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체계에서 이른바 잘빠졌다는 식의 심미적 디자인이 고려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간혹 나오는 이야기들중에 디자인이 이뻐야 잘 팔린다면서 무기체계의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이란 이른바 뽀대 라고 불리는 부분이죠.
그런데 기동, 화력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서 뽀대와 같은 심미적 디자인이 구입의 고려요소가 될 만한 것은 얼마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보기엔 아마도 기동장비 중 차량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제가 볼때 무기란 사람이 다루는 것이기에 인체공학적 설계가 우선이고 그 다음은 운용, 정비 편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도 넓게 보면 시스템 설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디자인으로 볼 수 있지만, 흔히 말하는 뽀대하곤 거리가 멀죠.
스텔스가 매끈한 것은 기본적인 항공역학을 유지하면서 피탐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고, 잠수함이 매끈한 것은 수중에서의 기동을 위한 것이죠.
하지만 이런걸 누군 이쁘다하고 누군 밋밋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심미적 디자인이 중요한 무기체계는 어떤 것인가요? 그리고 그 비중은 얼마나 될까요?
내가 옳다 뭐다 싸우지는 마시고, 재밌는 사례도 있으면 언급하면서 이야기해봤으면 합니다.
ps. 개인적으로는 이쁘게 만들었다 이전의 전제조건인...."제대로 만들었다"라는 평가나 제대로 받았으면 합니다.
각진건 각진대로, 둥글둥글한건 그것대로 아름답습니다.
흑표는 흑표대로 T-44는 T-44대로,
랩터는 랩터대로 팬텀은 팬텀대로 말이죠ㅎㅎ
개인화기 소총부터 전함. 전투기까지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종류의 무기 중에서 최고라고 여겨지는 무기
전부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대부부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다수의 지지를 받는 다고 생각되고요. ^^;
그리고 에르메스백 매장에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물었죠.
"도대체 왜 이렇게 가격 차이가 몇백씩이나 나나요?"
직원이 열심히 설명해 줬습니다.
저는 하나도 이해 못하겠는데, 아내는 이해하더라구요.
그때 느꼈죠.
아... 디자인은 엄청난 분야구나...
근데 얼마전 이 디자인을 두고 게시판에 일이 있었는데,
마침 주말에 전자랜드 가서 싸구려 아카데미 T=50이랑 F-16을 샀습니다.
둘다 8천원인가... 8,500인가... 정말 싸구려였죠.
살때 가족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떤게 더 멋져보여?"
집사람과 큰 딸은 나이먹고 뭐하는건지 모르겠다며 나갔고
큰딸과 나이차가 무지 나는 막내 초딩 딸이 F-16을 골라줬습니다.
"이게 좋아보여?"
"응"
"왜?"
"그냥... 근데~ 나 아이파크에서 인형 사줄꺼지?"
네... 그러했습니다. (ㅜ.ㅜ)
사실 비록 군사쪽은 아니지만, 선박 구조체의 예술적 디자인과 데드스페이스의 관계라던가
선박 데스스페이스와 스텔스 구현을 위한 구조체간의 관계, 그리고 이들의 미적 관계...
(얼마전 이것에 대해 선박업 설계에 종사한 지인와 이야기도 나눴었는데... ㅜ.ㅜ)
혹은 최근 다이슨 회장이 말한 "기능을 먼저 생각하라, 디자인은 따라온다" 발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사실 굉장히 복잡한 문제죠)
어차피 저는 에르메스백에 대한 가격도, 다이슨 기기에 대한 가격도,
나아가 삼성 노트북과 한성 노트북의 가격과 성능, 호환성, 디자인에 대해서도,
저는 대부분 납득하지 못하므로 딱히 군사 무기라고 제 호불호나 디자인 관념이
특별한 이성적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효율을 위해 비효율을 사용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선주에게 데드스페이스 밀폐하기전 안에 구조나 자재, 그리고
이것이 부가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설명후 OK사인 떨어져야 수많은 데드스페이스중 하나를
폐쇄할수 있습니다. (어떤것은 간단한 용접으로 끝나지만, 어떤것은 수밀, 어떤것은 아예 그 이상의
요구도를 만족시키는 작업을 하죠)
보통 선박 하나에 이런 작업이 최소 수십군데 들어가고요.
