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에 관해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제가 재돌입체 설계 경험이 없어 확신은 없지만, 재돌입체를 무슨 용가리 통뼈로 만들 게 아닌 이상은, 정상적으로 만든 재돌입체도 고각 낙하하면 박살날 확률이 상당히 크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무언가 날아다니는 물건을 만들 때는 필연적으로 "무게"와의 싸움을 해야만 합니다. 안전하게 만들면, 튼튼하게 만들면 그만큼 무게가 늘어나고, 이는 곧 비행체의 성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그래서 비행체를 설계할 때는 가장 먼저 이 비행체가 어떤 목적에따라 어떤 조건에서 사용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에 맞추어 필요한 안전함과 튼튼함의 수준을 결정한 뒤, 실제 상세 설계 과정에서의 혹독한 기술적 다이어트를 통해 목표 성능을 달성합니다.  

기본적으로 재돌입체를 설계할 때, 해당 ICBM의 사정거리, 입사각 등은 초기에 임무 조건으로 주어집니다. 이에 따라 주어진 조건 하에서 아주 약간의 여유를 두고 서브 시스템들을 설계하고 제작하게 되겠죠. 무식하게 튼튼하게 만들었다간 탄두 안에 들어갈 폭약의 중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게 되고, 발사 로켓 엔진이 계속해서 커져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테니까요.

이렇게 만든 탄도미사일이 처음의 요구 조건을 매우 극단적으로 벗어나는 비행 궤도를 선택해서 비행한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래 설계안보다 발열량이나 충격량 등이 커지는 형태라면? 그 결과는 매우 거대한 불꽃놀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