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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요즘의 KFX 논쟁에 대한 답답함

Marseillaise 23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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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사이트나 블로그같은 곳에서 떠들지 않으면 영 하기 힘든 좀 근본적인 의문들이 생깁니다. 작금의 KFX 논쟁을 보면요. 





1. KFX에 있어서의 '경제성'이 가지는 의미?


 KFX는 분명히 누가 뭐라고 해도, ADD에서 직도입에 비해 절반 이하의 수명주기 비용으로 할 수 있다고 했고, 획득가 및 유지보수의 저렴함을 내세웠습니다. 


 "탐색개발을 주도한 ADD는 KF-16 이상의 미들급 전투기는 국내에서 개발하는 것이 해외 직구매보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KF-X 사업의 적극 추진을 주장했다.주제발표자인 ADD 이대열 단장은 "한국형 전투기는 라팔이나 슈퍼호넷(F/A-18E) 등 해외 전투기에 비해 획득 단가가 낮고 시간당 운용유지비가 낮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총수명주기비용을 비교할 때 신규형상 연구개발이 개조개발보다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ADD는 한국형 전투기 사업비용으로 ▲개발비용 약 6조원 ▲획득비(양산단가) 약 8조원 ▲운영유지비(30년 기준) 약 9조원 등 총 23조원을 제시했다."


 같은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KFX의 경제성은 "국내에서 돈이 돌고" "기술로 먹고 살아야 할 나라에서 항공방위산업을 진흥시키고" "기술종속으로부터의 자유가 없는 데에 따른 비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 과 비슷한 이유로 변했죠. 저는 KFX라는 사업이 근본적으로 어떤 범위의 경제성을 원하는 건지를 모르겠습니다. 최소한의 국방비로 최대 수준의 전력을 얻기 위함인가? 달러를 주고 뭘 사오지 않는 그런 경제성인가? 아니면 이것이 '돈'이 되어서 경제성이 있다는 것인가? 이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KFX의 '경제성'이 최저 비용으로 최대한 전쟁 억지력을 위한 전력을 갖춘다는 뜻(실제로 그런지를 떠나서)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어느 시점부터 KFX는 공군력의 차원을 넘어 국제외교와 국제경제적인 사업이 되어가고 있죠.  그리고 과연 얼마만큼의 비용을 들이게 되면 그런 종류의 공군력을 넘어선 대한민국의 경제성(...)은 의미가 없어지는가? 아니, 애초에 그런 게 있는가? 그 경제성 말고 다른 경제성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 왜 하필 국산 전투기여야 하는가 라든지, 그런 건 아무도 진지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2. '미들급 KFX'는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사실 하이로우 믹스는 간단한 논리죠. 하이급이 고위험 임무를 수행해 주면 로우급이 숫자로 밀어붙여 적을 격멸하거나, 로우급이 손실을 감수하고 하이급에게 써지컬 스트라이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서 또한 적을 무력화시키거나. 이 논리의 기본은 '어중간한 전투기를 쓰느니 목적에 따라 전투기 운용을 이원화하는 것'에 있습니다. 즉 근본적으로 미들급을 인정하지 않는 논리지요. 그 효용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공군의 KFX에 대한 ROC인 '미들급 KF-16+'은 그 정체를 모르겠고, 'KF-16+'도 모르겠지만 '미들급'은 더 모르겠습니다. 사실 공군의 미들급으로 F-16이 위치하는 이유는 단순하죠. 돈이 없어 F-4와 F-5를 무리해서 로우급이란 이름을 붙여 굴리고, 애초에 저성능인 FA-50도 로우급이고, 어쨌든 F-15K가 있으니 F-16을 하이급으로 인정하면 가오가 살지 않으니 미들급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막상 KFP 사업에서 F-16은 명백한 하이급으로 도입되었지만요. 즉 F-4와 F-5라는 폐기해야 했어야 할 기체가 폐기되지 않았고, 하이급은 수량이 부족한데 존재감은 강하니(F-15입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공군이 육군의 아파치 사랑 만큼이나 갖고 싶어하던 바로 그거 아닙니까?) 만들어낸 보직이요. 그리고 미들급 KFX에선 이렇게 돈이 없어 붙인 보직을 무려 계승까지 해서 뭔가를 만들려고 합니다. DCA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 기체를요. 저는 이걸 처음 보고서 '혹시 요격기를 만들겠단 뜻인가' 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렇죠, MiG-25;;;