그리고 이런 비효율 위에 선박은 아름다움을 갖추고,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발휘합니다.
(이것은 제가 아는 선박 설계와 성능, 그리고 디자인간의 관계중 일부 예를 든것입니다.)
물론 반대의 예도 있죠.
다이슨 회장 말대로, 우주에 쏘아올린, 예를들어 화성 탐사체의 경우는 1g단위로 싸우고,
기능 발휘를 보장하기 위하여 이중 삼중의 준비를 하지만, 그것은 최소한으로 꾸깃꾸깃 우겨넣어
만듦니다.
하지만 화성 탐사로봇은 다이캐스트 제품으로 판매될만큼 인기있죠.
제가봐도 이 작은 로봇의 디자인은 오로지 기능을 위해 고려되었는데,
여기서 중요한건, 제가 이 제품 개발에 참여한 사람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 디자인이 순수한 기능 구현을 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굳은 머리에서 나온것이 아닌,
수많은 인류 역사에서 보여준, 엔지니어들이 생각하지 못한 효율을 디자이너의 상상력을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사례인지는 확인할수 없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더 멋지면 좋지 않아?" 라는 말은 "상업용"으로 민간인에게 판매할때의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군용은 "기능성에서 출발하여 도착한 디자인의 결과물"이고, 그 결과물의 디자인의
승패는 "효율,비용,성능"등의 이름으로 평가받겠지요.
그런면에서 군사부분은 다이슨 회장이 말한, "기능을 생각하라, 그럼 디자인은 따라온다" 라는 말이
1%라도 더 유효한 분야가 아닐까...
그리 생각합니다.
구조(목적), 기능(편리), 미(심미) 로 3요소(보통 3가지 주된요인으로 나누죠.)가 있고.
1.구조(개념/기획설계)
이걸 무기에 적용해서보자면 장갑차량이 필요하다.부터 시작해서 전차가될지 보병전투차가될지 수송차가 될지는 보병전투차가 어떠한 성능(도하는 자력도하로 할건지..포탑이 있을지 없을지 포구경은 포탄적재량은)을 가지냐에 따라 용적(볼륨,매스)의 큰덩어리가 정해지죠. 그리고 이걸 우선순위와 목적에따라 어떻게 배치하냐..까지는 구조의 영역이죠. 어찌보면 이게 ROC입니다. 연구원들 기획,개념 개발 단계이죠.
2.기능(기본설계)
이제 그 요구조건을 바탕으로 기능(편의?)을 위해 운용인원을 어디에 위치하고 포는 어떠한방식으로 주퇴하며 장전을위한공간과 탄적재는 어디다가 배치 할거며..이런게 기능의 단계이죠. 솔직히 사람이탑승하거나 기계장치가 내장되는 단계라 인체공학이나 기계공학적 설계가 가장필요한 덩어리 깍기와 재배치 작업이죠. 기본설계단계고요.
3.미(실시설계/시공설계)
자 이제 미(심미) 일단 반복(질서,분절,리듬,패턴..)과 강조(비질서,포인트,상징..) 을 어떻게 분배하냐..이부분인데요. 특히 제작(실현)가능한 공법과 재료의 물성을 알고 반복(질서)를 잡고 과하지않고 첫인상을 줄 강조점을 잡아야죠. 똑같은 후방카메라나 전광등 을 달더라도 전체적인 형상이나 상징(강조점)이랑 어울려야 눈에거슬리지않고 넘어가는데..사실 무기글중에 다좋은데 이 눈에거슬리는 부분(천무 얼굴보면 많이거슬리죠?)
하지만 이 3요소고 뭐고 쉽게 일하고 빨리일하여야하면.. 자주봐오고 익숙하면..특히 심미적인건 그냥 넘어갑니다..(그래서 후진조직일수록 선진조직의 유사사례 디립다 팝니다..논쟁도 없고 면피에도 좋고요) 결정적으로 여러사람이 보는 방향이 같아져서(목표점이..) 쓸데없는 갑론을박(소심이들 맘상하고 퇴사..꼰대들 꽁해서 자기무시한다고 틀린거 알아도 일단 배를 산으로 끌고가기..)이 없어서 시간,인력.비용적 출혈이 적죠.
