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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안되면 어쩔 줄 모르는 군대

백선호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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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니고 40~50년 전인 1960~1970년대의 얘기이지만 당시 한국군과 북베트남군에 대해서 "계획대로 안되면 어쩔 줄 모르는 군대"라는 평이 있었고, 1973년 4차 중동전쟁 때 수에즈 운하를 건너는 것까지는 계획대로 아주 잘 했지만 그 다음에 대해서 구체적 계획이 없었고 결국 이스라엘군의 역도하에 일부가 포위당해 궁지에 몰렸던 이집트군에게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66~1969년 주한미군 사령관 Bonesteel 대장의 평

 

While competent and well versed in U.S. Army doctrine, South Korean officers tended to treat American field manuals as prescriptive orders rather than descriptive conceptual approaches. When stumped, they waited for guidance. This did not always come, as Korean officers tended to suppress embarrassing news rather than risk offending their American superiors and advisers. If things went according to plan, the ROK Army excelled. If not, "they didn't know how to operate," as Bonesteel bluntly concluded.56

 

Paul S. Crane, M.D., "Korean Attitudes and Thought Patterns-Prepared for UNC/USFK," in the personal papers of Colonel Walter B. Clark, United States Army (ret.), Charleston, SC; Bonesteel interview, 329, 338; and Clark interview. See also General Westmoreland's similar observations in A Soldier Reports, 313-14.

 

1968년 5월 베트남 DMZ에서 북베트남군과 싸운 미군육군 장교의 평

 

북베트남군은 갖고 있는 통신장비가 좋지 않아서 공격하다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서로에게 소리지르는 것 말고는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 once you disrupted the attack they didn't know what to d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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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_Dork 2015.06.23. 17:13

불현듯 2011년 도호쿠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태때 일본 정부엔 컨트롤 타워도 없었고, 대응 메뉴얼이 없어서 관련 공무원/도쿄전력측에서 허둥댔다고 비웃던 국내 기사 생각이 나네요. 굳이 60-70년대가 아니더라도, OPLAN에 상정된 상황이 아닌 경우(이를테면 SLBM이라던가)에 대처해야 하는 한국군은 과연 어떻게...?

eceshim 2015.06.23. 17:25
Mi_Dork
아시아권 관료, 군 조직의 고질적인 메뉴얼 신봉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일본에서 연구 및 공부 중인데 적정 수준에서 메뉴얼을 따르는 건 기본입니다만 그 정도가 과해서 메뉴얼 없으면 일 자체를 못하더군요 --; 단순한 부동산 보증금 상환처리도 못하던데 --;

우리나라도 대형사건 사고 터지는거 보면 알겟지만. 만약 작계대로 안 흘러가면 어떤 지휘체계혼란과 삽질 작전이 쏟아져 나올지 눈이 보이네요
fatman1000 2015.06.23. 23:18
- 1960년 후반 한국 수준을 고려하면 있는 계획대로는 그런대로 한다는 평 자체가 대단한 칭찬이겠지요.
- 한국군은 그렇다고 쳐도, 북베트남군을 저렇게 평가하는 미군은 왜 월남전에서 씁쓸하게 물러났는지 의문이네요. 미군 철군과 사이공 함락이 월남전에 개입하던 시절 미군 시나리오의 끝은 분명히 아니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백선호 글쓴이 2015.06.23. 23:56
fatman1000

미군은 전투는 이겨도 전쟁은 진 경우죠. 196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상전에 개입했는데 '한판 승부'를 피하고 질질 끄는 장기전으로 모는 북베트남의 전략에 말려들어 '손해 보는 장사'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반전 여론 때문에 1968년 3년만에 의지가 꺾였습니다. 남베트남군은 너무 무능했고.

 

1973년 4월 11일 키신저와 리콴유의 대화록을 보면 남베트남 대통령은 미국이 자신을 버리고 북베트남이 베트남을 통일해 중국과 소련에 맞서게 한다는 피해망상을 갖고 있었고, 키신저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남베트남이 '패배주의'에 빠져 도무지 자신감이 없다고 걱정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https://history.state.gov/historicaldocuments/frus1969-76ve12/d294

 

P.M. Lee: Now let's be frank, or why else should I be here.

