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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맹인 장수들은 어떻게 잘 싸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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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하마드, 왕평, 잔 다르크, 토요토미 히데요시, 그 외 전국시대 다이묘, 사무라이, 고려의 무신들 다 문맹인데 전투를 잘 치룬 인물들입니다.

이외에도 글은 알지만 전문적으로 병법을 배우지 않은 명장들도 많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생각한 결과 제가 낸 결론이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넓이에서 치루는 전투는 전략, 전술보단 운동신경의 연장선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고대의 판크라티온, 수박희, 중국무술, 갑주 레슬링, 일본 유술을 보면 상대방이 이쪽으로 공격이 들어오면 이렇게 막고 이렇게 카운터를 날리며 상대방이 위로 들어오면 숙여서 피한 뒤 취약점인 무릎을 잡고 넘어트려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싸움이 진행됩니다. 이는 근력뿐만 아니라 순간적인 상황판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MMA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군다나 복싱 등 투기 종목을 뛰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링 위에 올라가서 조금만 뛰어도 뇌로 산소가 안 가는 느낌이 듭니다. 이 과정서 많은 연산을 해야죠.

 

 투기종목 뿐만 아니라 모든 신체활동에 필요한 이 기능을 '신체운동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지능의 일종이란겁니다. 수학문제를 보고 연산하여 답을 적는 것과 공이 오는 것을 보고 같은 편인 선수가 어디에 있고 상대방 선수가 어딨는지 판단하여 공을 정확히 차는 것 모두 외부정보를 받아서 뇌에서 처리해서 내 놓는 것이죠. 전자든, 후자든 통달한 사람들은 거의 반사적으로 답을 냅니다.

 

사람이 직접 볼 수 있거나 직접 볼 순없지만 인지할 수 있는 넓이의 면적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문맹이거나 병법을 배우지 않은 장수들이 싸우는 방식은 격투의 연장선이 아닐까합니다.

 

'오른쪽에서 주먹이 날아온다.' -> "오른손으로 가드한 뒤 턱에 카운터를 날려야지!" 하는 것처럼 '오른쪽으로 기병대가 접근한다' -> ' 아군 방진으로 막고 아군 기병대로 카운터를 쳐야지' 이런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전장에서 활약한 문맹내지 무식한 장수들이 개인적 무력이 매우 뛰어났다는 기록이 많습니다. 

 

 문맹내지 무식한 장수들이 잘 싸운 이유에 대해서 제가 낸 결론은 이러한데 밀리돔 회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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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고 2018.05.09. 18:16

실제로 화약무기가 없던 시절에는 전투에서 개인의 용맹이 중요했죠. 전략, 전술뿐만 아니라 아군의 사기도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니까요.

Berlin사람 2018.05.09. 18:57

오히려 몇몇 특수한 사례들아닌가요? 명장이라던가 지휘관들중 오히려 절대다수는 꾸준한 학습을 받은 인물들 아닌가요? 확률과 통계에서도 특수한 경우는 언제나 나옵니다. 소수 귀족들의 명예전에서 대량 섬멸전으로 발전된 고대에서도 개인의 용맹보단 진형과 무장 작전능력이 전투와 전쟁의 승폐를 좌우했습니다.

불태 글쓴이 2018.05.09. 19:02
Berlin사람

이 글은 문맹내지 무식한 사람이 잘 싸울 수 있던 이유에 대한 글이지. 대다수가 그런 인물이라는 글이 아닙니다.

해색주 2018.05.09. 22:54

 백단위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개인의 용맹으로 싸움이 됩니다. 그러나 실제 전투에 임하는 천 명의 병사를 지휘하기 위해서는 참모진과 중간 장교들 그리고 부사관단이 필요합니다. 장수는 이러한 여러 사람들을 운용하면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용맹만 있어서는 고급 지휘관이 되지 못합니다. 고려의 경우 주요 고급지휘관은 항상 문관이 맡았고 일반 하급 지휘관들의 경우에는 일반 서민들도 지원해서 성과를 내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용맹으로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고려의 척준경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힉스병장 2018.05.11. 01:18

그런 부분의 재능이 따로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배우고 학습해서 전쟁 관련 학자는 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발휘되는 전술적인 감각은 재능인 것 같아요. 개인의 용맹함과는 별개로요. 전략적인 관점은 통찰력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깊은 학습과 재능이 결합 된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의 용맹함 만으로는 척준경 같은 사기 캐릭터가 아니고선... 전술적인 영역까지가 한계가 아닐까요 굳이 규모를 지정한다면... 중대규모 정도요.

데인져클로즈 2018.05.11. 11:55

저는 1. 침착함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2. 리더로서 사람들이 따를 수 있는 인품. 3. 재치. 이 세가지로 봅니다. 알렉산더 대왕과 시저의 원정을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유투브 채널을 보고 있는데, 오히려 큰 전투보다 작은 야습, 어이없는 패인 등이 눈에 보이더군요. 시저가 가장 첫 전투인 헬베티아와의 전투에서 척후병도 제대로 운용 안하다가 어이없이 패배할 뻔 한 것을 보면, "경험이 중요하긴 하구나." "이론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구나." 싶다가도, 그 상황을 침착히 마무리하고 결국 승리로 이끈 것을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침착성이 중요하구나." 싶어지더군요. 알렉산더도 페르시아의 관문에서 어이없이 무너지나 싶었는데, 역시 침착하게 대응방안을 마련하며 승리를 이끌어냈었죠. 두 장군 모두 열세의 전력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전투에서 "밀리는 듯" 싶다가도 대승을 거두곤 하였죠. 휘하의 병사들이 큰 신뢰를 가지고 따르었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도 덩달아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더군요.

몇년간 복싱을 해오면서 스파링하며 맥없이 쓰러지기도 해보고, 거꾸러트리기도 하며 "뭐가 승리를 만들까?" 물어보곤 했죠. 코치들이 이구동성으로 늘 말하는 것은 "침착함" "자신감"입니다. 아무리 두들겨 맞고 있어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면 어떻게든 전화위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고,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물론, 기본적인 체력과 수많은 연습도 중요하지만, 이 침착함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죠. 체력이 지식이고 연습이 경험이라면, 자신감은 리더로서 다른 이들이 따를 수 있는 인품과 자질이 되는 것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상황을 타개하는 능력이 곧 재치가 됩니다.

물론, 이 몇가지 요인들 만으로 모든 걸 설명하기엔 부족하죠. 이들이 과연 어떻게 좋은 장군이 되었느냐는 질문은, 그들의 인생을 몇 단락 안으로 간추리라는 불가능한 말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shaind 2018.05.15. 00:26

"내가 적을 만나 싸우게 되면 먼 거리에서 편전과 장전을 쓰고, 가까이에서는 칼과 곤봉을 사용하면 되니 이기지 못할 까닭이 없소." - 원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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