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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mm 보병여단 직속 포병대 변환

해색주 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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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105mm 자주화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포병 병과와 보병 병과의 자존심 문제로도 말하는 분들이 어떤 곳에서는 계시더군요.

 

 사실 105mm를 보병으로 편제 변경하는 것은 이미 K-9이 들어오던 시점에서 고려되던 것이었습니다. 포병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은 견인 포병을 자주 포병으로 변경하고 군단급은 MLRS와 같은 다련장 체계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포병의 전투 교리는 소련과 유사하지만(사견입니다.) 편제는 미국을 많이 모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육군 항공에서 출발한 공군이 언제든 불러와서 적을 쓸어버리지만 한국은 그런 공군이 없고 있다고 해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느라 근접항공지원(CAS)에 우선 순위를 두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국 포병은 시스템이나 체계는 미군을 추종하지만 교리(포병은 전장의 신이다!!!!)는 소련의 것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대부분의 장교들은 적교리를 배우기 때문에 소련이나 러시아의 체계도 많이 참조할 수밖에 없죠.

 

 그러한 한국 공군의 제한사항 때문에, 육군은 공군의 직접지원 없이 육군만 단독으로 전쟁이 가능할 정도로 화력에 집중했습니다. 일단 K-9을 찍어내서 군단포병에 밀어 넣고 여유가 생기는 부분을 MLRS나 추후 국산화한 MLRS만으로 군단포병 여단을 편제합니다. 그리고 포병여단의 K-55를 일반 보병사단에 밀어넣고 보병사단은 K-55/KH-179 대대로 구성합니다. 기존 사단 포병의 105mm를 보병연대 직할로 내려가고 이들이 직접 지원을 하고 사단장은 포병연대의 유기적인 운용이 가능하게 되는거죠.

 

 기존 사단 포병은 직접지원 3개 대대, 일반지원 1개 대대가 되는데 변환이 되면 각 보병 여단의 직접 지원은 여단 포병대가 전담하고 포병연대는 사단장이 직접 운용하면서 전장을 지원하게 되는 것입니다. 포병 병과는 장기적으로 제2포병단처럼 별도의 전략 로켓군으로 성장하여 공군의 항공 지원 없이도 전략 표적을 타격해서 전쟁을 끝내는 것으로 목표를 삼았습니다.

 

 한국군은 일단 포병이 상대 포병을 다 쓸어버리고 기동 부대를 지원하면서 기갑/기계화 사단이 적 기동부대를 쓸어버리고 보병사단들이 전장 정리를 하는 방향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분들이 욕하듯이 "타군(공군, 해군)"과의 유기적인 협조는 고려 안하고 육군에 의한, 육군을 위한, 육군의 전장을 위해서 설계된 것이죠. 북한과의 주요 기동로가 선으로 되어 있고 평지가 적은 전장에서는 이러한 것이 최적화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105mm 보병 연대 직할은 큰 그림상에서 한 부분이고 그러한 면에서 병과간에 알력 다툼이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연대전투단이나 사단 대신 여단위주로 간다는 생각은 못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부대들의 "전투"를 위해서 가벼워지고 지휘 체계가 "컴팩트" 해지면 많은 장교들이 일을 잃게 되거든요. 자주화/기계화/정예화를 할 수록 군대는 병사/장교보다는 부사관의 수요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고 의존도 커지게 됩니다. 그게 장기적인 방향이었지만 사실 보병사단을 해체해서 여단으로 하게 될줄은 솔직히 꿈도 못꿨습니다.

 

 한가지 더. 워게임을 하면 사거리가 짧은 105mm 포병들이 적 대포병 사격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이들이 소모되면서 전장 상황이 많이 바뀝니다. 포병의 적은 포병이기 때문에 보병연대 직접 지원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일단 몇 발 쏘고 바로 진지변환을 하지 않으면 상대 포병에게 바로 공격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사거리가 짧을 수록 "기동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실 한국군 포병 교리는 일단 몇 대 맞아도 상대방을 죽도로 패준다는 것이었고 해병대의 K-9처럼 주변에서 포탄이 떨어져도 일단 대포병 사격으로 상대 포병의 숨통을 끊어 놓도록 되어 있습니다. 