 사실 당연한 얘기입니다. 우리 방공망 안에서 적을 요격하는 방어적 제공이라면 일단 대응하는 속도가 빨라야 하고, 항속거리는 어느 정도 희생할 수도 있죠. 그런데 뜯어보니 그게 아닙니다. 그냥 하이급(F-35/F-15K)보다 싸고, 로우급(FA-50)보다 성능이 좋은 기체를 적당히 만들어서 어중간한 임무를 넣어 굴려보겠다는, 그런 종류의 계획이더군요. 이 미들급이 'DCA를 위한 어떤 특성'을 가진 게 아니라(마치 그리펜과 같은 기체나 MiG-25와 같은 요격 특화형 기체처럼) 그냥 어정쩡한 기체를 만드는 거라면 과연 이게 그냥 하이급과 로우급으로 예산을 쪼개 만들든지 도입하는지 하는 것보다 도움이 되긴 하는가? 에 관해서 얘기를 해봐야 되는데, 그것도 아니고 무슨 월간조선에서는 'F-35를 호위하는 KFX'같은 그림을 그리더군요. 세상에, 무슨 세미스텔스기가 VLO 전투기를 호위합니까;;


 저는 미들급이라는게 하이급은 도입하자고 하면 욕먹을 것 같고(가뜩이나 5세대 전투기는 비싸니), 로우급으로 채우자니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고 할 것 같아서 겁나는 공군이 궁여지책으로 잔머리를 굴린 개념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입니다. 사실 F-16이야 공군에게 있어 과거에는 하이급이고, 지금은 로우급으로 내려갔어야 맞죠. 코걸이 귀걸이론과 똑같지 않겠습니까. 미들급이니 성능은 5세대 전투기에게 무참하게 털리진 말아야 하고, 가격은 어찌 됐든 싸기는 해야 하고. 거기에 '외제라서 비싸고 국산이니까 싸고' 같은 신토불이 좀 섞으면 용빼는 재주가 있는 국산이라는 태그니 축제 벌이기 딱 좋죠. 실제로 그게 효율적이냐를 떠나서요. 공군 규모를 유지하기도 좋고요. 5세대 전투기의 개발 난이도와 단가는 이미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전술기 규모를 감축시키고 있기도 하니까요.


 이런 비아냥을 듣기 싫으면 어중이 떠중이를 만들지 말고 뭔가 KFX가 혁신적인 걸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이냐 별로 잘난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꽤 인상깊었던 그리펜의 전술 데이터링크라든지, 하다못해 단발로도 슈퍼크루징을 하며 어떻게 할 수 있다든지. 저는 지금의 '미들급 KFX'에서 솔직히 아무런 감흥도 못 얻고 있습니다. F-16XL이 잠시 화제가 되었던 이유도 근본 미들급 KFX에서 15m짜리 짭랩터, 15m짜리 파오공이라는 느낌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죠.




3. 애초에 두 설계안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돌이켜서 우리가 전투기를 사든 만들든, 필요성을 느꼈다면 정상적인 사고 프로세스는 이렇게 갈 것입니다. 어떤 위협이 있다고 치죠. 그 안보적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서 어떤 성능이 요구되는 전술기를 어느 정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을 것입니다. 만약 이걸 사서 채운다고 하면, 시장에 굴러다니는 것중 마땅한 것을 돈을 마련해 사서 쓰면 됩니다. 문제는 만들 때죠.


 만든다면 우리는 우선 만드려는 뭔가가 해야 할 임무를 정해야 합니다. 이 전투기가 근본적으로 어디에서 어떤 전투기와 어떤 상황에서 싸울 건가, 아니면 제공 업무보다는 제공기의 소티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업무를 수행할 것인가? 그렇게 임무를 설정한다면 그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전투기에 요구되는 ROC를 연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ROC가 연구되면 그걸 달성하기 위한 전투기의 형상과 그에 따르는 체급이 설계될 겁니다. 이렇게 설계가 되면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엔진 등의 부품을 조달하죠. 즉 전투기는 임무를 정해놓고, 그것에 최적화된 물건을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좋은 전투기'가 성능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이유도 근본적으로 전술기에 요구받는 임무가 다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좋은 전투기는 임무에 잘 최적화된 전투기이지, 성능으로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전투기가 아니라는 것은 구태여 전투기가 아니라 군용 장비에는 상식이겠죠. 개중에서 전투기는 특히 최적화 요구가 강합니다. 때문에 전투기의 외관을 확장하거나 변경하려는 시도는 실험용이 아니라면 최소한도로 억제되죠. F-15E와 F-15A의 부품 공유율은 15%에 불과합니다만, 겉모습은 거의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 쌍발 엔진의 탑재는 하려는 임무의 난이도가 높고 복잡해서 기체가 커지고 무거워짐에 따라 충분한 추력을 단발기로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루어지죠(쌍발 엔진이 사고에 더 안전한가 같은 관점은 잠시 접겠습니다).


