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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의 서베를린 - 프롤로그.

22nd | 문학 | 조회 수 543 | 2016.01.16. 14:56

 

 

* * *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는 건 어느 정도는 인종에 대한 편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아무튼 그가 아는 독일인들은 시간을 매우 잘 지킨다. 시간 약속은 지키기 위해 잡는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던 그가 생각하기에 이것은 퍽 좋은 국민성으로 해석되었다. 
 
  이것 역시 듣는 사람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서 지독히 인종적인 발언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심한 견해이긴 하지만, 적어도 무슬림들보다는 나아 보였다. 저 놈들이 몇 년 전에 가봤던 베이루트 같은 데 득시글 거리는 무슬림이라면, 약속이 캔슬될 확률은 몇 배씩 높아지기 때문이다. 
 
  약속 시간에 맞춰 나왔는데, 상대 쪽에서 몇 시간씩 늦거나 아예 캔슬해버리고,‘인샬라'로 때워버리는 일을 연속으로  서너번정도 경험하면 누구나 그런 편견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그가 당사자들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그쪽에서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을것이다. 
 
  그는 그들의 약속에 나오기로 예정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거기다 결정적으로 그는 약속을 파토내기 위해 찾아오는 트러블 메이커가 아니던가.
 
  “<레이저>(Laser), <닥스훈트>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저 새끼 차 졸라 거지같은데요. 10초 후에 시야에 들어 올 겁니다. 4, 3, 2, 1, 쨔잔 - .”
 
  방금 입을 연 <램> 매튜 쿠퍼( <Ram> Matthew Cooper) 중사(SFC)의 바로 옆, 방탄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는 <이블> 에드워드 에릭슨(<Evil> Edward Ericsson) 상사(MSG)가 독일에서 보낸 세월은 대충 2년정도 된다. 
 
  한번은 82년 5월부터 83년 5월까지, 그리고 88년 5월부터 지금까지. 지난 2년여간의 경험으로 독일에 대해 가진 여러가지 이미지 혹은 편견 중의 하나를 꼽아 보자면, 독일이란 나라는 국산차가 벤츠나 BMW인 멋진 나라이다. 그러므로 골목 구석에 방탄 벤츠를 대어 놓아도 신경 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퍽 괜찮은 일이었다. 그곳에 그들이 있었다. 
 
  두 명의 사내가, 운동화에 청바지같은 캐주얼한 사복차림으로, 귀에는 이어폰을 꽃고 상반신엔 시커먼 방탄복을 하나씩 걸치고서 시커먼 자동화기를 몸에 밀착시켜두고 있었다. 
 
  그런 두 사내가 타고 있는,  적당히 때가 탄 흔한 중고차로 위장된 방탄 벤츠의 앞을 가로질러서, 고맙게도 약속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난 낡은 구형 모델의 비틀이 멈춰서고, 뒷좌석에서 사람 하나가 차의 밖으로 몸을 옮겼다.
 
   벤츠의 조수석에서 맞은편 골목을 주시하고 있던 쿠퍼 중사가 MP5 기관단총의 총열덮개에 장착한 포어그립에 대고 있던 왼손으로 무전기의 송신 키를 누른 후 조용하게 중얼거리듯 교신했다. 저 쪽에서 대답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모 나라 공작원들을 연상케 하는 일방통행형 단파방송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 - 표적 확인. 미안하지만, ‘2’에서 보였다. 골목길에서 나오는 모습을 확인. 재킷의 오른쪽 주머니에 권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거기 차 안의 둘은 혹시 모르니까 차 번호판 식별 가능하면 좀 확인해줘. <로즈>(Rose), 준비됐어?]
 
  [ - 준비 완료. 아무튼 백업 잘 부탁해. 난 혼자 들어가니까, 그쪽에서 삽질하면 골로 가는거라구.]
 
  <레이저>나 <로즈> 라고 불리는 목소리는 무전 교신음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깔끔하고 알아듣기 쉬웠다. 일반 땅개들이 쓰는 물건으로는 이런 음질을 청취하기란 쉽지 않다. 역시 비싼 돈 들여 직접 고른 물건이니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상대방의 성별의 추측마저도 가능할 정도의 음질.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로즈>가 여자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블>이란 촌스러운 콜사인의 사내는 손에 들린 MP5를 다시 한 번 쳐다봤다. 지금의 부대에 발을 들이밀고서 좋건 싫건 익숙해진 총이다. 그리고 좋은 총이니 큰 불만은 없다. 그가 더 좋아하는 CAR15은 이런 차내에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크기이니, 역시 차 안이나 비좁은 실내에서 만지작거릴 땐 개머리판이 쑥 들어가는데다 총열도 훨씬 짧은 이 독일제 기관단총이 지금 상황에선 제일 나은 선택인 것이다.
 
  [ - <닥스훈트>가 식당에 들어간다. <로즈>, 너도 슬슬 들어가야지?]
  [ - OK. 잠시 교신을 끊을게. 잘 지켜보고 있으라구.]
 
