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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저자 관해서 잡설

PKKA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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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을 제가 존 키건으로 입문하긴 했는데 고1 수준에서 이해하기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도움 받은 글이 이 저자의 글들이었습니다. a는 비밀(엄연히 따지면 조선일보 블로그)을 본진으로 하고 네이버와 지금은 없어진 파란에 멀티를 두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뉴비였던 저는 a의 글에 영향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단 그양반이 글을 쉽고 맛깔나게 쓰고 관련 짤도 많이 써서 이해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았거든요. 그 때문에 2차대전과 한국전쟁의 각론적인 부분은 계속 저자의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글이 쉽고 이해하기 좋다는 말을 반대로 말하면, 얄팍하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더 내공이 쌓이고 보니 그의 글은 뉴비의 입문용 이상으로 절대 올라가지 않는 글들이었고 무엇보다도 글마다 무슨 문헌을 참고했는지 전혀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어쨌든 이 저자의 글은 비밀과 네이버 양쪽에서 인기를 얻었고 또 비밀이 플래닛미디어 출판사와 깊이 연결된 곳이다 보니 저자의 글이 엮여서 2008년과 2009년에 책이 나왔습니다. 저도 뉴비 시절이라 책만 내면 다 대단한 사람인줄 알았기 때문에 그 저자를 더 숭상하게 되었고 또 2009년 하반기에 책을 한권 더 내서 반드시 보거나 질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도서관에서 저자의 책을 접하고 느낀건 엄청난 실망감이었습니다. 첫 두 권은 참고문헌 목록조차 없었으며, 첫 권의 경우 이미 괴담이란게 밝혀진 탄넨베르크에서 렌넨캄프와 삼소노프의 개인감정이 어쩌고 하는 얘기가 실려서 슈타인호프님의 도마에 올랐던 겁니다. (http://nestofpnix.egloos.com/4170197)  그리고 2009년 하반기에 나온 세 번째 책은 대전기 독일 장군들 다룬 책이었는데 각주, 미주, 참고문헌 목록을 성실히 넣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거 목록 보고 뒷목을 잡았습니다.

국내 참고문헌이 단행본은 플래닛미디어 안보총서밖에 없었습니다!

존 키건 2차대전사도, 글랜츠 독소전쟁사도, 프리저 전격전의 전설 등 당시 이미 출간되어 있고 학술적으로 좋은 참고문헌들은 하나도 없고 당시 플래닛미디어에서 내놓은 책들, 히틀러 최고사령부 제외하고는 학술적 가치가 있는지 의심되는 소위 '안보총서' 책들(특히 오스프리!)이 각주에 출처로 달려 있고 참고문헌이랍시고 버젓이 올라가 있던 겁니다. 희안하게도 해외 참고문헌 중에는 글랜츠의 책들이 있는 등 분명 글랜츠 등을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국내 참고문헌에는 아예 없었습니다. 그리고 롬멜에 대해 다루는데(a는 롬멜까 성향이 강함) 롬멜전사록이 참고문헌에 없습니다! 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참고문헌 목록에 저는 도무지 뭐라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에 대해 조선일보 블로그 본진에서 지적하거나, 아니면 연재에 오류를 지적한 분들의 댓글들은, 전부 삭제되었다 합니다. 네이버 블로그 반응은 책 출간 축하한다고 할때만 와서 감사합니다 해주는 정도니 거기서 해 봤자 피드백도 없고요. 

현재도 이분 연재 수준과 책 수준은 6년 전과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 다음에 낸 책 보면 각주는 없는데 참고문헌 목록은 꾀나 빠방합니다. (전격전의 전설도 있는데 왜 국내판을 안읽고 영역판만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근데 정말 다 읽었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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