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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근동 상황.

78FAA'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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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몇 번 말씀드린 적이 있긴 한데....밀리돔 자료나 좀 채워볼까해서 몇 자 올립니다.

현재 중근동 아라비아의 상황은 중동 대전 전야와 같습니다. 전쟁, 그것도 아주 큰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당위이고 언제 시작할 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경입니다.

9.11로 인해 미국은 아프간을 치고 WMD를 핑계로 이라크를 칩니다.

WMD를 보유하려고 한다고 판단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알루미늄 파이프의 대량 구매였는데 실상 포신을 제작하기 위해 수입한 것을 후세인의 아들이 도맡아 하다보니 권위 의식 쩔은 이 세습 정권의 시스템 상 모자라면 반드시 처벌받게 되니 기왕 들여올 거 모자라지 않게 충분히 많이 수입하자고 해서 들여온 게 미 NIA에 걸렸고 매우 합리적인 이들은 알루미늄 튜브를 이렇게나 많이 수입하는 이유는 포신 제작 외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 최소한 우리라면 그렇게 한다는 합리성에 근거한 역지사지를 시전하게 됩니다.


사회과학적 합리주의에 의한 역지사지....실상은 권위주의에 쩔은 이라크 공무원 사회가 물량 부족으로 추궁당할 걸 염려한 나머지 충분히 모자라지 않은 수량을 수입하려 했기 때문에 결국 WMD 개발의 누명을 뒤집어 쓰게 됩니다. 뭐 어쨋든 아들 부시 입장에서 지 아버지 초상화가 호텔 바닥에서 짓밟히고 있는 데에 따른 개인적 복수심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긴 합니다만...최소한 미 국무부의 상황 판단은 이걸 기초로 합니다. 자, 왜 쓸데없이 이라크 전부터 따지느냐? 9.11 이후 미국의 중동 정책 자체가 바뀌는 계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9.11을 단순히 한두나라 쳐 내는 걸로 복수할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사실 9.11 테러의 주체인 알 키에다, 그 중 월드 트레이드 센터 테러범의 80%, 심지어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 왕가입니다. 헌데 사우디보다 먼저 아프간과 이라크를 쳤습니다. 아프간은 빈 라덴을 잡기 위해 그렇다 치고 사우디 대신 이라크가 불벼락을 맞은 이유? 이라크의 특수성에 기인합니다. 이라크 국민의 과반수가 이란과 같은 시아파입니다. 여기에 순니파이긴 하지만 순니파로부터 배척당하는 쿠르드 자치족이 더해져 이라크 국민의 80%를 이룹니다.



20%도 안되는 이라크 내의 순니파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는 사우디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1984년 이란-이라크 전쟁도 시아파와 순니파의 충돌에 이라크가 대리해 나선 것입니다. 물론 유가를 적절히 조작해 사우디 왕가의 재산을 불리기 위한 배경은 기본적으로 깔아 두어야 겠지요? 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도 같은 맥락입니다. 쿠웨이트가 유가를 덤핑 판매하자 산유국들의 불만이 극에 달합니다. 순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후세인에게 적절한 대응을 주문합니다. 후세인 신나서 쿠웨이트 유정에 불을 지릅니다. 유가가 오릅니다. 산유국들 흐믓합니다.


현재까지도 사우디는 전세계 무슬림의 대다수가 믿는 순니파의 종주국으로 자처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종교적 신념을 해외에 수출합니다. 오일 머니와 함께. 시아파는 이란과 이라크 국민의 절반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무슬림은 다 순니파입니다. 터키와 쿠르드족의 경우 세속주의 순니파입니다. 사우디가 수출하는 순니 교리는 원리주의입니다. 뭐 좋게 말해 원리주의이지 무슬림 테러리스트 수출국이 바로 사우디입니다. 사우디 대학과 대학원 졸업생의 80%가 신학 관련 출신입니다. 물론 무슬림 사회에선 일반 행정과 사법 체계 자체가 신학과 관련있기 때문에 80%의 비율이 오로지 종교학인 것은 아니지만 과학이나 엔지니어링은 극히 일부 학생들만이 수료합니다.


이런 고학력 소장파들 가운데 일부는 과격한 사회 개혁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우디는 이들을 해외로 송출시킵니다. 그리고 재입국시키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의 안위에 관련해서 종교적 신념을 이용, 사회 불만 세력들을 축출하는 사우디 왕가의 정치술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빈 라덴과 같은 인물들입니다. 이들이 주로 송출된 곳이 소련이 침공한 아프간입니다. 그리고 끔찍한 전쟁에서 살아남은 엘리트들이 바로 알 키에다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정조준한 다음 대상이 바로 미국이 된 것이구요....


사우디 왕가의 치졸함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체첸, 남수단,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보코하람, 예멘, 시리아, 인니까지. 무슬림의 종교 분쟁, 학살의 배후엔 사우디가 수출한 바로 이 원리주의자들과 오일 머니가 바탕입니다. 그들은 다른 무슬림 국가의 발전에 이로울 과학이나 문명을 전파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알라와 코란의 자의적인 원리주의만 강요했습니다. 그것이 무슬림 국가들을 낙후하게 만들었고 종교적인 폭력과 반인권적인 탄압에 순응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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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를 망하게 하려면?