 

 K-9은 그런 교리에 최적화된 것이고 105mm의 경우 생존성을 위해서는 빠른 사격 및 진지변환을 위해서는 기동성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제 생각에서는 그런 면에서 화포의 크기에 비해서 차체가 크고 최대한 탄을 차에 싣고 다니려고 할 겁니다. 적에게 몇 방 날리고 빨리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포탄을 적재하는데 시간을 쏟을 수 없겠죠. 생존성이 떨어지니 쏘고 바로 도망가고 하는 짓을 계속해서 해야 할테니 방법이 없을 겁니다. 큰 차체에 최대한 때려놓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거죠.

 

 최근에 모사이트에서 논란이 되길래, 제 생각을 적어 봅니다. 사실에 맞지 않거나 내용이 부실하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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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im 2017.07.01. 21:12

이제는 보병여단 포병대 라 표현하는것이 맞을듯 싶네요.

 

그나저나 이제는 고사곡사직사 가 다 되버리는 체계라..보병지휘관에게 오용(?)될까 염려도 되긴하더군요.

해색주 글쓴이 2017.07.01. 21:50
yukim

 네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리 105밀리 사거리가 짧아도 직사까지 시킨다고 한다면, 지휘관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봅니다. 보병 여단장님들이 좀더 많은 것을 이해하시고 배우셔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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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2017.07.01. 22:00
해색주

105mm 직사는 과거 전쟁사에도 종종 있던 일 아닌가요?  그리고, 155mm K9도 유사시 대비 직사훈련 합니다.

그리고 전방 사단에 105 차륜 배치할 계획 없는 걸로 압니다.

 

 

해색주 글쓴이 2017.07.01. 22:47
폴라리스

 네, 포병이 직사하던게 종종 있어죠. 그러나 일반 곡사포병에게 곡사를 시키는 것은 전방이 기갑부대에게 다 뚫려서 부대가 와해되고 최후의 방법입니다. 제대로 된 전투에서 포병이 직사를 한 기억은 없습니다. 한국군도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기갑 부대를 상대로 고지에서 직사를 해서 적전차 한대 작전 불능으로 만들고 포병대가 전멸한 것으로 압니다. 

 

저도 포병여단에서 근무 했는데 직사 훈련한 기억은 없고, 포병학교에서도 직사 교육은 받기는 하지만 가급적 안하는게 좋다고 배웁니다. 그리고 직사 실사격을 해본 기억은 없습니다. 제가 복무한지 오래 전이라 그럴까요?

 

 아, 전방 사단에 105밀리 차륜 배치 계획이 없군요. 다행입니다. 제가 기사를 찾아 봤을 때에는 어느 부대에 배치된다는 것은 못읽어봐서요. 다른 지적 사항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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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2017.07.01. 23:06
해색주

후방 배치문제는 좀더 찾아봐야겠습니다. 일설에 퍼진 800여문 도입 이야기도 과거 한화 관계자가 해외 방산 전시회에서 말한 것이 근거로 되고 있는데, 이 숫자를 군이 확정한 것도 아니라서요.

 

ImpMK 2017.07.02. 21:35
폴라리스

105mm_교체현황.png

출처: 2014년도 국정감사 국방위원회 회의록 부록 (2014년10월13일)

 

전방/동원사단 보병여단에서 운용할 예정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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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2017.07.02. 23:26
ImpMK

여단화 개편으로 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 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ImpMK 2017.07.03. 00:34
폴라리스

보병여단에서 운용한다고 적혀있으니 여단화 개편을 이미 염두에 두고 한 말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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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2017.07.03. 01:14
ImpMK

요즘 제가 얼이 많이 빠져있다보니 -_-

JRMG 2017.07.03. 18:06
폴라리스

직사훈련 대놓고 한지는 얼마 되진 않았는데.. 그거도 포병학교에서나 테스트 겸 실시한 것일 겁니다.

Evergrey 2017.07.02. 01:31
해색주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K-9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근에 PIP로 개수되는 K55도 여전히 원시적 형태의 포경을 사용하는 걸 보면 국군은 직사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간단한 레측기라도 달아주면 좋을 텐데요.

