 무인함정 제조사 세일드론은 최근 자사의 서베이저급 무인함정이 ABS로부터 “완전한 선급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 인증이 무인함정에는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세일드론의 발표를 확대 재생산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ABS는 서베이저가 “세계 최대 규모의 선급 인증 무인함정!”이라고 강조했다.

브레이킹 디펜스와의 인터뷰에서 세일드론 리처드 젠킨스 CEO는 “완전 자율 무인 선박에 대한 ABS의 인증이 표준이 될 것”을 예상하며, 수년간 ABS와 협력해 인증을 획득해왔다고 밝혔다.

젠킨스는 해군이 새로운 무인함정(USV) 입찰에 ABS 인증 요건을 포함시킨 것이 다수의 무인 시스템 업체들이 갑자기 해당 선급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언급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이스의 관점에서, 기술의 확산, 선례를 만드는 정책 결정, 그리고 해군이 무인 및 자율 선박을 구매하는 방식의 변화는 모두 그가 새 프로그램의 성공을 기대하는 사건들의 합류점이다.

그는 “적정 수준에 도달한 기술의 접점이 존재한다”며 “업계의 에너지나 지원, 관심이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투 사령관들로부터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작전상 필요성이 있었는데, 이제 자금이 모두 모여 의미 있는 규모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