 그런데 C103은 쌍발이라서 단발보다 추력이 더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확장성이 좋다고 합니다. 물론 추력이 좋으면 크고 무거운 플랫폼을 쓰긴 좋죠. 그런데 그건 C103이 더 헤비해지든지 커지든지, 아니면 C103이 양산된 다음 어느 시점에 개량을 위해 그렇게 하겠다는 전제를 깔고 해야 맞는 얘기입니다. 애초에  C103과 가장 유사한 레거시 기종은 F/A-18이고, C501은 F-16이죠. F-16이 '확장성'이 언제 부족했던가요. F/A-18은 확장성이 있어서 6조를 넘게 들여 기체를 잡아늘렸고? 비용을 떠나서, '확장성이 좋으니 쌍발'이라는 논리는 난해합니다. 아니, '확장성' 자체가 난해해요. 기체를 잡아늘립니까? 단순히 성능을 올려나가는 건가요? F-16이 그렇게 계속 개량되었던 이유도 그게 근본 많이 팔렸기 때문이고, 전투기의 구조가 아니라 실제로는 전투기의 수량이 곧 전투기의 개량을 용이하게 하는 근본 원인이겠죠. 


 제게는 C103의 확장성 얘기는 임무가 있어서 엔진을 그 임무를 달성하기 위한 파츠로서 쓰는 것이 아니라, 추력에 맞춰 임무를 나중에 잡아늘리겠다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높은 수준의 임무를 위해 고추력을 요구해서 쌍발을 넣는 게 아니라, 쌍발을 넣었으니 나중에 개량하면 높은 수준의 임무가 가능하다와 비슷한 논리죠. F-16만큼 흥하지 못하고 개량이 막힌 쌍발기는 천지에 널렸고, 애초에 개량은 거대한 필요를 일으킬 때부터 이루어집니다. '내부 무장창'도 그렇죠. '내부 무장창을 감안해 미리 공간 확보를 한다'라니.. 전투기가 레고 비슷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C501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이 문제가 되어서 나온 안이 C501이라는건 누구나 압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예산과 기간을 가지고는 이 정도가 한계다'라고도 볼 수 있는 안이죠. 그러나 이것도 사실 웃기긴 마찬가지입니다. 비용에 타협할 것 같으면, 애초에 가성비가 더 좋은 기체를 꺼내 쓰면 됩니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성능을 추구한 기체를 쓰면 되죠. 즉 C501은 역시 임무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최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아니, 그냥 두 기종 다 솔직히 명확한 논리적인 흐름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인지 의문이에요. C501을 두고 진짜로 FA-50의 마개조에 비해 확실히 가성비가 나아서 막 굴릴만 하다고 사실 평가할 수 있을지?간단한 문제 아니죠.


 전투기는 임무에 맞춰 최적화되어 유사시 롤을 수행함으로써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것인데, 두 기종 다 진짜로 그게 되어있는지 어쩐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적당히 돈없으니 귀찮고 돈 많이 들 것 같은건 대충 고려해서 뒤로 넘긴다, 또는 그냥 예산 선 안에서 제일 성능 높은거 만든다 이런 식의 마인드로 만드는 KFX라면 정말 곤란한데요. '그렇지 않다'고 답변할 만한 아무런 혁신적인 제안도 없습니다. 아 물론, ADD의 블록화 개량을 해서 VLO를 하자는 얘기는 신선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면 블록3까지의 비용과 기간을 먼저 들고와서 우겨야 하는데 "차후 미래 전장 변화 및 군 요구에 따라" 같은 말을 한 걸 보니 참 뭐랄까. 얘네가 전술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좀 의심이 되긴 하더군요. 물론 이 문제는 따지고 보면 '미들급'이라는 돈이 없어 만들어낸 개념에 의한 자승자박인 부분도 있겠습니다만..