 
* * *
 
 
  위대한 사회주의 혁명을 위하여 그가 총을 손에 잡았을 무렵엔 이미 적군의 황금기가 끝나버린 지 오래였다. 사실 조직의 황금기를 경험했던 기라성같은 핵심 조직원들이 거의 다 감옥에 쳐박혔거나 GSG9의 9밀리 권총탄에 벌집이 되어버린 지금에는 정말 자신들이 혁명을 위해서 이 짓거리를 한다는 생각이 안 들 때도 많았다. 진정한 ‘혁명'의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복수심? 미련? 이런 걸 관성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그가 체크 포인트 찰리를 넘어온 KGB, 슈타지의 요원들과 접선해 물건을 건네 받은지도  이틀 째. 일정은 크게 지연되는 일 없이 원만하게 진행되어 어느새 이번 관광의 대단원에 다다르고 있었다.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 차창 너머로 들어왔다. 뒷골목과 번화가가 만나는 바로 그 골목 입구에 차를 세워둔 그는 문을 가볍게 닫으며 나왔다. 화창한 봄 날씨에는 그가 걸치고 있는 얇은 자켓은 그닥 어울리진 않았지만, 역시 날이 어두워지니 제법 선선한 것이, 남들이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아 다소 안심이 되었다. 
 
  오른쪽 주머니 안에는 조그만 PPk/S 자동권총과 소음기가 서로 분리된 채로 들어있었다. 이 곳에 와서 받은 물건이었다. 동-서독의 국경은 삼엄한 경비를 받으면서 통과하는 곳이고, 이런 곳을 지날때 위험한 것을 지니고 간다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는 짓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아예 안 가지고 가는 것이다. 물론, 그가 여기에 고작 이런 영국 제국주의자 스파이나 가지고 다닐 것 같은 꼬맹이 권총을 받자고 이곳에 온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이것이 그의 진짜 무기였다. 그의 왼쪽 어깨에 메여있는 아디다스 스포츠 가방.  그 안에는 자본주의 문명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들어있었다. 돈은 어디까지나 두번째로 강력한 물건에 불과하다. 가방 안에는 정교하게 위조된 달러가 들어 있었다. 기왕이면 공작금을 사용하더라도 자본가들의 경제에 최대한의 타격을 줄 수 있도록. 그리고 이 짝퉁 달러의 주인은 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싸구려 전자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여덟 시 사십 팔분. 딱 이분 일찍 나왔다. 약속은 지키라고 정해준 것이다. 적당하게 나왔다. 대도시 다운 적당히 칙칙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동지 둘을 차 안에 남겨두고 여유롭게 골목에서 거리로 기어나온 그는, 고개를 한번 쭉 돌려 약속 장소를 그의 시야에 넣었다. 
 
  오른쪽으로 몇 걸음만 가면 나오는 3층 건물의 2층에 소재한 한국 식당 <서울 식당>. 한국 음식은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긴 하지만, 장소는 그가 정한 곳이었다. 사실 이곳은 믿을만한 동무들이 운영하는 비밀 아지트이기 때문이다.
 
  계단을 밟고 성큼성큼 올라가 문을 여니, 안면이 있는 ‘종업원’ 몇명이 눈웃음으로 가볍게 인사한다. 그는 역시 가볍게 미소지으며 응대하고, 식당 안을 훓어봤다. ‘종업원' 한명이 약간 어색한 억양의 독일어로 내게 말했다.
 
  “예약석은 창가 끄트머리입니다. 고객님.”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넓지는 않은,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그렇게 좁지는 않은 식당 내부는 한산했다. 몇 안되는 사람이 있는 테이블의 태반은 한국인들로 생각되는 동양인들이 있고, 백인이 있는 테이블은 두 군데, 그나마도 예약석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불과했다. 듣는 귀를 크게 걱정 할 필요는 없는 자리다. 가져다준 물 한모금으로 입 안을 가볍게 적셨다.
 
  잠시 뒤, 현관에 메달린 벨이 가볍게 딸랑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한 백인 여성이 보였다. 실제로 본적은 한 번도 없지만, 인상착의는 몇 번 들어본 그 여자와 흡사했다. 종업원과 몇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 예약석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갈색의 긴 생머리. 만나기로 한 <로자>가 거의 확실해 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로자라고 합니다. 가벼운 인사까지 주고 받았다. 하지만 최소한의 확인작업은 필수이다.
 
  “동생분 건강은 좀 괜찮습니까?”
 
  “닥터 덴마 말로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네요.”
 
  무언가 일이 틀어졌다는 경고를 하려면 건강이 안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가 만날 상대가 아니라면 아예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모르고 있을테고 말이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죠, 프로일라인 <로자>. 대금은 여기 있습니다.”
 
  무게가 장난 아니라 솔직히 가지고 오는데 애를 조금 먹었던, 테이블 아래에 내려뒀던 스포츠 가방을 그녀의 발치로 밀었다. <로자>는 고개를 숙여 내용물을 확인했다. 
 
