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연방군과 HK416에 대한 찝찝한 이야기

예전에 다른 곳에 올렸던 이야기인데 여기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이젠 원 출처 기사가 삭제되어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고 이 내용에 대해 언급된 이야기들은 다른 기사엔 한두줄 짤막하게 있는 정도에 불과해 그냥 짤막한 소설 한 편 읽는다고 생각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http://photobw.info/kommando-spezialkrafte-258
 

G36의 명중률 문제는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263 공수대대원들이 교전 도중 총기 문제로 인해 정상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3명의 사상자를 낸 '피의 금요일' 사건 이후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계속된 논쟁입니다. 독일연방군은 G36을 골칫덩어리로 간주하고 퇴출시켰지만 이 논쟁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영국, 프랑스, 리투아니아, 독일의 군, 법 집행기관들의 실무자들은 이 총기에 대해 상반되는 결과를 내리고 총기를 처분하는 것 부터 추가구매까지 다양한 상반된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이 논쟁은 독일 코블렌츠 지방법원이 HK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락 된 듯하나 독일연방군은 차기 소총 사업을 발표하면서 두루뭉실하게 넘어가 버렸습니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 여러분들은 이 총이 채용된 시간과 일선에서 굴렀던 시간들, 그리고 여러 분쟁지역에 투입되었던 전적을 생각하며 이러한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출처:http://photobw.info/kommando-spezialkrafte-386

 

 

왜 평시에도 실탄 사격량이 많은 특수부대는 이러한 사실을 미연에 감지하고 보고하지 않았을까?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친구들은 냉전의 종료로 군축의 길을 걸어가며 종이호랑이가 되어가는 독일연방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멍청하고 무능력한 친구들은 아니었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여러분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총처럼 플라스틱으로 된 SF영화에나 나올 거 같이 생긴 총을 미래의 총기라고 멋지게 발표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만약 그 시절에 여러분이 플라스틱 장난감총을 가지고 놀았다면 말이에요

 

 

KSK는 1996년 G36을 수령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잘 알려진 '장난감이 너무 길다' 라는 것 외에도 자신들의 장난감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합니다. 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C 사로부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총열덮개랑 캐링핸들 레일을 주문하였고 이 방법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완벽한 해결이 될 수 없었습니다. 공수부대로부터 태양열에 의한 열팽창과 총기 과열로 인하여 총몸 내 금속부와 폴리머 부분이 접합되는 곳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보고가 들어왔었거든요.

 

 

독일연방군 특수전 부대는 이 사실을 인지하고 급하게 실험을 했습니다. G36, HK416D, SCAR-L, 그리고 두 종류의 AR-15 - 각각 SIG의 SIG516 알려지지 않은 다른 한 종류 - 을 통해 실험을 하였고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독일군 특수부대는 HK에게 약실과 맞닿는 부위를 알루미늄으로 교체하거나 아예 내부 설계를 바꿔버리라고 요청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요청이 HK와 독일연방군에게 받아들여졌을지는 모르겠네요.

 

 

2000년대의 첫 번째 10년이 끝나가고, 상당히 많은 군, 경찰의 특수전, 대테러 조직들이 다양한 길이의 총열을 가진 HK416을 일선에서 잘 쓰고 있었고 독일군 내에서 소량의 G36의 교체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HK사의 새로운 인기 상품인 HK416은 고객들의 손에서 다양한 전장에서 -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전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한편 이 와중에 G36의 명중률에 대해 불만을 가진 또 다른 독일연방군 내 조직이 등장하게 됩니다. 헌병 - Feldjäger - 가 그 주인공이었죠, 이들은 플라스틱 따위가 아니라 다른 재질로 약실 주변부가 단단하게 만들어진, 가스 피스톤 작동방식을 사용하는 화기에 대한 필요성을 논했습니다.

 

 

흠. 어디서 많이 본 사양서군요

 

 

결국 2011년 초, 독일연방군은 이들을 위해 새로운 총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일반적인 독일 연방기관 총기 명명법을 벗어나 지정사수소총/저격총에 붙이는 명명법인 10자리에 2를 붙인 점이었죠. 독일연방군은 여론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들이 제식으로 사용하고 있고 한참 IDZ 사업에 따라 A2 사양으로 개수한 그들의 제식소총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었기 때문에 이들을 공식적으로 특수전, 대테러 기관에서 사용하는 G36의 후계 소총으로 지정하는 걸 거부하고 대신에, 비밀리에, 5.56 나토 표준탄을 사용하는 근거리 정밀사격을 위한 소총이란 명칭으로 채용하였습니다. 앞에 언급되었던 네 종류의 새로운 총기를 WTD-91 시설에서 시험을 하였고 12년 10월 해당 시설에서 14.5인치 총열을 가진 화기들에 대한 시험을 마지막으로 사업은 종료되었습니다. 이 후로 이어서 HK417이 연방기관 분류명칭으로 G27이란 이름을, MR308이 G28이란 이름을 가진채 독일연방군에 제식으로 채용되었습니다.

 

 

채용된 소총의 결과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진도 나오지 않으니 말이죠, 혹자는 Hk416D14RS를, 혹자는 SCAR-L을 주장하지만 사진이나 보도자료가 없으니 알 방도가 없네요. 하지만 특이한 사실이 있다면 이후 몇몇 연방경찰 특수임무대가 노후화된 AUG, G37을 대체하기 위해 SCAR-L을 도입했다는 사실이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독일 정부는 HK416A5를 G38이란 이름으로 명명하고 익명의 연방정부 기관에 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방정부는 차기 소총 도입사업을 발표하였고 여기엔 HK416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뭐, 제가 아는 건 여기까지네요, 예전에 썼던 글에서 잘못된 부분 몇 군데와 오류 몇가지를 수정하고 다듬었지만 아직도 찾아봐야 구석이 산더미인 건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