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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체계

지정사수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개념 정립부터 해보죠

Gascan 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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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사수"라는 단어가 요즘따라 부쩍 꽤 많이 보이는데, 일단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개념이라 개념 정립부터 해야할 것 같아서 글을 씁니다

 

제 경험과 알고 있는 지식 혹은 정보를 바탕으로 했으니 그냥 참고만 해주시고 잘못된게 있다 싶으시면 태클걸어주셔도 무방합니다

 

저도 넷밀덕이라 제대로 모르거든요

 

좀 더 수월한 서술을 위해 경어체는 뺴도록 하겠니다

 

-----

 

1. 지정사수가 뭐하는거냐

 

미 육군 야전교범 3-22.9 소총 사격술에서 7장 고오급 소총사격술 가라사대

 

The primary mission of the SDM is to deploy as a member of the rifle squad. The SDM is a vital member of his individual squad and not a squad sniper. He fires and maneuvers with his squad and performs all the duties of the standard rifleman. The SDM has neither the equipment nor training to operate individually or in a small team to engage targets at extended ranges with precision fires.

 

"분대지정사수의 주 임무는 소총분대의 일원으로 전개하는 것이다. 분대지정사수는 소총분대의 필수 일원이나 분대 저격수는 아니다. 해당 보직은 분대와 함께 사격과 기동을 하고 일반 소총수의 모든 임무를 수행한다. 분대지정사수는 각개 혹은 작은 팀으로 더 먼거리에 있는 목표를 정확히 맞추는 훈련이나 장비를 받지 않는다."

 

The secondary mission of the SDM is to engage key targets from 300 to 500 meters with effective, well-aimed fires using the standard weapon system and standard ammunition. He may or may not be equipped with an optic. The SDM must, therefore, possess a thorough understanding and mastery of the fundamentals of rifle marksmanship as well as ballistics, elevation and windage hold-off, sight manipulation, and range estimation.

 

"분대지정사수의 두번째 임무는 표준 무기체계 및 탄약으로 잘 조준된 사격을 하여 300~500미터 내의 핵심 표적과 효과적으로 교전하는 것이다. 해당 보직은 광학장비를 받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그러므로 분대지정사수는 소총사격술에다가 탄도, 고도와 편류 유지, 조준선 조작, 거리 측정에 대해 철저한 이해와 숙달이 되어야 한다."

 

(he를 "그"로 해석하면 망상속의 남녀차별에 민감한 프로불편러들이 불편한 기색을 보일까봐 그냥 "해당 보직"으로 해석함.)

 

정리하자면 일반 소총수의 교전거리보다 더 먼 거리에서 지휘자의 명을 받들어 더욱 정확한 사격을 할 수 있는 보직으로 생각하면 되겠음.

 

물론 미군의 정의이고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해석을 하고 있지만 개념상으로는 대체적으로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2. 다른 나라도 "지정사수"란 말을 쓰냐

 

케바케. 지정사수란 말이 미군 용어를 그대로 직역한 것이기 때문에 그 단어를 차용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음.

 

한글 위키백과 가라사대 이스라엘은 분대 저격수라고 칭하고 다른데선 그냥 저격수라고 한다 함. 나무위키급의 신뢰성을 가진 문서이니 참고만 할것.

 

우리나라는 지정사수랑 비슷한 보직도 개념도 없으니 미군 용어를 그대로 차용한데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격수하고 구분을 못함.

 

국방부가 잘못했네

 

3. 지정사수하고 저격수가 뭐가 다르냐

 

저격수가 하는 일을 지정사수는 못한다고 생각하면 간단함.

 

여기서 말하는 저격수는 특수부대 말고 야전부대에서 운용하는 저격수를 지칭함.

 

(아무렴 특전에서 일하는 아조씨들은 사실상 인간의 범주를 벗어났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1) 지정사수는 같이 놀고, 저격수는 혼자가 편한 아웃사이더.

 

1. 에서 언급했듯이 지정사수는 소총분대의 일원으로 단순화하자면 소총수 만렙이 지정사수임.

 

(물론 국군은 사격보다 작업을 더 많이하기 때문에 소총수가 그 자체로 만렙찍을 일은 없..)

 

반면 저격수는 저격수를 보조하고 엄호하는 감적수 한두명을 끌고 지들끼리 일함.

 

2) 훈련과 임무의 차이

 

저격수를 키우는데 필요한 훈련과 비용이 지정사수를 압살함은 물론이고 저격수는 정찰병을 겸하기 때문에 개나소나 할수 없음.

 

당장 유튜브 켜서 영화 드라마 다큐멘타리만 봐도 알 수 있는거임.

 

(물론 우사미(USARMY)도 SPECOPS가 아닌 이상 저격수의 역량은 고만고만하다고 하지만 아무렴 국군에 비할쏘냐)

 

3) 지휘체계의 차이

 

지정사수는 소총분대의 일원이므로 일선 지휘자급의 통제를 받음.

 

저격수는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저격수 통제장교(SEO)를 거쳐 통제함. 또한 편제단위도 따로 있음.

