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국지방공레이더 탑재차량 선정과정 이야기

<이 이야기는 국방획득저널 2호의 "국지방공레이더 운용성능 최적화를 통한 예산절감 사례"의 내용을 각색한 것 입니다.>

방위사업청의 새로운 사업팀이 2014년 9월에 시제품 제작 후 시험평가 하기 전 단계에서 이전 사업팀에서 국지방공레이더 개발 사업을 인수인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받고 나서보니 세상에나 차량에만 7억을 넘게 쓰고 있더라는 겁니다. 왜 7억씩이나 쓰고 있는가 봤더니

육군에서 운용요구서를 빡빡하게 잡아놓음(6x6 독립현가에 전술타이어, 타이어공기압조절장치 군용전자파규격 등등등)

-> 서스펜션 규격 맞춘다고 해외에서 부품 수입함

-> 방탄규격 맞춘다고 차량 샤시에 1톤이나 추가되서 연비가 폭락, 주행성도 안좋아짐

-> 거기에 군용전자파규격 맞춘다고 기존에 있던 전자계통들 다 들어내고 새로운걸 담

-> 심지어 이걸 외주정비 안하고 군직정비하겠다고 해서 관련 정비 치공구도 8억주고 개발해야될판

이였다더라 라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냥 3억짜리 10톤 표준차량을 사용했어도 될 노릇이였다는거죠.(그렇다고 이전 사업팀을 탓할수도 없는게 사업팀의 본연의 임무는 어쨌거나 요구사항에 맞추어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새로운 사업팀은 주개발업체를 찾아가 이야기를 해봅니다

사업팀 : "~~한데 그냥 표준차량 쓰셔도 되지 않나여?"

주개발업체 : "하.... 그거 맞추느라 X고생했는데..... 사실 좀 스펙 내용이 쓸데없이 X같긴 했었음"

결국 주 개발업체는 차량을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차량생산을 맡은 협력업체 였습니다.

협력업체 : "그 스펙 맞춘다고 해외 기술협약도 받아놓고 내돈까지 엄청 쏟아부어놨는데 이제와서 우리꺼말고 다른거 쓴다고?! 우리 망하는거 보고싶냐!"

덕분에 새 사업팀은 한발짝 물러나게 됩니다.

사업팀 : "후.... 그래도 이 스펙은 좀 아니지 않나여? 님이 생산은 하시는데 대신 스펙좀 낮춰서 원가절감 합시다."

협력업체 : "그럼 타이어공기압조절 빼고, 전술 타이어 빼고, 방탄 빼고, 군용전자파규격 빼서 3.5억원 어떰?"

사업팀 : "굳굳"

결국 사업팀과 협력업체는 기존 10톤 표준차량보다는 좀 비싸지만 그래도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스펙을 낮춘 차량을 쓰는데 합의를 보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갑자기 소요군(육군)이 침을 뱉습니다.

육군 : "아니 왜 스펙을 떨어트림? 안돼, 배째"

표준차량을 사용한다 할땐 가만히 있던 소요군이 기존차량을 스펙을 낮춘다고 하니 반발을 한 것이였습니다. 스펙이 낮아진 기존차량이 표준차량보다 성능이 더 나은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군은 타이어공기압조절장치를 제외한 모든 성능변경에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구매팀은

사업팀 : "그래 배째줄게"

라면서 방위사업관리규정 제56조에 따라 국과연, 국기품, 기계연구원,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한 사업관리실무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팩트들을 이용해 육군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위원회 : "방탄기능 붙여놓으면 연비 안좋아지고 방탄유리랑 전면유리 사이에 성애도 끼고 서스펜션도 너무 잘 고장남"

위원회 : "레이더 스펙 보니까 군용전자파규격 말고 상용규격 써도 문제 없구만"

육군 : "아... 님들 전술타이어는 살려주시면 안될까요...."

사업팀 : "그정도는 OK"

그렇게 방탄기능과 군용전자파규격이 빠지게 되고 전술타이어는 그대로 들어가게 되어 총 대당 4억이 절감되는 모두에게 해피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합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