  결국은 장사꾼인 주제에 좌파계열의 혁명사업과 그것을 위한 암거래에 발을 조금 걸치고 있다는 이유로 겁도 없이 로자 룩셈부르크의 이름을 가명으로 사용하는 별로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여자. 도대체 뭐하는 여자이길래 KGB에 연줄이 있어서 공신권과 유럽 내 좌파 게릴라들의 무기 암거래에 빠질수 없는 위치까지 오를 수 있던걸까. 실제로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인 여자지만, 자본가같은 느낌을 풍기는 여자라서 그런지, 역시 앞으로도 친해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저 여자는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제법 반반한 얼굴에 화색을 띄면서, 
 
  "확실하군요. 이틀 안에 함부르크에서 물건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멍청한 년. 저 벤저민 쪼가리들이 전부 짝퉁이란걸 알았을때의 표정이 살짝 궁금해졌지만, 아직은 그걸 알려줄 때는 아니다. 필요한 물건들이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그는 왼쪽 바지 주머니에서 바로 그 물품들의 리스트를 꺼내 로자에게 건네줬다.
 
 
  "그리고 이건 두번째. 늦어도 6월 25일까진 부탁합니다."
 
 
  "칼라시니코프에 셈텍스야 뭐 그렇다 쳐도, 휴대용 대공미사일?"
 
 
   "아, 그건 대리구매입니다. 프로일라인 로자. 북아일랜드의 동지들이 구하는 물건이지요. 요즘 그 친구들이 중화기를 못 구해서 안달이 났더군요. 베트남 동지들처럼 테트 공세라도 벌이려는지 모르겠습니다."
 
 
 * * * 
 
 
  어느새 거리는 한산해져 있었다. GSG9 친구들은 신속하게 건물의 창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폴리스 라인을 치고 인원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었다. 
 
 
  낡은 비틀의 안에서 운전대를 잡고 대기하던 <닥스훈트>의 두 동무들은 이미 운전대와 좌석에 몸을 쳐박고서 피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로즈>의 교묘한 유도심문에 낚여 <닥스훈트>가 그들이 원하던 사안인, KGB와 적군파간의 직접 연결에 대해 아무렇잖게 실토하는 순간, <로즈>는 약정해둔 신호로 소리없이 그들의 재판 없는 사형집행을 지시했다.
 
  무전 교신을 통해 파란 불이 들어오자 마자, 방탄 벤츠 안의 2인조는 차 문을 열고 내려서는 그들에게 머리통을 보이고 있는 비틀 안의 두 테러리스트의 뒷통수에 9밀리 권총탄 세례를 퍼 부어 주었다. 
 
  소음기의 각종 방음대책을 거치며 점점 그 소리가 줄어든 권총탄 몇 발이 그들의 숨통을 끊어놓는 동안 피해자들조차 인지를 못하는 그 죽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이블>과 <램> 둘 뿐이었다. 그들이 무난하게 처리했음을 알리자, 곧바로 구석구석에 숨어있던 경찰차와 GSG9의 승합차들이 도로와 골목을 차단했다. 이젠 내부 정리만 남은 것이다.
 
  탄창 두 개가 연결되어있는 클립. 기껏해야 대여섯발 내외밖에 사용하지 않은 탄창이었지만. 그들은 클립에서 그 탄창을 제거하고 탄입대 안에 들어있던 새 탄창을 클립에 다시 결속했다. 일이 예정대로 풀린다면 탄창의 남은 잔탄만으로도 쉽게 해결되겠지만, 총질이 일상이고 직업적으로 항상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들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었다.
 
  그들은 중고차에 쳐박힌 두 구의 시신을 지나쳐 대로로 나와, 식당의 창 밖으로 그들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게 같은 쪽 블럭의 건물 벽에 착 달라붙어 식당이 붙어있는 5층 건물까지 이동했다. 
 
  큰 길가로 기어나온 <이블>과 <램>의 방탄복에는 어느새 찍찍이로 독일 국기가 붙어있었고, 얼굴 위에는 눈구멍 하나만 뚫린 검은 발라클라바가 덧씌워지고 있었다. 지금 차단선을 치고 백업을 준비하는 진짜 독일 업계인들이 보기엔 눈 가리고 아웅이지만, 적어도 아예 관심이 없거나, 어설프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 상대로는 이정도면 충분한 '위장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터였다.
 
  [ - <이블>, <램>, 조심해. 지금 식당 안 분위기가 조금 많이 수상해.]
 
  저격 팀의 <레이저>로부터의 연락에, <이블>은 조용히 속삭였다. 성대마이크를 쓰니까 이 정도 목소리여도 충분히 크게 들릴 터였다.
 
 
  "무슨 일인데?"
 
 
  [ - 너희들이 문가에 오니까 카운터에서 지들끼리 수군거리더니 갑자기 커튼을 치기 시작했어.]
 
 
  하필이면 그들이 다가오자 마자 자기들끼리 쑥덕대더니 커튼을? 커튼을 치게 됨으로서 건물 내부는 외부의 관찰과 도청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었다.  서독 국경경비대 제 9반과 이들의 저격팀은 이로서 완전 무용지물이 되었다. 
 
  창가를 올려다 보니 아까 전까지 안이 훤히 보이던  창가에 이젠 커튼까지 쳐 놓은게 직접 시야에 들어왔다. <레이저>의 옆에서 <스탈린>이 안에서는 화분에 가려서 보이지 않게 교묘하게 조사하고 있던 레이저 도청장비 역시 커튼을 쳐 놓고서는 도청을 포기한 듯 창가에 붉은 점은 보이지 않았다. 
 
