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도입을 취소하자?

오랜만에 들른 B모 사이트에서 F-35 도입을 취소하자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더군요. 이유인즉슨 록마와의 지지부진한 협상으로 기술을 이전받지 못하고 시간과 재원만 허비하니 F-35를 도입하지 말고 협력적인 사브사와 손잡자는 말인데...

저는 솔직히 이 의견에 찬성하지 못하겠습니다. 3차 F-X 사업에 KF-X와 관련된 기술이전이라는 조건이 있었다고 해도 3차 F-X 사업과 KF-X는 엄연히 다른 사업 아닙니까? 물론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3차 F-X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와 요구조건은 기술이전이 아닌 스텔스 성능을 갖춘 고성능 전투기의 도입이죠. 록마가 기술이전 협상에서 튕긴다고 해서 그 결과가 꼭 F-35의 도입 취소로 이어져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애초에 3차 F-X 사업에서 F-35를 포기하면 무엇을 산단 말입니까. 유지비파이터는 대여조차 생각해볼 수 없고 SE는 아직 개발도 안 됐는데요? 기술이전에 협력적이라는 사브사의 그리펜은 기본적으로 스텔스기가 아닌데다 3차 F-X에 어울리는 성능은 못 되는 로우-미들급 전투기죠. 그렇다고 해서 PAK-FA를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KF-X와는 별개로 3차 F-X를 예정대로 진행하려면 F-35를 들여올 수 밖에 없습니다.

KF-X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3차 F-X 사업을 KF-X를 위한 발판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F-35 도입을 취소하면 3차 F-X의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전투기는 더더욱 없을텐데 3차 F-X가 질질 끌리면 KF-X 사업에 좋을 것이 없으며 그 동안의 전력공백은 어떻게 메우렵니까. FA-50개량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유로파이터 대여는 터무니 없는 소리죠.

문맥이 너무 엉망인데,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KF-X 사업과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3차 F-X 사업은 마무리 지어야 하기에 기술이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고 이를 F-35 도입 취소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KF-X만큼 3차 F-X 사입도 중요하니까요. KF-X 사업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F-35 도입은 포기되어선 안 됩니다.

PS. 개인적인 의견으론... KF-X의 빡빡한 개발 일정을 조정해서 KF-X 사업비로 F-35와 F-15를 각각 20기, 20~60기 정도 추가도입, 나머지 KF-16을 개량하고 KF-X는 이후 F-16PB 대체용으로 여유를 두고 좀 천천히 개발했으면 하지만 이건 이미 끝난 얘기인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