이 답이 이라크에 있었습니다. 딕 체니가 미 부통령이였던 시절 이라크 전 종전 이후 이라크 정부를 재구성할 때 내세운 80% 솔루션이 있습니다. 기존 순니파에 의해 장악되었던 바쓰당의 군과 치안 세력을 해체하고 시아파와 쿠르드 인들로 구성된 80% 이라크 국민의 정부를 세우겠다는 것인데 과거 이들이 그런 사회 보안 조직을 주도해 본 경험이 없고 지식도 부족한 채 미군에 의지해 간신히 연명하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러다가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 자치 정부의 자치 능력이 이젠 안정되었다고 임의로 선포한 뒤 무조건 철수를 시작합니다.


이라크 내에 힘의 공백을 야기한 것입니다.

이 틈을 사우디가 놓칠 리 없습니다. 대규모로 조직된 순니파 무장 세력들이 이라크에서 가동됩니다. 그들이 조직화된 게 바로 ISIL입니다. 이들 중 대다수가 이미 남수단과 시라아 내전에 참전한 베테랑들입니다. 그렇게 이라크 내에서 순니파의 입지를 다져 나가자 드디어 이란이 나서게 됩니다. 중동에서 안정적인 시아파 종주국으로 대접받길 원했던 이란은 꾸준히 인접 사우디에 대항하기 위한 군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 끝에서 핵보유 의지를 천명하게 됩니다. 이란이 핵을 보유하려는 목적은 시아파인 사우디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고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무슬림 내에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무슬림 내에서 사우디와 이란이 종파적 대립을 넘어서서 종주국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이라크에서 정면 충돌할 환경이 만들어 졌습니다.

양쪽 모두 물러설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사우디는 이라크 내에서 내전을 야기해 제 2 전선을 구성했습니다. 다음으로 시아파의 저항이 드세질 수록 그들을 지원하고 있는 이란의 팔목을 비틀어 꺽기 위해 유가를 낮추기 시작할 겁니다. 이에 이란이 반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 듭니다. 이제부터가 본편입니다.


서방은 방관합니다. 러시아 역시 개입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이 좋은 굿판을 기반으로 자국 경제의 회생을 바라고 있을 뿐. 사우디와 이란이 실컷 기름 팔아 서로 치고 받은 후 유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제서야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페르시아만에 개입할 겁니다. 단순히 안정시키기 위해서? 미국은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닙니다. 역내 세력 재편을 위해 사우디는 갈갈이 찢어 놓고 이란은 폐가 망신시킨 뒤 페르시아 만 연안 쿠웨이트에서 카타르에 이르는 종단 650 KM의 연안 지대에 미군의 적은 병력으로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순니파와 시아파의 완충 지역으로써, 새로운 독립 국가를 내세우려 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 지역이 사우디 원유 매장량의 50%가 묻힌 곳이라는 점입니다.


왜?

이 지역의 종교 갈등은 원만히 타협하거나 누군가 중재해서 해결될 수준이 아닙니다. 양측이 충돌할 경우 최소 10년에서 길게는 100년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그 어느 세력도 저들의 싸움을 중재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부추길 겁니다. 이란에게는 니덜이 무슬림 짱 먹으라고 하고 사우디한테는 니덜 나와바리 관리 참 잘 되고 있겠다며 염장 지르고. 이미 영국은 그런 업무에 대단히 능숙한 나라이기도 하구요. 유럽 경기가 이들을 통해 나아지길 바라는 EU의 속내도 깔려 있습니다. 어쨋든 미국은 아주 오래 전쟁을 끌며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명분을 쌓는데 단지 명분만 아니라 아주 편하게 실리도 얻길 바랍니다.


바로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30%를 가진 지역에 군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반식민지 국가를 얻게 됨으로써.

이것이 지금 중동 상황에서 미국이 노리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쿠르드에 분명히 숟가락을 얹어 두었던 우리는 이 전쟁 후에 과연 터키와 이라크 차기 집권 세력을 견제하며 쿠르드 정부를 내세워 모슬과 키르쿠크의 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게 앞으로 중근동 정세 변화에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그 동안 이들이 벌일 전쟁에 필요한 물건들 팔 준비는 해야 겠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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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i 2014.07.16. 08:48
감사 합니다. 여러가지로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장기적인 방안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UN 이름을 빌어서 중앙 아프리카등에 전시에 사용될 수 있는 기자재 및 기지 시스템이 투자되고 있습니다. 밀리돔 회원분들도 그런곳에 한번 관심을 가져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캬오스토리 2014.07.16. 17:53
근데 빈라덴은 그 철천지 원수 같은 사우디를 왜 첫번째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았을까요?
미국에도 덤빌 베짱이면 사우디 왕가에 도전하는게 더 의미있고,
테러를 해도 비슷한 인종이 넘쳐나는 사우디에서 하는것이 더 쉬우며,
동지를 긁어모아도 사우디내 불평불만을 가진이들을 포섭하는게 훨씬 쉬우니
경제적, 인력적, 전략적 모든 면에서 사우디에 테러를 가하는게 훨씬 쉬워보이고 의미가 있어보이는데...

그렇게 사우디에서 탄생한 종교적, 사회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사우디의 리야드내 그럴듯한 시설물 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왕궁까지, 그쪽을 목표로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물론 저는 중동에대해 전혀 모릅니다. 그냥 읽다가 궁금증이 생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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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2014.07.16. 19:39
캬오스토리
사우디가 은근히 빈라덴측 지원해온 것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ㅎㅎ
eceshim 2014.07.16. 19:47
미국이 원하는건 이란과 사우디가 이라크에사 대판 거하게 싸워서 공명하는걸 원하는 셈이군요.
요즘들어 미국이 셰일가스 채굴과 산업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군요.
미고자라드 2014.07.17. 19:27
밀리돔에 댓글은 처음 남기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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