  <로즈>가 장난감 몇개를 숨기고 갔긴 했지만 그건 도청장치가 아니라 증거 채증용 녹음기인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내부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좀 많이 아쉬웠다. 전략적 기습은 실패한 것이 틀림 없었다. 식당 종업원들도 처음 그들이 생각했던 것 과는 달리 적으로 간주해야 할 상황임을 인지한 <이블>은, 몇 초의 짧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들을 정리한 뒤, 변경된 작전을 하달했다. 취소하기엔 너무 늦었다. 전략적 기습이 실패하면, 전술적 기습이라도 노려볼 생각이었다. 
 
  “일단 저 친구들에게 먼저 말하고, <B계획>으로 넘어가지.”
 
  “<A계획>대로 되는 날은 언제나 없네요. 제기.”
 
  무전기를 잡고 주파수를 조금 바꿨다. 독일어가 막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기다 대고 독일어로 무어라 웅얼거리자, 저 쪽에서 위장포가 씌워진 티타늄 방탄헬멧과 회색 반 검정색 반 느낌의 작전복을 걸친 두어명의 요원들이 지하실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벤츠의 2인조’ 역시 헬멧에 장착해 둔 물건을 눈가로 내렸다. AN/PVS-7 야간투시경. 이전에 쓰던 PVS-5에 비해서 시야는 다소 좁지만, 화질 등을 비롯한 여러 점이 개선된 따끈따끈한 신형이다. 정규군은 물론, SFG에서도 아직은 이 놈을 구경하기란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그들은 언제나 최신식 장비를 사용했다. 그냥 사오는 것이 아니라, 최신식 장비의 ROC를 그들이 직접 요구해서 그에 맞는 장비가 만들어 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그것들은 곧 다른 조직, 다른 국가 특수부대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빠르게 확산된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단순히 좋아보이는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서방권 특수부대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이다. PVS-7의 좁은 시야가 맘에 안들면, 그들은 애로사항을 건의 할테고, 그러면 새로운 야시경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것이다.
 
  그들이 지금도 받들어 모시는 큰형님 SAS가 60~70년대에 그래왔던 것 처럼, 이제 그들 역시 단순한 장비류에서부터 그들의 노하우와 전술 등에 이르는 많은 것들을 동맹국의 특수전 부대에 전파하는 스승의 역할까지 도맏아 하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수행하려는 실내전 역시, <이블>이 제작년에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가르쳐 주던 기술이기도 했다. 
 
  <이블>은 문득, 자신이 쳐들어 가는 곳이 한국 식당이라는 점이 생각났다. 좀 우스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의 와중에서도 몸은 수없이 반복 숙달 해 왔던 전술적 행동을 하며, <램>과 함께 계단을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을 확인해주며,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발을 올렸을 때 즈음, 독일 친구들의 연락이 왔다. 꽤 깔끔한 발음의 영어였다. <이블>이 대답했다.
 
  “좋아, 전원 차단해.”
 
 
* * *
 
 
  그래, 그 녀석이 주는 돈이랑 무기는 쥐꼬리만큼이면서 당장에라도 정부를 뒤엎어버리길 기대하는 KGB에 대해 성토 한답시고 한심하게 뒷담화를 끼는 것을 건성으로 대꾸해 주고 있던 무렵의 이야기였다.
 
   갑자기 식당 종업원들이 자기들끼리 웅성거리더니, 창문으로 달려가 커튼을 치는 것이었다. 손님들은 안중에도 없는 그 무례한 행동에 화가 났는지, 한국인 손님들은 한국어로, 한구석의 백인 손님은 독일어로 무어라 항의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식당 종업원 하나가 그들의 예약석으로 다가와 <닥스훈트>에게 한 말은 조금 충격이었다.
 
  “동무, 서독 괴뢰정부의 특공대가 왔소.”
 
  “Was?”
 
  사실 나도 조금 다른 의미로 <닥스훈트>가 한 말을 속으로 읊조리고 있었다. 약속장소를 저놈이 정했을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이 동양인들도 실은 저 빨갱이새끼랑 한패였다니. 작전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해준 CIA에서는 건물의 위치와 구조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꽤 자세히 알려줬으면서 정작 제일 중요한건 빼 먹은 것이다. 
 
  베이루트에서 몇 년을 굴러먹은 나도 속여넘긴 이 식당 종업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놈들은 자칭 해방군 비스무레한 얼치기 테러리스트들이 아닌, 나름 시궁창 짬밥 좀 먹어본 녀석들이 틀림 없어 보였다. 지금 눈 앞의 <닥스훈트>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을 동지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발을 동동구르고 있었지만, 나는 이번에도 대충 건성으로 받아 주면서 나름대로 내 살 길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악!”
 
  그 와중에도 한국어로 이런저런 고성이 오갔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건 저 여자의 비명밖에 없다. 왜 저렇게 소란이냐고? 저들이 본색을 드러냈거든.
 
  카운터 안에서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과 스콜피온 기관권총을 꺼내들고 순식간에 인질이 되어버린 옛 손님들을 향해 윽박지르며, ‘종업원'들이 그들을 한 구석에 몰아넣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나 같은 예약석 손님들은 예외였다. 
 