 

(우사미(USARMY) 기준. 국군도 이런식인지는 나도 모름.)

 

4) 장비의 차이

 

지정사수는 일반 소총 기반이나 저격수는 저격총을 씀. (말장난 아님)

 

저격수에 들어가는 돈이 훨씬 더 많으므로 그만큼 비싼 장비를 씀.

 

4. 지정사수가 왜 필요하냐?

 

한자루 총을 메고 굳세게 전진하다 보면 맞붙었을때 개피볼 상대를 만나는 경우도 있고 알아도 한번에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음.

 

EX) 머신거너, 7호발사관, 수어사이드 바머(????)

 

이럴때 분대장 통제 하에 지정사수가 원거리에서 빵빵해서 무력화를 시킬수 있다면 전우들도 보호하고 얼마나 좋을까

 

(여기서 무력화란 죽이던지 병..그것으로 만들던지 순식간에 패닉에 걸리게 하던지 아무튼 적이 아군을 방해할 능력을 상실하게끔 하는걸 말함)

 

아무렴 요즘 부모분들 애도 안낳고 예비군 자원도 질적으로 천차만별인데다가

 

스타워즈처럼 공장에서 인간을 찍어내지 않는 이상 아군 전투력을 보호하는 최선의 수단임. 북진이건 뭐건 살아야 하지

 

또한 제한적으로 소총분소대의 시야를 늘려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음.

 

물론 저어기 남유럽이나 몽골에 시력이 10단위쯤 되가지고 화소만 보여서 TV를 못보겠다는 사람들로만 구성을 한다면 필요없을지도 모름.

 

5. 지정사수는 그럼 뭐쓰냐

 

기본적으로 소총. 근데 거기서도 두가지 방법으로 나뉨

 

1) 소총을 기반으로 적절히 개조하던지 별도로 개발하던지 하는 방법

 

EX) 드래곤오브, QBU-88, 자스타바 M76, M21 등등

 

2) 소총에다가 조준경이랑 기타 필요한거 달아주고 쓰게끔 하는 경우도 있음.

 

3) 저격수가 쓰는 총을 지정사수한테 주면 안될까?

 

안됨. 비쌈. 돈없음. 소총보다 민감함. 탄약과 수리부속 호환이 안되서 비효율적임

 

아무렴 볼트액션같은거는 정밀한거는 소총 뺨치더라도 돌연표적같은 상황에 즉각적으로 조치하는데서 매우 적합하지 못함.

 

볼트액션도 머-언 거리에서 효과적이지 소총 유효사거리 내에서 쓰면 모신나강과 다를게 없음.

 

4) 총만 쓸건 아니잖아

 

300~500미터 거리를 커버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3~4배율 조준경 이상이 붙음.

 

그리고 칙패드, 양각대, 뭐 그런것들도 추가되겠지. 그건 각자 재력 되는대로 알아서 하는 것.

 

6. 지정사수가 되는 조건은 뭐냐

 

총을 잘쏴야지. 그 이상은 내가 지정사수가 아니어서 모르겠다.

 

맨눈으로 실거리사격 만발도 못한다면 비싼 조준경 달아줘봐야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신세 아니겠나.

 

7.  우리는 어떻길래

 

1) 출처를 밝힐 수 없는 야전교범에서 보면

 

"소중대장이 평시에 총잘쏘는 소총수들 자원 관리해놓고 나중에 전쟁나면 총포상에서 조준경을 수배해서 달아다가 ..."

 

그만 알아보자

 

2) 실거리 사격에서 집밥이 먹고싶어 바실리 자이체프에 빙의된 소총수들을 소중대장이 지켜봤다가 "너 저격수 해!" 하면

 

나중에 분기나 반기쯤 되서 각 소대 중대별로 저격수 집체교육이란 요상한걸 해가지고 거기다 조준경 달아주고 빵야빵야 하는걸

 

나 군생활때 봄. 조준경은 양 머시기 아저씨의 예비군용 그것.

 

물론 내 군생활을 군 전체로 일반화시키기엔 무리가 있을지 모르나 보고들은것만 해도 사실상 국군엔 지정사수나 관련 개념 정립도 안된듯.

 

그러니까 이렇게 교범도 주먹구구식이고 관리도 주먹구구식이고 그런 상태

 

수십년간 우사미하고 훈련하면서 뭘 배웠는지 심히 궁금할 지경

 

3) 2010년 초반에는 예비군 저격수라는 뜬금없는 개념이 나와가지고 현역도 못쓰는 조준경이 예비군 재산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이게 무슨..

 

4) K11로 지정사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K2보다도 총열 짧고 사통장치도 2배율인데 어떤 방법으로 지정사수 역할을 하겠다는건지 개인적으로 심히 궁금함.

 

열상이면 2배율인건 상관없는건지

 

(개인적으로 K11을 매우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니 넘겨도 무방함)

 

8. 다른나라는 어떻길래

 

우사미 : 분대 당 1~2명, 예전엔 SDM-R이라고 해서 분대지정사수용 소총이 있던걸로 아는데 아직 MK14 이런거 쓰는지 모르겠음.

