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국공군의 Ronald E. Bergquist 중령이 쓴 책 The Role of Air Power in the Iran-Iraq War에 따르면
이스라엘만큼 많은 미국제 전폭기를 갖고 있던 1980년대의 이란이 이란-이라크 전쟁 때 공군력으로 어떤 결정적인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은 공격할 때 너무나 적은 수의 전폭기를 조심조심 투입했기 때문이고, 이는 F-14, F-4, F-5의 손실을 보충할 수 없다는 것을 이란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이란이 돈 주고 살 수 있는 전폭기는 중국제 MiG-19나 MiG-21 정도...
이란과 이라크공군의 손실은 대부분 공격을 하다가 입은 것이고, 미국과 소련이 마구 퍼주던 1973년의 이스라엘, 이집트/시리아의 경우와는 달리 둘 다 손실을 보충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이란은 왕따, 이라크는 왕따는 아니지만 소련이 마구 퍼주지는 않음)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억지력을 가질 수 있는 수준으로 전력을 관리했다고 합니다.
무리하게 공격하다가 큰 손실을 입으면 억지력을 잃으니 둘 다 조심했는데, 이란과 이라크에게 석유 생산시설은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돈을 벌어다 주는 "전략산업시설"이었고, 이란과 이라크는 자국의 전략산업시설을 지키고 또 상대방의 전략산업시설을 맘만 먹으면 부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귀중한(?) 전투기를 손에 꼭 움켜쥐고 있어야 했습니다.
이란과 달리 항공력을 대규모로 과감하게 사용한 이스라엘은 1973년에 잃은 F-4와 A-4를 미군이 쓰던 것으로 급히 보충하는 특혜를 누린 바 있습니다 (1973년 10월 6일부터 25일까지 20일간의 전쟁 중 101대의 F-4E 중에서 32대를 잃었지만 미국이 자신이 쓰던 F-4E를 보내줘 손실을 메꿈).
한국공군은 북한과 싸우게 될 경우 과연 어떨까요?
제한전쟁: 북한이 백령도만 기습해서 점령하면 싸움터는 백령도만으로 한정되어 우리 공군 전폭기들이 백령도만 폭격? 아니면 가까운 북한 본토도 폭격?전면전쟁: 뻔하니까 생략
상대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이고 미국의 개입이 없다면
제한전쟁: 일본과 싸운다면 한국과 일본 둘 다 미국으로부터 무기금수조치?전면전쟁: 이란과 이라크처럼 전력 보존을 위해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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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6월 헨리 키신저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보고한 메모를 보니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소모전에 소련이 개입한 이 때
이스라엘공군은 전폭기 약 200대에 조종사 500명을 갖고 있고, 이집트는 전폭기 약 210~250대를 갖고 있지만 조종사는 부족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제공권 유지 여부는 소련이 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봤고 ( Israel's ability to maintain air superiority seems to depend on what the Soviets do. --> 소련이 맘만 먹으면 이스라엘은 제공권을 잃는다 )
소련은 숫자로 밀어붙여 이스라엘의 전폭기와 조종사를 고갈시킬 수 있다고 봤습니다 ( The new factor in the situation is the potential for attrition of Israeli aircraft in a prolonged contest with the Soviets. They could exhaust the Israelis in both aircraft and pilots. )
아무리 싸움 잘하는 "아이"가 있어도 어디까지나 "애들 싸움"에서나 해당되는 얘기지 "어른"이 끼어들면 결과는 뻔하는 얘기죠.
http://history.state.gov/historicaldocuments/frus1969-76v12/d166
전투기 적응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예비 조종사 수급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죠?
급하다고 훈련이 덜 된 조종사들을 대거 투입했다가 첫 전투에서 거의 다 잃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겠죠. 1944년 6월의 일본해군처럼...
기체 보충이 안되고 조종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 아주 끔찍한 일이라고 봅니다(그런데 현대전에서는이게 기본이 아닐까요?) 일본이나 중국건은 제쳐 놓고....북한과의 경우 과연 제한적 전쟁이 가능 할지도 의문이 되기도 합니다. 백령도의 경우 그 쪽만 놓고 공격이 가능하지...결국 건너편 북한 지역을 공격해야 하는데 그 범위가 애매해지고 순차적으로 북한군의 지원이 늘어나는 경우라면 더 그렇겠죠. 북한과의 전쟁이 지역적인 전쟁으로 시작된다면 아무래도 일정 수량의 전투기를 잃게 되면 북한의 공군은 침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북한 공군의 주 공격 대상이 남한 해군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으니...)한국 공군은 기체 확보 못지 않게실탄 확보가 먼저가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리고 북한 공군의 임무와 역할은 명확합니다. 우리와는 공군력의 운용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스스로도 공군의 전시 최대 작전 가능 기간을 D+2일 정도로 봅니다. 그래서 북한의 수많은 특수작전부대와 지대지 미사일이 한-미 연합공군을 공격하는 작전계획을 갖고 있지요.