  무언가가 들어있다는 티가 확 나서 사람 은근히 신경쓰이게 했던 오른쪽 주머니에서 제임스 본드 권총을 꺼낸 <닥스훈트>가 쓰잘데 없는 소음기를 돌돌돌 돌려서 끼우면서 폼 재는 동안, 웨이터 하나가 이쪽으로 체코제 자동소총 두정을 들고 와서 테이블 앞에 내려놓았다. 
 
  상태가 꽤 좋아보이는 물건이었지만, 자신을 테러리스트와 혼동시킬 여지가 있는 물건이라 이걸 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실내전 훈련을 받으면서 내가 인질 역할로 들어있는 킬 하우스에서 몇십 센티 간격을 두고 총알이 휭휭 날아다니는 살벌한 경우는 여러번 경험했지만, 이건 조금 더 위험한 경우였다. 
 
  화력이야 물론 자동소총이 압도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잠깐이나마 저쪽이 날 테러리스트로 인지하게 만드는 소품. 만약 이곳에 돌입하는 인원들이 같은 팀원들이 아닌 독일쪽 사람들이라면 이쪽이 누군지 알지도 못할테니 그냥 최우선 제거대상인 여성 테러리스트로밖에 안 보일 것이다. 허나, 그렇다고 당장 이것을 잡지 않으면 그것도 만만찮게 위화감을 줄 것 같아서,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면서 소총을 잡았다. 
 
  유리병을 깨는 소리가 나서 그쪽을 보니 인질들을 구석에 몰아 앉혀놓고 신발을 벗긴 다음에 주변에다가 유리 조각들을 뿌리고 있었다. 단순하지만 잠깐 발을 묶어두긴 의외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Scheiße, 어쩐지 너무 쉽게 일이 풀린다 싶었어.”
 
  복잡한 사람 속도 모른 채 자동소총의 탄창 안을  확인하며 툴툴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면상에다 니킥을 한방 먹여 주고 싶었다. 그 때, 갑자기, 내부 조명의 전원이 전부 꺼지고, 커튼까지 쳐 두고 있던 실내는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눈 앞도 안 보이는 어둠에 당황한 몇몇 빨갱이들중 하나가 그 와중에서 플래시라이트를 하나 찾았는지, 그와 멀지 않은 테이블에서 조그만 불빛이 하나 들어왔다. 테이블을 쓰러트려서 몸을 숨길 공간으로 쓰고 있는 듯 했는데, 이제 보니 나무긴 해도 얇은 합판 쪼가리가 아닌 늑대굴에서 히틀러를 살린 그런 테이블처럼 보일 정도였다. 9밀리 권총탄으로 저 정도는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 펑.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매장 입구쪽이 아닌 계단쪽의 뒷문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나는 알고 있었다. 세 번 들릴 것이다. 3 초 뒤에 벌어질 한바탕 유혈극을 예고하는 세 번의 카운트, 거의 1초 간격으로 울리는 세 번의 연속적인 파열음. 킬 하우스에서 인질이나 테러범 역할로 실내에 들어있어보면 자주 들어보게 되는 소리이다. 
 
   - 펑.
 
  12게이지 산탄총이 경첩 두개를 날린 짧은 순간 속에서, 나는 곧이어 벌어질 상황들을 빠르게 머리 속으로 정리했다. 문이 개방되면, 그 다음은 플래시 뱅이다. 손전등 불빛 하나가 전부인 극히 어둠침침한 실내에서, 그 효과는 몇 배가 될 것이다. 
 
   - 펑. 
 
  멍청하게도, 다들 이제서야 뒷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몇몇 ‘눈치가 빠른’ 동무들은 소리가 나는 쪽에다 대고 몸을 내밀며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누나가 하나 가르쳐 줄게, 병신들아. 이럴 땐 말이지,
 
   - 쿵!
 
  일단 몸을 숨기고 눈부터 감는거야. 
 
 - 번 -------------------------------------------------------------------------------- 쩍!  
 
 
* * *
 
 
   문 앞에 다다른 <이블>은 위치에 자리를 잡으며 야시경을 들어올렸다. <램>은 문에다 대고 몇 번의 장난질을 치기 위해서 조금은 더 야시경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램>이 열어준 문에다가 그가 개구쟁이 열 살때 모르는 사람 집의 열린 현관문 안에다가 그랬던 것 처럼 위험한 폭죽 하나를 던져놓고 나서부터는 기관단총의 윗총몸에 장착한 큼지막한 맥라이트가 그 역할을 대신 해 줄 터였다.
 
  “개방합니다.”
 
  산탄총의 약실에 실탄이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램>은 <이블>에게 그렇게 말하고선 몸을 움직였다. 문가에서 연속적으로 묵직한 산탄총의 총성이 세번 이어졌다. 경첩에 두번, 문고리에 한번. 그리고 있는 힘껏 문을 꽝! 걷어 차는것이 대충이나마 암적응이 된 <이블>의 시야를 통해 흐릿하게 보였다. 그 다음은 <이블>의 차례였다. 플래시뱅은 벌써 그의 손에 들려서 안전핀까지 뽑혀 있었다.
 