 

(M110이 분대지정사수용으로 전환됐다는 소리도 있지만 진위여부는 모름.)

 

일본 : 분대 당 1명. 64식 소총에 조준경을 달아서 운용

 

중국 : 역시 분대 당 1명. 예전엔 79식 저격총을 운용했지만 지금은 탄약 호환을 위해 88식 저격총으로 교체됨.

 

북괴 : 역시 분대 당 1명. 자스타바 M76, 드라구노프, 78식 저격보총(고 윤영하 소령을 죽인 원흉) 운용

 

우리나라 : ? 도대체 뭘 믿는건지..

 

9. 기관총에 조준경 달아서 지정사수 만들면 되지 않냐?

 

기관총은 애초에 지역표적/면표적, 즉 무리를 지은 인마를 제압하거나 살상하기 위해 쓰는 물건이고

 

소총은 단일 표적을 제압하기 위해 있는 물건임. 애초에 운용 개념부터 다른 무기체계라 서로 대신할 수 없는 관계임.

 

지정사수 개념 자체가 소총수에서 발전한건데 소총수를 냅두고 자화수한테 그런걸 맡기자는게 언어도단임.

 

기관총이 소총만큼의 명중률을 낼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자.

 

10.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총 잘쏘는 병사를 어떤식으로 유용하게 써서 전투력을 올릴지 고민도 안하고

 

일발필중 백발백중 용비어천가나 부르는 현 세태가 매우 안타깝읍니다. 끝.

 

-----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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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킨에피 2016.12.07. 02:56
늦은 시간에 글쓰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글이 알차고 재밌기까지 하네요.
글을 읽아보니 지정사수를 보직에 넣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것 같은데 설마 안하는 이유가 귀찮아선 아니겠죠?;;;;
PKS 2016.12.07. 05:08
읍 볼드체ㅋㅋ
우사미와 합동훈련하면서 높은 단위 제대에서의 노하우는 배웠을지 몰라도 일반 보병을 보면 뭐했나 싶어지네요... 글이 재치있고 읽기 쉬워서 좋네요 정보글 감사합니다ㅎㅎ
정맞은모난돌 2016.12.07. 08:03
문득 생각해보면 K-2에 4배율 SUIT와 양각대를 끼우도록 한게 설계자들은 그런 운용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현실은 일선의 개념부족으로 창고에서 썩다가 흐지부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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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23 2016.12.07. 11:06
답은 우리나라에 사격 잘하는 엘리트에게 M110을 지급해주는 겁니다!!(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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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23 2016.12.07. 11:07
그러고 보니 예비군 저격수도 사실상 지정사수에 속하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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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m 2016.12.07. 11:14
헷갈리게 저격수/지정사수 말고 "명사수"합시다.
Gascan 글쓴이 2016.12.07. 11:27
yukim

명사수도 헷갈려요

eceshim 2016.12.07. 13:05
저격수 집체교육이라는 DMR사수를 양성한다는 이 이상한 훈련은 09년 부터 시작 됫는데 7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될지는 ㅇㅅㅇ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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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let23 2016.12.07. 14:08
eceshim
그래도 예비군 저격수 훈련은 계속 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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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 2016.12.07. 15:33

과거 대대급 이하 제대 저격수 운용교리 정립을 교육사 보병학교 교리발전처에서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대대급제대의 저격수 운용연구와 중대급이하 저격수 운용연구로 구분하여 진행했고 12년 초부터 연말까지 진행했으니 연구결과는 그 이후에 반영되었겠죠. 그런데 아직 본격적으로 장비 편제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K14가 편제되어 운용 중인 대대급제대 저격수 운용교리정립보다는 연구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그래도 차기소총 채택할 즈음에 반드시 편제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데, 10년도에 배율조준경이 달린 XM-8을 도입해 전투실험에 쓰려다 좌절 된 것이나, 13년도부터 차기미래소총 운용모사한답시고 일단 레일에 무배율 조준경은 기본이고 3배율 조준경을 옵션으로 달아 세미스나이핑 소총으로 운용 가능할 것을 ROC로 요구하는 마당이니, 차기소총을 어떻게 운용 할 지가 뻔히 보이긴 하죠.

정맞은모난돌 2016.12.07. 15:38
리피
..해당 ROC는 현 PVS-11K 운용능력을 얘기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옵션으로 3배율경이 있죠..
eceshim 2016.12.07. 17:28
정맞은모난돌
그게 플래툰 2014년 11월 표지보면 그 정체가 나오는데
PVS-07,04K 확대경을 어댑터로 달아놓은거라....
동인이 미국에 파는 확대경과는 질적으로 다른 허접품입니다
그러니 영접잡기용 돌려막기로...
Gascan 글쓴이 2016.12.07. 16:08
리피

저도 현역때 ㅇㅌㄹㄴ에서 에센셜 아조씨가 언급하신 저격수 운용 자료 본적이 있어요.

결론이 이걸 하겠다는건지 말겠다는건지 애매해보여서 딱히 중요성 못느끼고 그렇구나 하고 넘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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