Dr. Kissinger: I agree. Thieu is surrounded by second-raters. He is the only one with vision. The problem is to get into his morbidly suspicious head that I am not against him. He thinks I have a deal with the Communists to get rid of him. He believes that I want to unify all of Indochina under Hanoi as a counter weight to the USSR and China. China is not our threat but the USSR is. When China has its second strike capability in 5-10 years. . .

(중략)

Dr. Kissinger: We will do much to help his technological needs. Psychology is the real problem: we need to keep his confidence. If he goes on the offensive militarily and politically, he can win. He holds more cards than the enemy, but he has an inferiority complex. The Viet Cong need the support of the North Vietnamese Army, which is based 400 miles away. But we have to pick the time and the provocation. It has to be something great. If we do something prematurely we have to pay the domestic price.

fatman1000 2015.06.25. 23:43
백선호
- 월남전, 이라크전, 아프간전을 보면 미국도 어떤 경우에는 계획 외 상황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II 2015.06.24. 17:59
fatman1000
미국은 소련이나 중국과의 확전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매우 경계하다보니 항공지원과 북폭에 많은 제한이 있었고 이러한 전략적 전술제한의 희생자는 특히 실전 당사자인 공군과 해군항공대였던 것으로 압니다.
북베트남을 테이블로 끌어낼 명분을 위한 라인배커도 지상군진공을 담보로 하지 않는 맹폭은 결국 전략적 의미가 퇴색된다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IF따위는 없지만 만약 결과론적으로 승리하고 싶었다면, 헬리본을 이용한 거점쟁탈전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고 전면공세로 전환, 기갑을 상륙시켜 북베트남 영토 최북단까지 기계화군단을 진격시키고 전략폭격을 호치민시에 주야간 집중시켰어야 했겠지만..
그것은 소련과 전선 바로 위 중국의 맹렬한 반발을 불러와 비극적인 냉전경착륙의 가능성또한 커서 위기를 느낀 소련은 동시전쟁전략을 위해 재래식전력우위상황에서 늘 진공기회를 노리던 북괴를 사주했을 것이 가장 큰 선택지였을 듯합니다.
공산권을 상대로 두개의 대리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또한 유럽지상전을 위해 개발중이던 전술핵을 고민했을 것이고 이것은 당시 제한적핵공격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련의 오판을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라는 식의 보고서가 철군의 결정을 합리화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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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2015.06.24. 09:44
일본이 사실 정해진 규정 벗어나면 우와 좌왕 하는 특성이 있고....그걸 본 받은 나라가 한국이 아닐런지.......서로 책임지기 싫어하고 몸 사리는 부분도 포함.....
eceshim 2015.06.24. 09:49
minki
참고로 일본어는 같은 뜻의 단어가 2개가 있습니다.
1개는 자기의 책임이라는 뜻이 내포된 단어와
다른 1개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뜻이 내포된 단어죠.
언어 체계에서도 이 나라 특성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메뉴얼 신봉도 메뉴얼대로 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메뉴얼 만든놈이나 그런 시설을 만든 놈에게 책임이 있지 메뉴얼에 있는 절차대로 한 나에게는 책임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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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2015.06.24. 09:54
eceshim
미국도 사실 그런 사례가 없지는 않죠.....2차 대전시에도 명령 받은것과 메뉴얼 대로 하면 안될 것 같은데....현장 지휘관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결국 메뉴얼대로 해서 실패 했지만...책임은 지지 않은...그런 사례들이 있습니다.
캬오스토리 2015.06.25. 04:13

근데 저건 미군 입장 아닐까요...
저희 선친께서도 베트남전 파병 용사시고, 제가 근무했던 사무실에 계시던 육군 대령님들, 해병대 대령님,
그리고 뭐더라... 군 공무원으로 다시 들어오셔서 근무하신분 직함이... 하여튼 그분도 베트남전 파병 용사셔서
소싯적에 어르신들(-_-) 회식하시거나 사담 나누실때 베트남전 이야기.. 참 지겹게 들었는데요...

우리에겐 우리 입장이 있고 (사병이셨던 저희 선친에게도 입장이 있었듯이, 장교셨던 그분들에게도
당시 지휘관으로써의 말못할 고충이 크셨더군요) 그리고 생각외로 이분들이 미국에 대해 그다지
좋은 감정이 없으십니다.