  밀폐된 공간에서는 소리가 비교적 크게 들리는 편이다. 플래시 뱅 역시 지붕이 뻥 뚫려있는 킬 하우스에서보단 훨씬 시끄럽게 터졌다. 실전의 느낌이다. 잽싸게 문 안으로 들어간 나는 본능적으로 구석까지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신참때는 진입을 하다가 문가에서 방 안의 적이 보이자 마자 본능적으로 걸음을 멈추고 눈에 들어온 표적들을 향해 총알을 날려대다가 팀의 진입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 망신을 당한 적이 몇 번 있었다. 햇병아리 시절의 이야기다.
 
 
  몸을 멈추고, 맥 라이트의 스위치를 켜서 실내를 제논 탐조등처럼 밝은 빛으로 꽉 채웠다. 빛을 조사당하는 입장에선 눈 도 못 뜰 정도의 그런 광량. 짧은 순간에 시야에 들어온 네 개의 표적의 우선순위가 만들어졌다.
 
   가장 위험한 녀석은 이쪽에 총부리를 들이밀고 있는 채 눈을 가리고 입에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두 녀석. 그 중에서 <닥스훈트>는, 금발단발의 백인 여성이 뒷통수를 후려갈기며 무력화시키는게 보였다. 위장따윈 집어치우고, 피아식별을 최우선으로 한 느낌. 알아보기 편해서 좋긴 했다.
 
  최우선 표적은 하나 남았다. 조정간은 단발으로 돌려놓은지 오래였다. 반 쯤 당겨두고 있던 방아쇠에 적당하게 힘이 들어가고, 놈의 상반신에 빨간 꽃같은 피보라가 언뜻 생겨났다.
 
 
* * *
 
 
  익숙한 이명이다. 시야는 이미 폭발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돌린 상태에서 눈까지 감고 있었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거기다 결정적으로, 실내에서 플래시뱅이 펑펑 터지는 불쾌한 경험 따위는 테러리스트나 인질 역할을 할때 지겹게 겪어 본 일들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나는 별 혼란을 느끼지 못했다. 충분한 교육훈련과 반복숙달. 이것이 전투중에 당신의 목숨을 구해주는 가장 큰 요소이다. 
 
  난 체코제 소총 따위는 아까 경첩을 날려버리던 때 이미 손에서 놓아버렸다. 대신에 왼쪽 겨드랑이에 숨겨두고 있던 손에 익은 .45구경 자동권총을 꺼냈다. 정규군 애송이들은 뭐가 불만인지 이 멋진 권총을 버려두고 물개새끼들처럼 이탈리아제 물총을 신형이랍시고 받아들고서 자랑질을 해 댔지만, 난 언제 슬라이드 조각이 내 면상을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그런 폭탄에 목숨을 맏기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짓은 화력밖에 몰라서 권총과 수류탄을 헷갈리는 멍청한 물개새끼들이나 하는 삽질인 것이다. 
 
  권총을 쥔 손으로, 내 옆에서 정신줄을 놓고 헤롱거리는 <닥스훈트>의 뒷통수를 제대로 찍었다. 놈이 풀썩 쓰러지는걸 확인하며, 난 몸을 굴려 내 쪽으로 굴러온 플래시를 왼손으로 낚아채고 왼손 손목 위에 1911을 파지한 오른손을 올리고서 진입조 (아마 <이블>과 <램>으로 짐작되는)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주방의 두 녀석들에게 미간에 더블탭을 먹여 주었다. 역시 이 놈이 방아쇠 감 하난 죽여줘요, 하여튼. 다음 표적을 찾아 식당을 전체적으로 슥 둘러보니, 이미 모든 표적들은 빨간 물감을 바닥에 흥건하게 흘린 채 뻗어 있었다.
 
  “클리어!”
 
  “클리어!”
 
  “클리어!”
 
  이후 주방 내부나 화장실 등 구석 구석을 살펴 보았지만, 놈들은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다. 아까 냄새를 맏은 순간부터 녀석들은 안에 쳐박혀 있던 녀석들도 다 기어나와서 방어태세를 갖춘답시고 허둥대고 있었으니까.
 
  놈들은 이쪽이 진입한다는 사실을 알아 채고서도 제대로 저항도 못 해보고 쓰러졌다. <램>이 케이블 타이로 손목을 결박시킨 <닥스훈트>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기절해 있었다. 형편없는 남자. 다시 건물에 불이 들어왔다. <이블>이 말을 걸어왔다.
 
  "맘에도 없는 데이트 하느라 고생 많았어. 남자는 좀 어떻디?"
 
  "표적으론 몰라도 남자로썬 사절이야. 입은 가볍고, 은근히 잘난척하는데다, 필요한 순간엔 무능하고, 결정적으로 못생겼어."
 
  <이블>이 내게 검정 발라클라바 하나를 던져줬다. 그것을 뒤집어 쓰면서, 머리가 눌리는게 조금 신경 쓰였다. 처음 내가 몸을 숨겼던 그곳을 돌아보니 긴 머리칼의 여성용 갈색 고급 가발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주워서 먼지를 툭툭 털고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소중한 세금으로 구입한 이 한국제 자연모발 가발 역시 미 합중국 정부 재산이니까.  
 
