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J-20 전투기에 중국산 엔진 장착

중공의 군사 항공우주 부문은 기술적 이정표를 달성했지만, 일반적으로 뉴스거리가 될 만한 발전이 대대적으로 발표되는 주요 국제 박람회 기간에는 이러한 발전에 대해 완전히 침묵하는 패턴을 확립해 왔다.

이는 비단 서구 컨퍼런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방 방산 특파원들이 중국 최대 방산 전시회인 에어쇼 차이나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었던 시절에는 전시회가 끝난 후에야 나올 뉴스에 대해 숨바꼭질 게임을 한다는 농담이 돌기도 했다. 그리고 2023년, 중국의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는 그 각본대로 움직인 것 같다.

전 세계 항공우주 커뮤니티가 파리 에어쇼에 모인 한 주 동안 중국 대표단 중 누구도 가장 진보되고 많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전투기 프로그램인 5세대 청두 J-20 스텔스 전투기에 대한 소식이 전혀 없었다. 뭔가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는 유일한 징후는 전시장 내 AVIC 부스에 전시된 J-20의 축소형 모델뿐이었으며, 이 회사가 부스에서 선보인 여러 모델 중 하나였다.

그러나 파리 전시회가 끝난 지 나흘 후인 6월 28일, J-20이 시안에서 제작한 우산-15(涡扇-15 또는 WS-15) '에메이' 엔진을 장착한 채 첫 공개 비행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었다. (AVIC는 이 영상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 영상이 계속 올라와 있다는 사실은 이 회사와 베이징이 이 영상을 공개하기를 원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WS-15가 제트기에 장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 새 엔진의 비행 테스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22년에도 WS-15 한 대와 구형 엔진 한 대를 장착해 비행한 바 있다 - 두 대의 WS-15를 장착한 비행은 수년간의 지연 끝에 자체 개발한 첨단 전투기 엔진의 완성도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다.

마침내 WS-15를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중국 항공 우주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다. 이제 중국 인민해방군이 처음부터 설계된 J-20의 항속거리/탑재량 성능을 제공하는 엔진을 보유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 전투기를 잠재적으로 전투에서 마주칠 수 있는 태평양 지역의 미 해군 및 기타 미국 파트너 국가들이 더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은 J-20에 사용된 이전 엔진인 러시아 살류트/율카 AL-31FN과 선양 리밍 항공기 엔진 회사에서 제작한 후속 WS-10 변형에 비해 성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자체 제트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라고 브레이킹 디펜스와의 인터뷰에서 퇴역한 나토 국가 정보 장교가 말했다. "이는 중국의 공군력 능력에 대한 위협 지표를 몇 단계 이상 끌어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들은 그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 개발 목표

중국 산업 전반, 특히 WS-15의 제트 엔진 설계 개발은 중국이 30년 동안 이루지 못한 목표다. AVIC의 군용 항공기 프로그램은 거의 전적으로 러시아에서 생산하고 수입한 제트 엔진에 의존해야 했다.

J-20과 청두 설계팀의 이전 세대 전투기 모델인 J-10은 모두 초기에 살류트/율카 AL-31FN으로 구동되었다. 파키스탄을 위해 설계되고 파키스탄에서 공동 생산된 JF-17 전투기에는 미코얀 MiG-29의 클리모프/이소토프 RD-33 중 하나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 단일 엔진 설치에서는 RD-93으로 재지정되었다. (이 엔진 중 두 개는 2014년 현재 중국 공군의 차기 항모 전투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양 FC-31 전투기의 시제기에도 사용되었다).

J-20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은 WS-15가 초기 생산 배치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중국은 2010년에 모스크바에 새턴/율카 117S/AL-41F 시리즈 제트 엔진의 대량 구매를 요청했다.

이 모델은 이전에 러시아의 새턴 설계 팀이 Breaking Defense에 AL-31F 시리즈 엔진의 "심층 현대화"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현대화된 설계는 현재 수호이 Su-35S와 5세대 Su-57의 초기 생산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엔진의 설계와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Su-35S 수출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의 제안을 거절했고, 협상은 5년 동안 계속되었다. 2015년 11월에 마침내 계약이 체결되었을 때 20억 달러가 넘는 비용으로 24대의 Su-35S 항공기를 인민해방군에 인도하는 계약이었다.