 얘기가 길어졌지만, 추력을 위한 엔진 스펙이나 엔진 갯수는 제가 생각하기엔 어떤 임무가 있고 그걸 달성하기 위한 전투기 설계의 부산물입니다. 그런데 지금 KFX에 관한 설계안과 그 논쟁은 반대로 엔진이 몇개니까 성능이 어떻다, 혹은 어떻게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가 흘러가고 있는걸로 보여요.





4. Trade-Off


 직도입이냐 자체개발이냐를 떠나서 그냥 국방비, 아니 그것도 필요 없고 그냥 예산은 항상 트레이드 오프로서 기회비용을 갖습니다. 정말로 1)전투기를 2) 해외 업체의 투자를 받고 3) 다른 참여국까지 끌어들여서 4) 국산화를 해서 양산하는 것이 진짜로 '가장 좋은 대안'인가? 기회비용을 감안해서? 항모 얘기와도 같죠. 좋은 거 알겠는데 다른 돈 필요한 데는 없냐는 근본적인 질문이요. 진짜로 이게 그 돈과 시간을 들여서 할만한 다른 일에 비해서 가장 가치있는 일인가?


 물론 다소 난해한 질문인 건 사실입니다. J-20이 개발 중이다! 쪽발이들이 F-22 뺨치는 자국산 제공기 만든대! F-35는 스텔스 공격기나 다름없대! 하고 공포를 자극하든지, 아니면 중국이 북한한테 J-31을 팔지도 모른다!(...) 라고 하든지, 하다못해 킬체인 따위의 이유로도 얼마든지 KFX든 FX든 필요성이야 만들 수 있죠. 그러나 요컨대 이런 겁니다. 특히 KFX에서 자주 언급되는 무슨 방위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확보를 한다느니, 항공산업 탑5 국가로의 도약이라느니 하는 얘기들 말입니다. 항공산업이건 방위산업이건, 진짜로 그게 KFX같은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 가장 나은 해결책인가? 아니, 그걸 떠나서 KFX에 투자할 돈으로 그냥 전혀 다른 데에 투자하면 KFX에서 주장하는 일자리나 돈이 안 벌리고 안 생기나? 


 이런 얘기가 나오는 데에는 아주 막연한 느낌에 의한 근거들이 있습니다. 항공 산업은 '첨단 산업이고 미래먹거리다' 내지는 '록마와 미국은 우리나라를 속여먹는 놈들이다' 라든지, '중국이나 일본이 하잖아' 라든지, 유사시에 '국산 무기'가 아니면 어떻게 하냐! 같은 거요. 사실 마지막 주장 같은 경우엔 그렇게 치면 석유는 국산 아닌데 항공기에 뭐 넣고 싸울래 하고 물어보고 싶은 부분이긴 한데.. KFX도 주먹구구고, KFX에 관한 밀매들의 논쟁도 주먹구구죠. 물론 밀매가 하는 일이래봤자 어디서 주워들은 풍문 가지고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 하고 술자리 드립치듯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일에서 크게 나아가지도 않기야 합니다만..


 어떻게 말하면 해군의 항모도 그렇죠. '자녀들이 다시한번 위안부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같은 거요. 우리에게 쓸 수 있는 시공간적인 자원은 항상 제약되어 있고, 결국 어떤 식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느냐가 매 순간순간 주변 국가에 비해 열세에 있는 대한민국에게는 항상 중요하며, 우리나라는 주변 국가를 상대로 키와 몸무게를 재서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가위바위보를 하는 편이 더 방위라는 목표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모든 수치와 논쟁은 막연함 그 자체입니다. 5세대라서 어떻다, 4세대라서 어떻다, 미래에 중국이나 일본이 어찌 될 거다, 미국이 어쩔꺼다 같은. 진짜로 KFX가 최선의 대안이긴 한건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며, G20 경제효과가 1천조에 달한다는 식의 산업파급효과 얘기, 무슨 경남 지역의 일자리가 어쩌고 경기부양이 어쩌고 하는 얘기는 그냥 적당히 갖다붙이면 된다는 건 어지간한 밀매면 다 알죠.




마지막으로.. KFX는 진짜로 '안보전략'으로서 다루어지고 있기는 한가?