1976년 미국 NSC의 보고서를 보면 당시 우리는 백령도를 잃으면 백령도 탈환 대신 DMZ 너머 보복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네요 ( the ROK, rather than attempt to recapture the islands if they were taken by the North, would favor a reprisal directly across the DMZ. This response is in fact the basis of present ROK contingency planning. ).
게다가 북한이 백령도를 점령하는 경우에 경기도 북부에 주둔한 미군이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는 것이 아니어서 미군의 자동개입은 어렵다고 하네요 ( difficult for the President to justify direct employment of U.S. forces as no American personnel would be directly threatened. )
http://history.state.gov/historicaldocuments/frus1969-76ve12/d277
NATIONAL SECURITY COUNCIL
INFORMATION
April 22, 1976
MEMORANDUM FOR BRENT SCOWCROFT
FROM: JAY TAYLOR [JT initialed]
SUBJECT: Possible North Korean Initiatives During 1976
아마도 서부겠죠? 백령도를 빼앗기면 우리는 개성을 친다는 식으로... 북한군의 포를 서울에서 더 멀리 북쪽으로 밀어버릴 겸... 게다가 미군이 있는 서부에서 일을 벌여야 뭔가 잘못되었을 때 미군도 같이 엮이고.
참고로 1968년 2월 20일 미국의 Cyrus Vance 특사가 (1964~1967년 국방차관, 1977~1980년 국무장관) 린든 존슨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을 보면 당시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에 대응해서 우리도 특수부대를 북한에 침투시켰고, Vance의 방문 전 몇 달은 한 달에 평균 두 번 침투했으며, 1967년 11월에는 12명으로 이루어진 특수부대가 북한군 사단본부를 폭파시키고 피해 없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http://history.state.gov/historicaldocuments/frus1964-68v29p1/d181
... the November 1967 raid against a North Korean Peoples Army Divisional Headquarters. The Headquarters was apparently blown up and the twelve-man South Korean strike team exfiltrated without sustaining any casualties.
중소국의 경우 조종사는 몰라도 그나마 기체는 보충이 되는 상황은 강대국이 마구 퍼 주는 1965-1972년의 북베트남과 1973년의 이스라엘같은 경우에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이외의 경우에는 전력 보존을 위해 조심조심할 수 밖에 없을 듯...
하여간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가능한 시나리오는 베트남전쟁 때 북베트남의 역할을 우리가 하고, 중국의 역할은 미국이 하며, 미국의 역할은 중국이 하는, 베트남전쟁 당사자들의 역할이 거꾸로 뒤바뀌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남베트남의 역할은 북한이 맡고.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인 그리스와 터키가 맞붙은 1974년 터키의 키프로스 침공 때 터키는 미국의 무기금수조치를 당했지요.
주력(high)급의 120대 주장이 북한 가정이었고, 주변국? 전면전 등에는 그 2배가 필요하다면
240대로 중국이나 일본의 본토를 때리는 공격을 전제한 것인가요?
중국과 일본 내에 때릴 '표적 리스트'를 이미 갖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참고로 2008년 RAND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신라와 당나라가 망한 고구려 땅을 두고 싸운 것의 현대판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전제는 망한 북한을 우리가 접수한 상황입니다. 서로 본토는 건드리지 않으며 북한 땅에서만 싸우는 상황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핀란드에서는 영토는 잃었어도 독립은 지켰으니 이긴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핀란드를 한국으로, 러시아를 중국으로 바꾸면 비슷합니다.
http://www.fiia.fi/en/publication/279/not_just_another_arms_deal/#.Um3zpHCBkTY
JASSM이 할 수 있는 일
- 핀란드 영공 전체를 사거리에 넣는 S-400 포대 부수기 (degrade the capabilities of these systems)
- JASSM 사거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때릴 수 있다는 위협 (place a broad range of the opponent's assets under threat)
그런데 문제는 러시아의 "전략 자산"을 때릴 용기가 핀란드에게 있냐는 것이네요.
" ... in any realistic scenario the enemy’s use of military force against Finland would simply be a means to a greater end.
Keeping this in mind, Finnish decision-makers must consider in advance whether they would be willing to strike assets which are viewed as strategic by an opponent. Other questions Finnish political decision-makers would have to consider are:
하여간 핀란드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선제공격은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미국은 핀란드가 조금이나마 러시아 깊숙한 곳까지 때릴 능력을 갖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네요.
The United States wants Finland to have certain capabilities and JASSM allows those capabilities to be develo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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