JRMG 2017.07.03. 18:05
Evergrey

교범에는 적 전차를 조준할 때(5대 위협에도 있었으나 전장변화로 삭제) K-9나 55부사수가 어떤 방식으로 방향포경을 조준해야 하는지 나와 있습니다. 토치카 공격법도 이래저래 교범에 다 있긴 한데, 애초에 그러라고 만든 방향포경도 아니고, 상황이 오면 전방 보병들은 전멸이라고 판단하고 이미 전장이탈했어야 정답이죠.

SgtSS 2017.07.02. 00:14
yukim

포병 직사는 비단 전차뿐만이 아니라 시가전, 거점 공격이나 토치카, 벙커 아작 낼 때도 유효한 수단이죠.

 

북진 할때 포병이 155mm로 평탄화 해놓으면 보병들 투입될 때 105mm 로 직사, 아작 낼 일이 많아질지도 모르지요.

 

 

근데 105mm 따위로 토치카나 벙커에 유효한 타격이 될지.... 것참

종이호랭이티거 2017.07.02. 07:42
SgtSS
그보다 폭발력이 약한 대전차로켓으로도
유개호 잘만 조지는데요 뭐.
hama 2017.07.02. 11:53
SgtSS

모술 시가전을 보시면 직사화기의 필요성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격수를 잡으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유개화된 건물내부에서 총안구만 내고 저항할 경우 신속한 전진을 위한 강력한 직사화기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PG와 같은 직사화기들이 많이 동원은 되는 이유와 같죠.

심지어 대공화기를 동원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JRMG 2017.07.03. 18:05
SgtSS

기갑 갤러리에 얼마 전 개념글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한 포탄의 효과를 정리해둔 게 올라가더군요. 꽤 효과적이던데요?

해색주 글쓴이 2017.07.01. 23:44
필라델피아

 아직 어느 부대에 배치하는지는 기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카더라는 몇 번 읽어보고는 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추측이나 추정으로 말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요. 제가 전방사단 포병 편제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라서, 추정도 못할 것 같습니다. 전방 보병사단 포병연대들은 대부분 K-55로 갔으니 편제가 바뀐다면 전방 사단으로 배속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20mm 신형 박격포가 도입되면 후방으로 돌려지지 않을까 생각해 보네요.

컴뱃메딕 2017.07.02. 08:44
포병직사는 최악의 경우에만 해야지 105밀리라도 유효사거리인 10km를 전선과 유지하면서 작전합니다. 대포병사격도 두려워할게 아닌것이 북한군의 능력+유개포상 이면 몇발 날아와도 충분히 작전가능합니다. 이번 105mm 자주화는 방어보다 공격에 초점이 맞추어졌다고 봅니다.
해색주 글쓴이 2017.07.02. 14:00

 많은 분들이 곡사포의 직사를 당연하게 생각하시는데, 미군처럼 해당 지역의 제공을 완전히 장악하고 화력지원이 가능한 거점을 모조리 소탕한 다음에야 포병 직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주포가 아닌 일반 견인포병의 경우 필연적으로 포탄을 포상에 둬야 하고 적포탄이 스치기만 해도 포대(6문) 하나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시가전, 거점 공격이나 토치카, 벙커 아작" 등은 직사가 아니라 곡사화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위력도 더 높아집니다. 각 병과나 무기의 특성이 존재하는 것은 합리적인 분류로 그리 된 것입니다. 포병이 적 보병의 소총이나 직사 사격을 당할 위협을 무릅쓰고 근접거리 전투를 할 이유가 없는 겁니다. 정 안되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포병 직사이죠.

 

 그리고 미군의 경우 시가전에서 특정 건물이나 거점이 문제가 될 경우 항공지원, 포병 화력지원으로 제압하고 갑니다. 그러고도 안되면 "미클릭"으로 해당 거점을 통째로 날려 버립니다. 2차 대전때가지만 해도 포병 화포에 포방패라는 것이 있었지만, 현대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동안의 전훈을 바탕으로 포병은 보병 사거리 안에 넣지 않는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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