시간상 공돌이도 갈리는 마당에 (심미적)디자이너의 주관을 설득하게 시간을 내줄까요? 전혀요. 이나라는 솔직히 선진조직 따라잡아야해서 여유가없는 후진조직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심미만이 디자인은 아닙니다. 그 앞단이 그 물건의 디자인 당위성과 필요성을 좌지우지 하니깐요. 그리고 심미가 아무리 섹시해도 앞단에서 단추잘못끼면 그냥 미술품..조형물이거요.
디자인이라 함은 이 뒷단의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특히 단가가 비싸고, 규모가 커서 한번 도입만들면 버리기가 까다로운 무기체계,시설,건축물,대형장비,선박 등 일 수록..이 앞단의 작업이 정말 중요한거고요. 상대적으로 심미가 기능을 따른다는게 그래서 맞을수도 있는거죠.
이 나라가 그럴시간을 주지않아 못하는 상황일수도 있고요. (그런 시간을 주는 여유로운 나라는 지구상에 드물고..그래서 잘나가는 디자이너라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선진국에서 많이 배출되는 이유가 있겠죠..)
공학적인 측면에서의 디자인이나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소비재라면 제품을 팔기 위해 그런 비효율적 엔지니어링을 감수하고서라도 마케팅을 위한 디자인요소가 필수적이겠습니다만, 무기 체계는 그럴 필요 없다고 봅니다. 굳이 무기체계가 아닌 일반 산업용 각종 기계들도 마찬가지겠죠. 성능이나 효율에 영향이 없는 마이너한 수준이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미술 전공한 디자이너를 무기 디자인을 위해 채용한 방산업체가 몇이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각 제품들마다 기능성, 인체공학, 경제성(개발부분/ 제조부분/판매부분), 혁신성, 심미성 등등 많은 부분으로 가중치가 나뉘어 지고 비중이 제각각 달리 적용 됩니다.
어떤 것은 기능성보다 심미성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 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것은 경제성에 가중치를 높게 부여 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앏팍한 지식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못된 관습(?) 같은 것이 있습니다. 특히 높으신 분들이 좀 그러합니다. 실제 그 분야를 접해 보시지 못한 분들 이시죠. 그럼에도 그분들이 한마디 하면 무조건 그것이 갑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 전개 됩니다..
작금의 군 장비의 디자인 논란도 그런 현상의 일부 입니다.
Form Follows Function이란 한마디로 재단 해 버리는 것도 결국 디자인이 가해지는 제품에 대해서 무지를 들어내는 것 일뿐 입니다.
제품은 결코 예술품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예술품은 기능성을 제일 우선으로 두지 않죠.
다만 여러 항목들이 조금씩 서로 관여를 할 뿐 완전히 배제 되지도 않습니다.
이왕이면 같은 목적의 같은 기능의 군 장비라면 조금 더 정리되어 생산성에 도움이 되고, 편리성을 위해 다듬어진, 배려성이 추가된 형상이면 좋은 장비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뽀대를 찾고 싶으면, 대놓고 뽀대를 위해서 만드는 군복, 그중에서도 예복이나 정복에서 찾아야지 왜 뽀대하고 전혀 관련없는 무기체계에서 찾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간단히 힌지 부분에서 기능상 없어도 되는 굴곡도 디자이너가 굴곡을 추가하면서 힌지가 강조가 되어 기능이 쉽고 빨리 이해가 된다면 좋은 것이죠.
디자인은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복합적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천무다련장체계의 캐빈 전면의 의미없는 굴곡은 최악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잘 빠진 날틀이 잘 날더라....
5년동안의 공력을 들여서 깎은 디자인이 단 0.5초만의 눈썰미에 의해 판가름 나는 그것이죠....
어떻게 보면 더러워서 못해먹을 그런 종류이기도 할 듯....
유체전공자가 보는 관점에서 그렇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