물론 이런건 카더라에 속하니 옮기기에도 좀 민망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당시 군 지휘부에 대한, 그리고 미군에 대한 개인적 감정의 앙금들이 풀리지 않은,
베트남전 당시 일선 한국군 지휘관들의 생각이니 옮기는게 적절친 않을테니... 그냥 접긴 하겠습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각자의 사정이란게 있고, 특히나 한국군 입장에서는...
참 여러가지 복잡한 의미가 있었던 전쟁이었죠.

심지어 못배우고, 돈없어서, 돈벌려고 갔던 장병들을 어떻게든 "한명이라도 무사히, 온전하게
귀국시키는게 내 할일이라 생각했다. 내 결정으로 인해 군사법정에 서는걸 걱정하느니,
내 눈앞의 수하들에게 한문 한글자라도 더 가르치고, 찦차 한대라도 한번씩 더 운전시키는게
더 중요했다. 그래야 돌아가서 뭐라도 해 먹고 살거 아니냐"는 말씀 등등...
저는 여러가지로 기억에 남는 말이 참 많습니다.

참고로...
제 선친께서도 당시 운전 배워서 고향에 돌아왔고, 그 운전실력으로 삼륜차 몰며 사업했고,
그때 배운 기술로 평생 운수업을 하셨습니다.

어쨌든 전투에서의 승리는, 어떤 지휘관에겐 매우 중요할지 모르지만,
또 어떤 지휘관에게는, 그런 승리는 수하들의 피로 따낸 훈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는 지휘관도 있었고,
또 다른 면에선, 여기서 우리가 물러서면 전열이 무너진다는 생각, 그리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함께,
또 한편에선 내 옆, 내 주변에 있는 소대, 중대원들이 남의 나라 땅에서 허무하게 x죽음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이 사이에서 수많은 고뇌를 한 지휘관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도망칠곳 없을땐...
정말 이를 악물고, 서로 독려하며, 그렇게 지독하게 싸워댔죠.
통신이 끊기고, 주변 상황이 어찌 돌아갈지 전혀 몰라도, 어차피 여기 뚫리며 뒤에 본부(중대)진지 있는 경우...
아군 포병이 쏘아주는 폭탄이 내리는한, 당시 파병 한국군들은 이 악물고 싸워댔습니다.
아니, 그것마저 끊겨도, 백병전 상황에서도, 도망가고 싶을때도...
이 악물고 싸워 살아남은...
그래서 동료의 시체와, 동료의 죽음.. 그리고 반 병신이 된 동료를 보았던 분들이 많습니다.

통신이 끊기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한국군이 어쩐다...?
애초에... 작전을 제대로 세우게끔 옳바른 정보를 제공한 적이 얼마나 되었는지...
미군 스스로 자문해봐야겠지요.
정보를 비롯해 각종 지원 우선순위는 어땠는지..
본인들도 자성해보고 입을 열어야겠지요...
(한국군 사령관에게 작전권이 있었으니 그쪽 책임이다...? 그럼 베트남전에 참가한 미군 지휘권 전체를 이양해놓고 그딴 말을 하던가..)

뭐 그쪽도 할말 많겠지만, 어쨌든 저는 이리 생각합니다.

진짜 까놓고 말해서... 이게 1990년대 말이었다면...
그때 베트남전 참전한 한국군 지휘관들이랑 미군 지휘관들 붙여놓았으면...
그럼 아마 서로 할 이야기 참 많았을겁니다.

물론 그쪽의 입장도 들어야 하는거 맞고, 거기서 우리가 뭔가 배울점이 있는것도 많겠죠...
인정합니다.
하지만 단 몇줄로 폄하당한다는것...
이건 솔직히 내가 이런 글을 쓰는게 맞나 틀리나... 몇번을 생각했지만, 정말 아닌건 아니라고 해야겠다 싶습니다...

같이 작전한, 아니 정확히는 미군 산하에서 작전권 가진 연합군에게, 이런 소리할만큼, 미군은 정말 잘해줬는지...
저는 제가 들은 한국군 장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마 이 이야기...
파월 당시의 용사 및 장교/장성들께선 할말이 무지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일선 지휘관들의 의견들이 이럴진대, 하물며 작전권 아닌 작전권을 쥐었던 주월 한국군 사령관과
그 밑의 지휘부...
모두 미군에게 할말 많겠지요.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2015-06-24 05.59.5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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