  접선 장소에서 생각도 못한 트러블이 생긴건 장소를 보고 했는데도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아봐주지도 않은 CIA의 잘못이니까 거기다 대고 따지면 되고, 우리는 어쨌든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다. 베이루트나 벨파스트의 어디라면 몰라도, 서베를린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은 짐작도 못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사실은 일상다반사로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그 중에서 미국의 국익에 부합되는 일에, 우리들이 간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해치우는게, 바로 우리들이다. 미 합중국의 숨겨진 칼날, 세자릿수 단위에 불과한 세계 최강의 인간병기들. 척 노리스랑 리 마빈이 마시일 쏘는 오토바이를 타고 나와서 뒤돌려차기나 하는 시시껄렁한 마초 액션영화는 잊어라.
 
  우리가 진짜 델타포스다.
 
 
of Sunny day : West Berlin -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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됴취코님의 전쟁만화 프로젝트 '맑은 날의'(of Sunny Day)의 팬픽입니다.

 

원작은 1989년 5월 양 진영의 사소한 판단착오가 3차대전으로 이어진 세계의 독일 전선에 위치한 미 육군 제 2기갑기병연대(2ACR) 예하 부대의 몇몇 부대원들과 종군기자를 주인공으로 삼는 만화인데, 본편이 제대로 연재되기도 전에 팬픽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영감을 받은 것은 군사소설가 김민수님의 논픽션 '델타포스'를 읽던 중이었습니다. 과거 냉전기 델타는 서베를린에 대테러작전을 위해 신속대응팀(HRT: Hasty Response Team)을 상주시키고 있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여기서, 저 세계관에서라면, 체제 대결의 최전선에서 미군 최고의 정예 요원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한번 부족한 망상력으로나마 글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됴취코님의 허락을 얻어, 공식 팬픽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세계관 제공과 여러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조언/자문을 해주시고 일부 삽화까지 제공해주신 됴취코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서베를린 파견 델타 HRT 'H팀'의 다섯 구성원을 소개하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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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 제인 하코트(“Rose” Jane Harcourt)

- 1959년생, 1989년 현재 30세. 신장 173cm. 여성. CW2(2등 준위)

 

  아버지가 10특전단에 배속되어 서독에 파견나와있던 도중 출생한지라 출생지는 서독. 이후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서독에서 생활했기에 독일어에 적응이 빠른 편이었다. 학창 시절은 미국(노스 캐롤라니아 포트 브랙의 아버지 관사)에서 보냈으며, 78년에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 입대. 정보병과에서 군 생활을 시작하여 이후 정보 분석 임무에 종사하며 해당 분야에 두각을 드러내어 1983년, 델타포스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후 “오퍼레이터”(Operator)들과 동일한 전투 훈련을 무사히 수료하고 1등 준위(CW1)로 진급과 동시에 정보 수집 - 분석팀인 “퍼니 플래툰”에 배속되었다. 이후 3년 간 레바논에 파견되어 델타 요원들의 임무를 지원하였으며, 85년의 TWA 847기 납치 사건 당시에도 베이루트에서 관련 임무를 수행했다. 86년부터는 바더 - 마인호프단과 중동 테러단체, 그리고 소련의 커넥션에 연관된 정보 교류를 위해 서독에 파견, 87년부터 서베를린의 델타 HRT팀의 정보분석관으로 부임하여 동 - 서독을 오가는 ‘위험인물’들과, 동/서베를린 내 소련 정보망의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블” 에드워드 에릭슨(“Evil” Edward Ericsson)

- 1953년생, 1989년 현재 36세, 신장 182cm, 남성. MSG(상사)

 

  빅 애플에서 출생, 73년에 군 생활을 시작, 제 1특전단에서 군 경력을 시작했으며, 당시 주특기는 폭파. 75년부터 76년에는 SFD-K에 파견되어 1년간 한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1979년에 델타포스에 발을 들이밀었다. 이글 클로 작전당시 ’블루 팀’의 일원으로 MC-130에 몸을 싣기도 했었으며, 계획으로만 끝난 2차 구출 작전인 허니 뱃저 작전의 참가 역시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 갓 창설된 TF-158(현 160th SOAR의 전신)에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형 침투헬기인 MH-6의 시험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후 82년부터 83년까지 서베를린의 HRT에서 1년간 근무 하였으며, 그레나다 침공작전 당시에는 추락한 블랙호크의 생존자를 구출하기도 했다. TWA 847기 납치사건 당시에는 그가 소속된 작전팀이 베이루트에 투입되어 제인과 호흡을 맞춰 본 경험이 있다. 여객선 아킬레 라우로호의 납치 당시에도 진압부대원으로 선발되어 진압작전에 참여할 뻔 하기도 했다.(다들 알다시피 인질극이 흐지부지 끝나서 구출 작전도 없던 일로...) 

 

  이후 86년엔 한국에서 707 특임대대의 군사고문으로 파견되어 1년간 한국에서 다시 근무한 바 있으며, 88년부터 서베를린 HRT팀의 팀장 직무를 수행 중. 89년 5월 현재 곧 교대하여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여담이지만 콜사인은 레이건의 연설에서 파생되었다. 보안상의 이유로 새 콜사인을 만들어야 했던 시점에 레이건이 유명한 “Evil Empire”드립을 쳤고, 묘하게 그의 이름 이니셜과 맞아떨어져 모두들 그를 “Double E”, “Delta Echo”, “Commie"같은 식으로 불렀기 때문. 그래서 콜사인도 “Evil”이 되어 버렸다. 