 뭐 다 좋습니다. 미국이 우릴 버릴 것이다, 내지는 미국은 지는 해고 중국은 뜨는 해니 미국의 손으로부터 벗어나 자립해야 한다, 뭐 이런 얘기들 다 좋아요. 그런데 저는 솔직히 KFX나 대양해군론, 핵보유론 등으로 대표되는(3개는 대체로 지지층이 겹치는 이슈죠) 것들이 근본 가상적국의 위협 때문에 지지받는 것인지, 아니면 가상적국에 대한 '열등감'에 의해 지지받는 것인지, 진짜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건지요. 그러니까 전자는 가령 중국의 전력이 이렇게 강화될 예정이다, 그런 전력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대응 가능한 방안은 이것이므로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라면 후자는 '중국이 X를 한다. 그러므로 우리도 X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겠죠. 


 일본이 F-3을 만들겠다. F-35보다 나을 것 같다. 그래서 한국이 KFX를 해야 한다. 다 좋습니다. 문제는 그 KFX를 해야 하는 이유가 KFX가 F-3에 대한 가장 좋은 군사적 대안이기 때문인지,아니면 F-3이라는 '독자적 5세대 전투기'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인지 알 수가 없다는 거죠. 안보전략은 말이 좋아 '국방에 경제성이 어딨냐!'지 실제로 경제성에 가장 심하게 구애받는다는 건 뻔한 사실이구요. 여튼 국뽕같은 용어를 떠나, 밀매들 사이에서 KFX가 근본 적의 위협에 대한 적절한 전략적 대응책으로서 다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근본 애들 키재기같은 유치한 방식으로 다루어지는지, 저는 진짜 이것도 좀 검토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밀매의 주된 여론이 대체로 후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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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23 2014.01.31. 07:18
KFX의 첫번째 목표는 우선 노후기 대체용이였지요.. 물론 자립적인 것도 이유지만.. 잘 설명해주셨네요 중요한건 정부가 해야할 의지가 있어야 되는데 애초에 그럴만한 의지가 없는거 같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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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2014.01.31. 19:55
여러가지 포인트가 잘 정리되었습니다. 물론 반론이나 다른 의견도 존재는 하겠죠.
그런데 한국군의 무기 개발을 보면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로 보이는 케이스들이 좀 있다고 봅니다. 주객전도의 개념으로 개발되는 것도 있었고....
공군의 경우 항상 주장하던 작전기 숫자에 대한 고집도 (이건 보직 유지용인지...) 문제였고....
성능도 그렇지만 지금 필요한 수량 부분은 어떻게 메꿀건지 정말.......KFX 개발에 원래 반대표를 던졌던 지라 뭐라고 할 이야기는 없지만....
그냥 직도입 하고 기술개발 투자했어도 그게 더 싸고 빨랐지 안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누가 뭐래도 기술의 한단계 성장을 가져온 것은 F-15. T-50 이었으니....
Marseillaise 글쓴이 2014.01.31. 20:57

적어도 그리펜-비겐-드라켄은 소련과의 교전에서 소련이 항공전력과 미사일의 수적인 우세, 특수부대를 통한 주요 시설 타격으로 소련이 밀고 들어올 것이고, 때문에 워게임을 해봤더니 항공전력 운용에 필요한 기반 시설이 전시 초기에 열악한 상황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러므로 항공전력의 전시 실질 가동률이 격감할 것이라는 명백한 전제 하에서 컨셉을 잡았습니다. 단발 단좌로 최대한 운용효율성을 확보하고, 활주로가 파괴되는 등 열악한 상황(활주로 대신 고속도로에서 발진해야 한다든지)에서 이륙하기 위한 단거리 이륙능력 및 전시 빠르고 편한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할 것, 수적인 불리를 만회하기 위한 (그 시점에서는) 혁신적인 데이터링크 전술같은 것 말이죠. 지금의 KFX의 '특징'이라고 할만한 건 F-35에 비해 저렴할 것, 로우급에 비해 성능이 높을 것. 그게 전부입니다. 과연 KFX가 어떤 논리로 설계된 것일까요. 전투기는 전쟁에 쓰기 위한 물건일 텐데. 진짜로 '경제성'에 매몰된게 KFX 반대파인지 찬성파인지도 한번 음미해 볼만 합니다. 

잉여스런화력 2014.04.02. 08:20
저는 여태껐 미들급의 의미를 그냥 여러모로 굴려먹기 좋은, 그러니까 방공도 하고 폭격도 하고 지원도 해주고(하이급은 비싸니 막굴리기 뭐하고 로우급은 하기 힘든 그런 임무들)여러모로 다 써먹는, 그러니까 2차세계대전 당시의 구축함 같은 개념으로 대충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읽고보니 제가 부끄러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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