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즈네초프 항모 수리비 문제

러시아 비즈니스 언론 Kommersant는 러시아 북방 함대에 근무하는 익명의 소스를 인용하여 2019년 12월 기준 수리비가 950억 루블(약 1조 7천억 원)이라고 밝혔다.

"항모 시설뿐 아니라 수리 장비에도 데미지가 생겼고, 군인 및 민간 전문가도 부상을 입었다"고 익명의 소스가 설명했다.

TASS에 따르면, 쿠즈네초프가 무르만스크에 정박 중일 때, 엔진실에서 주기적인 용접 작업을 하던 도중 케이블에 타기 시작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곧 이 화재는 갑판과 선실들로 번져 2명을 사망시키고, 십수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래도 수리 일정에는 차질이 없이 그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다만 러시아 국영 기업인 United Shipbuilding Corporation의 대표인 Alexei Rakhmanov는 수리비가 무슨 항공모함 가격에 맞먹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항모 피해는 그렇게 심각한 편도 아니고,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화재가 발생한 곳에 있던 장비는 오버홀을 하는 동안 원래 분해시켜놓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즈네초프가 그저 불행한 함선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점잖게 얘기하는 것이다. 스키점프식 비행갑판에 함재기로 Mig-29k와 Su-33를 탑재시킨 이 55,000톤 배수량의 항모는 곧 기이함과 불행함의 전설이 되었다. 재래식 추진 서방 함선의 표준이 된 가스터빈 엔진 대신에 중유(heavy fuel oil)를 동력으로 하는 디자인을 채택한 결과 바다에서 짙고 검은 스모크를 내뿜게 되었다. 1996년 지중해를 항해하는 동안 증류계가 고장이 났고, 이로 인해 미 해군이 2천여 명의 선원과 파일럿들에게 생수를 공급했다. 2016년 쿠즈네초프는 겨우 시리아 반란군을 향한 공습을 시도했으나, 기계 결함으로 Mig-29K 1기를 잃어야 했다.

2017년, 러시아 해군은 쿠즈네초프 항모가 곧 수리와 현대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며, 수리비는 수백만 달러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018년 그 악명높은 드라이독 침몰 사건 때문에 70톤의 크레인이 쿠즈네초프의 비행갑판에 215평방 피트의 구멍을 뚫어 버렸다.

그 드라이독의 이름은 PD-50으로, 러시아의 거대 함선들을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드라이독이라서 항모의 수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2019년 5월, 러시아는 7만톤의 원자력 추진 항모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미 해군의 포드급과 니미츠급보다는 작지만, 중국, 영국, 프랑스와 비교하면 거대한 편이다. 아마도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쌍동선 선체의 항모를 건조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