  “램” 매튜 쿠퍼(“Ram” Matthew Cooper)

- 1956년생, 1989년 현재 나이 33세. 신장 183cm. 남성. SFC(중사)

 

  플로리다 주에서 출생, 4살 때 이사를 가 마이애미에서 자랐으며, 78년에 22세의 나이로 군에 입문. 레인저 대대에서 복무중 델타에 지원, 81년에 델타에 전입왔으며, 첫 실전은 그레나다 침공작전으로, 그때부터 에릭슨 상사와 같이 움직였다. 84년엔 LA 올림픽 경비작전에, 85년에도 에릭슨 상사와 함께 TWA 847기 하이잭, 아킬레 라우로 인질극과 관련해 같이 붙어 다녔으며, 에릭슨이 한국에 교관으로 파견간 86년과 87년엔 SAS에 파견되어 여러가지 교육을 이수받음은 물론, 북아일랜드에 투입되어 IRA와 교전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88년부터 서베를린의 HRT에 파견되며 다시 에릭슨의 작전팀에 복귀했다.
 

  “스탈린” 조셉 코왈스키(“Stalin” Joseph Kowalski)

 - 1954년생, 1989년 현재 나이 35세. 신장 185cm. 남성. SFC(중사)

 

  부모님이 우크라이나계 이민 1세대로, LA에서 출생. 75년에 21살 나이로 입대, 대부분의 요원들이 육군 특전단이나 레인저 출신인데 비해 특이한 이력인 82 공수사단의 패스파인더 출신으로 80년에 델타로 소속 변경.

 

  부대 전체가 동원될 예정이었던 허니 뱃저 작전이 그의 첫 실전이 될 뻔 하였으며, 베트남에서의 포로구출작전 역시 그의 첫 실전이 될 뻔 했다. 그의 첫 실전이 된 곳은 그레나다로, 리치몬드 힐 교도소 강습도중 그가 탑승한 MH-60A 헬기가 추락하는 바람에 좀 고생이 심했다. 이후 당시 목숨을 빚진 에릭슨 상사와 같이 움직이게 되었다. TWA 847기 납치사건, 아킬레 라우로 인질극은 물론 한국까지 같이 다녀 왔으며, 88년부터 서베를린 HRT에 파견되었음.
 

  “레이저” 앨런 레스터(“Laser” Allan Lester)

- 1955년생, 1989년 현재 나이 34세. 신장 179cm. 남성. MSG(상사)

 

  73년에 군생활을 시작. 에릭슨과 동기. 제 10특전단에서 근무 도중 77년에 델타의 창설멤버가 되었다. “동그라미 하나”(One Circle)란 별명으로 유명한데, 그가 M700 저격총을 잡고 탄창 안의 5발을 쏘면 모두 거의 같은곳에 맞아 탄흔이 하나처럼 보이기 때문.

 

  이글 클로 작전 당시엔 다른 저격수들처럼 HK21A1 기관총을 가지고 저격 및 제압사격 임무를 수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허니 뱃저 작전에 투입될 뻔 하기도 했으며, 그레나다 작전 당시엔 리치몬드 힐 교도소 강습작전에 투입되었다가 대공포화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다시 부대 복귀 이후 84년의 LA 올림픽 경비작전에도 참여했으며, 이후 88년까지 중남미에서 비밀공작임무를 수행해 왔다. 88년부터 서베를린의 HRT에 파견. 부팀장 직무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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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Sheldon 2016.01.16. 23:33
밀리돔에서 이런 걸 보는 것도 신선하네요.
Profile image redmuffler 2016.01.17. 04:16
이거 문피아에도 올리셨던 소설 아닌가요? 생각해보니 22nd님이 밀리돔 회원이셨죠. 됴취코님이 허락해주신다면 일러스트도 같이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Profile image 22nd 2016.01.17. 11:48
여기저기 많이 올렸습니다. 글 쓰시는 다른 분께서 밀리터리 사이트에만 올리지 말고 많은 곳에 올려보라는 충고를 해 주셔서... 게임 카페에도 올려보고, 소설 사이트에도 올려보고, 유머 사이트에도 올려보고...

챕터3 연재를 이어가야 하는데 손가락을 오래 안 놀려서 그런지 글빨이 영 안 받더라구요. 기존 연재분들 오탈자같은거 정리라도 하면서 스토리도 머리 속에서 다시한번 정리해보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재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Profile image 1011-CON 2016.01.20. 06:28
개*립넷에서 본 소설이 이소설이었군요
Profile image 22nd 2016.01.20. 11:37
일*나 *유나 저랑은 안맞아서... 그동네는 마침 창작물 게시판도 있었구요.
Profile image minki 2016.01.17. 22:20
와우....오래전에 디코에 연재하던 소설 여기에서 마무리 해야 할려나...ㅎㅎㅎㅎㅎ 사이트 기획 초기에 소설방이 있었는데....짤려서 슬펐는데 이렇게 살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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