Breaking Defense는 인도가 시작된 후 수호이 대표와 통화하여 인민해방군이 각 항공기와 함께 얼마나 많은 예비 엔진을 받게 될지 물었다. 당시 담당자들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고객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어떤 고객은 항공기 한 대당 예비 엔진 2개를 구매하고, 어떤 고객은 4개를 구매하며, 돈이 많은 고객은 항공기 한 대당 예비 엔진 8개를 구매할 것입니다." 이 말은 중국이 후자의 옵션을 결정했다는 의미다.

이 무렵 중국의 국방 조달 계획자들은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인 전투기 엔진을 설계하지 못하는 자국 업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016년 8월, AVIC 내의 다양한 제트 엔진 산업 부품 부서가 새로운 독립 법인인 중국 에어로엔진 코퍼레이션(AeroEngine Corporation of China, AECC)으로 통합되어 등록 자본금 75억 달러, 9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새로운 회사가 설립될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이 회사는 여러 가지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 중 WS-15가 단 하나에 불과했지만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AECC가 설립된 지 2년 후인 2018 에어쇼 차이나에서 이 엔진을 전시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박람회 직전에 지상 관측소에서 시험 비행 중 WS-15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2015년에도 비슷한 테스트 실패를 반복하면서 전시를 취소해야 했다.

하지만 개발은 계속되었고, 2주 전 중국 군용 엔진의 잠재적 이정표가 될 비행 테스트에서 정점을 찍었다.

J-20의 새 엔진이 의미하는 것

6월 28일의 J-20B(WS-15 엔진 두 개 장착 시 명칭) 비행은 이 항공기가 양쪽 나셀에 새 엔진을 장착하고 비행한 첫 번째 사례로 보인다. 쌍발 엔진 전투기의 새로운 엔진 설계를 평가하는 표준 관행은 한 나셀에 새 엔진 하나를 장착하고 다른 나셀에는 구형 엔진을 장착하여 비행 테스트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중국 군사 싱크탱크 연구원은 영자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2011년 J-20 처녀비행 이후 12년 만에 중국 공군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엔진을 마침내 확보했다"며 이번 WS-15 시험비행의 의의를 설명했다.

J-20의 여러 생산 배치에 동력을 공급한 일련의 중국산 엔진은 항공기의 성능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켰다. 기존 WS-10 엔진 모델의 추력 대 중량비는 7.5, 개선된 추력 버전인 WS-10B는 9.0에 가깝고 WS-10C는 9.5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여 J-20이 초음속순항을 할 수 있을 만큼 성능이 향상되었다.

WS-15 Emei 엔진의 추력 대 중량비는 10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F-22A의 F119 엔진 성능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 인민해방군 교관 송중핑은 SCMP와 인터뷰에서 WS-15가 아직 미국 엔진 설계의 내구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WS-15와 F119 엔진 사이에는 아직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WS-15는 실험적으로 성공했지만 대량 생산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 테스트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6월 28일 비행 사진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엔진에는 항공기 운용 사양에 필요한 추력 벡터링 제어 모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엔진의 신뢰성, MTBF 및 기타 매개 변수는 서구의 설계보다 열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5축 및 7축 공작 기계의 중국 수출이 줄어들지 않는 한 이러한 단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것이다.

올해 르 부르제에서 우크라이나의 항공 엔진 회사인 모터 시치(Motor Sich)와 공동 소재한 디자인 회사 이브첸코/프로그레스(Ivchenko/Progress)의 관계자들은 지난 몇 년간 미국 정부가 중국 소유에 매각하지 말라는 문제를 놓고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엔진 설계 전문성이 중국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정부 또는 주요 방산업체와 거의 교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중국이 전 세계가 모인 르 부르제에서 대대적인 언론 쿠데타를 일으키지 않고 왜 이렇게 오래 기다렸다가 발표를 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온다.

퇴역한 서방 군사 정보 장교이자 경험이 풍부한 중국 분석가는 "중국이 가장 새롭고 가장 진보된 프로그램 중 하나에 대해 계획한 내용을 밝히지 않는 것은 대부분의 서방 기업들처럼 르 부르제 같은 행사를 통해 홍보를 극대화하려는 상식과 상충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조금 기다렸다가 원하는 날짜에 발표하는 것은 중국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통제하려는 전통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전 세계의 무대를 자신들만의 무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